내 마음의 가장 여린 부분을 드러내다.
마음챙김 명상을 하기 전에 나는 실망감이나 수치심, 찌질함 같은 감정이 올라올 때마다 '괜찮아, 난 ~~하니까 멋진 사람이야.', '괜찮아, 지금 내 상황은 ~~보다 나으니까.',' 괜찮아, 난 강하고 독립적인 여자야.' 같은 생각들로 그 순간 나의 부정적 감정들을 달래려고 했던 것 같다. 그리고 꽤 많은 경우 그것은 성공적이었다. 나 스스로를 패배자(loser)같은 이미지로 규정하는 것보다 뭔가 당당하고 주체적이며 긍정적인 사람으로 보는 것이 내가 주변 사람들과 관계 맺는 방식이나 행동에 영향을 끼쳤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가끔은 내 마음 속에 '진짜?' 라는 질문이 떠올랐고 가끔은 내 마음의 가장 여린 부분을 붕대로 꽁꽁 동여매고 상처를 받지 않으려고 그 위에 갑옷까지 두르려고 하는게 아닌가 의문이 들었다.
나는 정말 내가 생각한 것만큼 강한 사람인가?
오늘, 아침 예고도 없이 그것을 시험할 수 있는 일이 생겼다. 내가 기대하고 예상했던 모든 일들이 나 혼자만의 착각이었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마치 12시를 넘겨 호박으로 변한 마차를 바라보는 신데렐라의 심정으로 날 것 그대로의 현실과 마주해야 하는 그 시간.
그 순간 내가 가장 먼저 느낀 감정은 수치심과 실망감, 그리고 무기력감.
그때 내가 느낀 몸의 감각은 목구멍 속으로 무언가가 무겁게 가라앉는 느낌, 온 몸에 힘이 빠짐. 그리고 금방이라도 눈물이 나올 것 같은 느낌.
잠시 눈을 감고 그 순간 내 몸에서 일어나는 감각과 내 머리속 생각들에 주의를 기울이다가 마보를 켜고 실망했을때 카테고리에 있는 타라 브랙님의 '받아들임' 명상을 하기 시작했다.
'받아들임' 명상
나의 수치심, 우울함, 실망감... 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가장 약하고 여린, 상처받기 쉬운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그리고 가만히 내버려둔다. 예전처럼 서둘러 자신감을 북돋는 생각으로 그 감정을 덮으려하거나 '난 괜찮아.' 강한 척 하는게 아니라 마치 어린 사슴같이 상처받기 쉬운 모습, 동정을 사기 쉬운 모습의 나를 그냥 바라본다. 그리고 그 감정들이 거기 있음을 받아들인다.
실망해도 괜찮아...
바보같이 느껴도 괜찮아...
우울해도 괜찮아...
여리고 모자라도 괜찮아...
그냥 그런 나라도 괜찮아...
그냥 그대로 모든게 괜찮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