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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말] 아무 문답

2025년 브런치에서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나 기록해 보기

by 마봉 드 포레

안녕하세요,


혹시 뭐 우려먹을 거 없나 하고 고대 유물이나 다름없는 예전 PC 통신 시절의 자료들을 찾아보던 중 '00문 00답'이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요새는 이런 거 잘 안 하지만 예전에 PC 통신이나 초기 다음/네이버 카페 시절에는 가입하면 이런 짓들을 곧잘 시켰죠. 몇십(?)년이 지나서 보니 개인정보를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많이 공개하고 살았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주말이 지나가고 있고, 아무말 할 거리도 떨어지고, 릴카 이야기 쓰다가 머리 좀 쉬기 위해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것들을 좀 삭제하고, 시대상 안 맞거나, 내용상 중복이거나, 너무 잡스러운 것들은 제외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77개 중 30개가 남더군요.


브런치 특성에 맞게 몇 가지 항목은 고쳐 보았습니다. (닉네임 --> 필명 등)


1. 필명

2. 필명의 의미

3. 내 성격

4. 내 특기

5. 내 취미

6. 좋아하는 음식

7. 좋아하는 작가와 책

8. 좋아하는 스포츠(관람도 해당)와 선수

9. 좋아하는 뮤지션과 음악

10. 좋아하는 영화

11. 싫어하는 영화

12. 나랑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캐릭터(영화나 책, 게임 등에서)

13. 존경하는 사람

14. 죽기 전에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일

15.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일

16. 지금까지 젤 후회되는 일

17. 지금까지 젤 기뻤던 일

18.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

19. 스트레스 해소법

20. 갖고 있는 물건 중 가장 비싼 것(부동산과 차 제외)

21. 가장 아끼는 물건

22. 지금 주머니에 가지고 있는 것

23. 꼭 가보고 싶은 나라

24. 즐겨 입는 옷 스타일

25. 자신 있는 요리

26. 주량

27. 자신의 매력 포인트

28. 즐겨 마시는 음료(술 제외)

29. 살면서 이룬 일들 중 가장 뿌듯한 것

30. 기타 하고 싶은 말



제 경우, 20대 때 작성했던 글을 보니 유치해서 미쳐버리겠더라고요. 하지만 당시에는 다들 신난다고 낄낄거리면서 작성했어요.


그때 '30년 후의 내 모습'이라는 문항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이런저런 중장년의 모습을 상상해 놨더라고요. 하지만 지금 30년 후의 내 모습은 아마도 죽은 다음일 거라 그런 문항은 뺐습니다.


해보시든 안 해보시든 자유입니다. 아무도 안 할 것 같아도 매거진에 올리는 이유는, 릴소도 뭐 다 안 할 것 같더니 신나게 하시는 분들도 계시길래 혹시나 해서입니다. 해보실 분들은 땡기는 문항에만 대답하셔도 되고요 아시겠지만 어차피 아무 말이나 하는 곳이니까요. 해보실 분들은 작성하실 때 개인정보를 추측할 수 있는 민감한 답변은 피해 주시기 바랍니다. 세상에 별 사람 다 있고, 여긴 누구나 볼 수 있거든요.


지금 한번 작성해 놓으신 다음 3년쯤 후에 다시 보면 어머 내가 이때 이랬다고? 하는 답변들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10년 후에 보면 오글거려서 지우고 싶어질 거고요. 일단 여기다 올려놓고 저는 한번 천천히 제 답변을 작성해 보려고 합니다. 2025년의 마봉 드 포레는 과연 자신을 어떤 인간으로 생각하고 있었는지, 기록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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