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밖으로 버린다는 괴담은 진짜일까요?
비행기에서 기내식 맛있게 먹고 화장실 다녀온 우리 어린이 여러분! 또 만나서 반가워요.
지난번에는 우리의 여권을 왜 소중히 해야 하는지 배웠죠? 기억 안나면 복습~
오늘은 여러분이 비행기 화장실에서 싼 응가랑 쉬야가 도대체 어디로 가는지 알아볼 거예요.
비행기에서 볼일을 보면 우리 집 변기처럼 물이 콸콸콸 나와서 응가 친구랑 쉬야 친구를 내려보내지 않아요. 쿠아아아아아앙! 하고 엄청 무서운 소리가 나면서 응가가 어디론가 빨려 들어가죠. 변기 밖이 바로 비행기 바깥 상공이라 해도 믿어질 만큼 엄청난 압력이 느껴져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응가가 바로 비행기 밖으로 공중 투하된다고 생각하기도 해요.
실제로 비행기에서 싼 응가가 공중 투하된다는 도시괴담도 아직 떠돌아요.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머리 위로 비행기가 지나가면 응가를 맞지 않기 위해 도망가기도 한답니다. 그리고 이건 실제로 발생한 일인데 80년대나 90년대에 구형 비행기들 중 실제로 느슨한 밸브로 응가 배관에 누수가 생겨서 응가와 쉬야가 섞인 파란색 소독약이 비행기 밖으로 새어 나온 적이 있었어요. 이 파란 액체는 높은 고도의 미친 추위 때문에 공중에서 그대로 얼어 신비로운 파란 얼음이 되어 지붕 위에 떨어지기도 했는데 이것을 '블루 아이스의 전설'이라고 해요. 당시 사람들은 외계에서 온 신비로운 운석일 거라고 생각했답니다. 하지만 그것의 정체는 바로 ㄸ...
변기의 파란 액체는 그냥 물이 아니라 강한 악취를 덮고 소독하는 특수 화학 세정제예요. 비행기는 무게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물을 많이 싣고 다닐 수가 없어요. 그래서 물을 적게 쓰기 위해 기압 차이를 이용해 오물을 무시무시한 속도로 빨아들여요. 쿠아아아앙! 하는 소리의 정체는 바로 이것이랍니다. 앉은 채로 물을 내리면 내장까지 빨려 들어갈지도 모르니 반드시 변기 뚜껑을 덮고 물을 내리도록 해요.
이렇게 흡입된 오물은 비행기 가장 뒤쪽에 있는 커다란 오물 탱크(Waste Tank)로 직행해요. 그리고 비행기가 공항에 도착하면 램프 조업 반장님들이 거대한 차(라바토리 트럭 - ㄸ차)를 몰고 나타나서 비행기 ㄸㄲ의 배출구에 아주 굵은 호스를 꽂고 진공을 이용해 쫘악 오물을 뽑아내요.
혹시라도 밸브가 어긋나서 호스가 터지는 날에는 아마 비행기 주변이... 그다음은 여러분의 상상에 맡길게요.
참고로 비행기 외부(램프)에서 일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에요. 여름엔 불지옥, 겨울엔 얼음지옥, 태풍이 부나 폭우가 내리나 항상 비행기 옆에서 일하시는 이 분들은 우리 항공기의 안전 운항을 위해 애써 주시는 정말 감사한 분들이랍니다. 그러니 램프에서 일하시는 아저씨들을 보면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인사해 주세요.
뭐예요! 아까 공중투하 안 한다면서요!
네, 응가랑 쉬야 등 변기로 빨려 들어간 것들은 다 오물탱크로 들어가지 밖으로 버리지 않아요. 하지만 우리가 세면대에서 손 씻은 물, 양치한 물, 승무원 언니오빠들이 커피 끓이고 남은 물은 비행기 바닥에 뚫린 구멍(Drain Mast)을 통해 진짜로 하늘에 버려요!
헐 그럼 우리 지나다니면서 이 물 다 맞는 건가요? 으아아악!
비행기가 시속 800km로 날면서 버리기 때문에, 물은 밖으로 나가자마자 아주 미세한 얼음꽃이 되어 공기 중으로 산산조각 나서 흩어진답니다. 여러분이 맞은 비나 눈에는 방금 지나간 비행기에서 어느 어린이가 이 닦고 응페한 물이 섞여 있을 수 있어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옆나라에서 온 미세먼지가 더 더럽답니다. 굳이 비행기에서 버린 물 때문이 아니라도 비나 눈을 그냥 맞는 것은 어린이 여러분에게 좋은 행동은 아니에요.
마지막으로 우리가 반드시 알아야 할 사실이 또 하나 있어요. 우리 집에 상수도와 하수도가 있는 것처럼, 비행기에도 상수도와 하수도가 있답니다. 하수도는 방금 얘기했던 그 오물탱크겠죠? 그럼 상수도는 뭘까요?
비행기가 출발 준비를 할 때 급수차가 비행기에 물을 넣어줘요. 이 물은 비행기의 식수 탱크(Portable Water Tank)에 들어간답니다. 여러분이 화장실에서 손 씻는 물은 이 포터블 워터예요.
승무원 언니오빠들이 주는 커피나 차도 그 물로 끓여요. 우리 집 부엌 수도랑 화장실 수도랑 같은 수돗물인 것처럼요. 기내에서 마시는 커피가 맛없는 이유는 아마도 이것 때문일 거예요. 참고로 비행기에서 사 먹는 컵라면 물도 네... 당연히 화장실 세면대랑 같은 물이랍니다.
하지만 나는 정수기 물이나 페트병 물만 마셔야 한다고요? 라떼는 말이야 다 수돗물 받아서 볶은 보리 넣어 끓여갖고 마셨어요. 우리 집 수도관이 얼마나 깨끗한지 더러운지 여러분이 알 수 없는 것처럼, 비행기 구석구석을 꼬불꼬불 기어 다니는 그 긴 배관들 어떻게 맨날 일일이 솔로 빡빡 닦아요. 유난 떨지 말고 너님들 집 세면대나 닦으세요.
깨끗한 척 염병 떠는 사람들은 이 물 마시면 뒤지는 줄 알고 병에 든 물만 마시는 사람들도 있어요. 근데 뭐 여러분 솔직히 비행기 맨날 타나요? 그러니까 안 죽어요 걱정 말고 처 드세요.
다음에 비행기 탈 때는 승무원 언니오빠들한테 컵라면 말아달라고 하면서 꼭 페트병에 든 생수 끓여달라고 해 보세요. 아마 공중에서 세면대 물이랑 같이 배출될 거예요. 낙하산 달라고 하는 거 잊지 마시구요. 그럼 어린이 여러분 오늘도 좋은 공부 했죠? 다음에 만날 때까지 안녕~
어린이 여러분을 위한 복습 링크(이렇게 떠먹여 줘야 복습하죠?)
* 공항에서 맡긴 짐이 나도 못가본 미국에 가버린 이유
* 공항 카운터에서 벌어지는 일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