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유시민의 100만독자를 사로잡은 '이야기의 힘'
유시민 -대학과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공직에 몸담은 적이 있으나 현재는 글을 읽고 쓰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역사, 경제, 글쓰기 등에 대한 책을 썼다.
유시민 작가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초판이 출간된 지 벌써 37년이 되었고, 그동안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쳐 2021년에 다시 개정된 책이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 읽혀온 책이라는 점에서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유시민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의 정치적 성향이나 사회적 입장과는 별개로, 저는 이 책을 온전히 ‘책 자체’로만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최근 다양한 책을 읽으며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면, 책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내 안의 고정관념과 선입견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편견을 가지고 읽으면 저자의 의도를 왜곡해서 해석하기 쉽고, 책이 주는 깊은 메시지를 놓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색안경을 벗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읽어보자고 다짐했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접하고 더 깊이 사고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열린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가기로 했습니다.
첫 페이지를 펼치며 저는 다짐했습니다. 이 책이 나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생각의 변화를 가져올지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말입니다.
유시민 작가의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20세기 세계사의 열한 가지 큰 사건을 다룬 보고서입니다. '큰'사건은 '작은'사건의 집합이므로 사실상 수백 가지 사건을 다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필 왜 이 사건들을 선택했는가? 세계를 지금 모습으로 만든 결정적인 장면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밝힙니다.
세계사를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라, 역사의 흐름을 뒤집어 보며 숨겨진 의미를 탐구하는 방식으로 풀어낸 책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연대기적 사건 나열이 아니라, 역사적 사건들의 이면을 깊이 들여다보며 그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기존 역사서가 권력자의 시각에서 역사를 서술했다면, 이 책은 민중의 시각에서 바라보며 역사를 해석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드레퓌스 사건: 20세기의 개막 / 사라예보 사건: 광야를 태운 한 점의 불씨 / 러시아혁명: 아름다운 이상의 무모한 질주 / 대공황: 자유방임 시장경제의 파산 / 대장정: 중화인민공화국 탄생의 신화 / 히틀러: 모든 악의 연대 / 팔레스타인: 눈물 마르지 않는 참극의 땅 / 베트남: 마지막 민족해방전쟁 / 맬컴 엑스: 검은 프로메테우스 / 핵무기: 에너지의 역습 / 독일 통일과 소련 해체: 20세기의 폐막
지구 표면이 프라이팬처럼 뜨거워지거나 핵겨울이 오는 사태를 예방하려면 인류가 공동행동을 해야 한다. 그긋을 몰라서가 아니라 알면서도 하지 못하는게 인간이다.
핵주권과 환경주권은 국민국가에 있는데, 모든 국민국가는 다른 국민국가를 불신하고 경계한다. 모든 국민국가의 다수 국민은 정무가 인류의 이익보다 자국의 이익을 우선 살피기를 요구한다. - 371 page
유시민 작가는 <거꾸로 읽는 세계사>에서 특정한 이념이나 정책을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독자들에게 역사를 단순한 신념 체계로 삼아 세상을 판단하지 말 것을 강조하며, 역사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고 시대에 따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 저는 한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습니다. 역사는 무엇인가?
우리는 역사를 배우고 기록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역사를 알면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합니다. 전쟁과 폭력, 탐욕과 억압의 역사는 시대와 장소만 바뀔 뿐, 본질적으로 비슷한 형태로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역사를 배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역사가 인류에게 진정한 교훈이 되고 있는가?
책을 읽고나서 한 가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유시민 작가는 왜 이 책의 제목을 ‘거꾸로 읽는 세계사’라고 지었을까요? 단순히 기존의 역사 서술 방식을 뒤집어 보겠다는 의미일까요? 아니면 역사를 거꾸로 읽어야만 보이는 진실이 있기 때문일까요?
우리는 일반적으로 역사를 승자의 기록으로 받아들입니다. 전쟁에서 이긴 국가, 경제적으로 성공한 나라, 권력을 장악한 지도자들의 이야기가 역사의 주류를 이룹니다. 하지만 작가는 이러한 전통적인 역사 해석이 놓치고 있는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전쟁 속에서 희생된 사람들, 착취당한 노동자들, 억압받던 식민지 국가들의 시선에서 역사를 다시 읽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역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단순히 역사를 기술하는 방식만을 바꾼다고 해서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역사를 거꾸로 읽는다는 것은 기존의 해석에 의문을 던지고, 우리가 지금까지 옳다고 믿어왔던 것들을 다시 검토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이 출간된 지 4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여전히 같은 역사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동에서 벌어지는 민족·종교 전쟁
강대국들이 벌이는 ‘이민자와의 전쟁’
이 모든 사건들은 과거의 역사가 현재에 다시 쓰여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20세기에 두 차례의 세계대전을 겪고도, 우리는 여전히 전쟁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경제적 위기 속에서 다시 국가 간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으며, 강대국들은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국제 협력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2021년에 쓰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저자가 역사를 거꾸로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단순한 과거 회고가 아니라 우리가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경고처럼 느껴졌습니다. 우리가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미래는 결국 과거의 반복일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저는 역사를 배우는 이유가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우리는 단순히 역사의 기록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록을 바탕으로 새로운 선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역사는 쓸모 있는 것이 될 것입니다.
유시민 작가는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통해 역사는 단순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역사는 지금도 계속 쓰이고 있으며,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미래의 역사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역사를 써 내려가야 할까요?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이 책은 저에게 단순한 역사책이 아니라,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책이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거꾸로 가는 역사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제는 함께 살아가는 역사를 새롭게 써 내려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대한민국에서 헌정사 최초,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 등, 부끄러운 역사의 시간을 살아가는 기성세대의 한사람으로써 이 책을 덮으며, 저는 또 한 번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우리는 어떤 역사를 남길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