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명상, 목표 읽고 쓰기, 어제 일기 쓰기, 이웃들과 공감하기 아침 루틴을 완료하고 독서를 시작했다. '몰입의 즐거움'을 다 읽었다. 늘 그렇듯 이런 자기 개발서를 읽고 나면 생각이 많아진다. 몰입의 중요성을 잘 알지만 사실 평상시에 이 몰입을 잘 경험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온전히 집중한 상태를 유지하려면 내 마음의 평정심이 필요하고, 그 행위를 정말 좋아해야 한다고 한다. 수동적인 생각 또는 행동으로는 절대로 몰입을 경험할 수 없다고 말한다.
내가 생각하는 수동적인 생각은 아무 생각 없이 시간을 그냥 흘려보내는 사고를 말하는 것 같다. 생각 없이 시간을 흘려보낸다는 말이 어쩌면 대수롭지 않게 들릴지 모르지만 사실 굉장히 무서운 말이다. 인간이 살면서 생각 없이 산다는 것은 어쩌면 죽은 것과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한편으론 그래서 정말 시간관리를 잘해야 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의문이 들었다. 생각 없이 시간을 흘려보낸다는 것의 기준은 내가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잘 못 오류에 빠지면 모든 시간을 의미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열심히 일했으니 티브이를 보는 시간은 쉬는 시간이고, 술을 마시는 것도 위로의 시간, 다른 사람의 험담을 하는 것은 쾌감의 시간 등으로 나 스스로가 의미를 조금 다르게 두는 순간 전혀 다른 결과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어쩌면 생각 없이 흘려보내는 시간을 줄이는 것보다 의미 있게 생각하는 시간을 늘려야 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을 했다.
순간 어느 책에서 본 것인지, 영상에서 본 것인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이런 말이 생각이 났다. "생각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정말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생각과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말인 것 같다. 그래서 책을 많이 읽다 보면 이런 문장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머릿속에 들어있다가 문득 떠오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독서를 통해 이런 많은 문장들을 머릿속에 넣어놔야 한다는 큰 깨달음도 함께 얻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말의 의미는 모든 것에 대해 핑계로 일관하는 삶의 행동이 아닐까? 오늘 시작하지 못한 이유에 대한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한 핑계일 뿐이다. 진정 원하는 삶을 살지 않으면서 용기를 내지 못한다고 말하지 못하고 그냥 내가 사는 삶이 뭐가 어때서? 하는 핑계로 일관하는 삶, 그런 삶이 바로 사는 대로 생각하는 삶이 아닐까 생각한다.
독서를 마치고 시간을 보니 11시 40분이었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운동화를 신고 옷을 갈아입었다. 잠깐! 오전에 생각 없이 행동하지 말자고 했는데 그럼 지금 내가 그냥 생각 없이 하는 이 운동의 행위는 좋은 걸까? 나쁜 걸까?..... 그래서 의미를 어떻게 두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다. 자칫 말장난 같을 수도 있는 이 상황을 정리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내가 어떻게 기준을 두느냐, 그리고 내가 어떻게 생각을 하느냐라는 것이다. 쉽지 않다. 인간의 사고라는 것은 정말 어렵다. 뜬금없이 드는 생각은 그래서 철학이 있는가 보다 하는 생각도 했다.ㅎ
운동을 마치고 청소, 빨래 등 집 정리를 마치고 오늘 친구 모친 조문이 있어 외출복으로 갈아입었다. 지난달까지 직장을 다닐 때 난 평일에는 무조건 긴 와이셔츠에 정장을 입고 생활했었다. 아무리 더운 여름에도 고객을 만나는 직업을 가진 나만의 고집이라고 할까? 늘 긴팔 와이셔츠를 입었기 때문에 상의와 하의 모두 정장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퇴사를 하는 날, 집에 돌아와 정장과 긴팔 와이셔츠를 모두 장롱 깊은 곳에 넣어 두었었다.
그때만 해도 당분간은 내가 이 와이셔츠를 꺼낼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갑작스러운 조문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다시는 월급에 기대 살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버릴까도 했었다. 정말 다행이란 생각도 했다. 다시 꺼내 입은 와이셔츠와 정장이 낯설게 느껴졌다. 예전처럼 조문 갈 때 검은색 정장과 흰색 와이셔츠를 차려입은 것이 아니라 평소에 입고 다니던 와이셔츠와 정장이었는데 불과 20일 만에 다시 입었다고 내 몸에 맞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묘한 기분이 든다.
15년 동안 입었던 스타일의 옷이 나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는 감정은 많이 혼란스러웠다. 15년 동안 어쩌면 나는 이 정장이라는 고치 속에서 살고 있었던 것 아닐까? 이 고치를 찢고 나와야 한 마리의 나비가 될 수 있는데 그동안 나는 편안한 고치 속에서 안주하며 나올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래서 지금 고치를 찢고 나온 순간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렵고 자신이 없게 되는 것은 아닐까? 결국 이 두려움과 불편함을 못 이겨내면 다시 고치 속으로 들어가려 하겠지.... 절대로 그런 일 없을 것이라고 다짐을 하고 현관을 나섰다.
쌀쌀한 겨울바람이 아파트 사이로 마치 태풍처럼 불어왔다. 잔뜩 몸을 움츠리고 지하철을 타고 목적지에 도착을 해서 약속한 지인을 만났다. 조문을 가면 조의금을 내야 한다. 봉투를 챙겨 지갑을 열었다. 오만 원권 여러 장이 보인다. 순간 고민을 했다. 얼마를 해야 할까? 머릿속에 다양한 의견들이 싸움을 하기 시작했다.
친구라고는 하지만 1년에 한 번 볼까 말까 한데 5만 원이면 되지, 그래도 나이 오십에 요즘 누가 5만 원을 해 10만 원은 해야지, 회사도 그만두었는데 5만 원이면 되지, 그 정도 여유는 지금 되는데 회사랑 무슨 상관이야 10만 원이 기본이지..... 아침부터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이 자리에 와서도 쓸데없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나를 힘들게 하는 모든 것들을 치워버리고 손에 잡히는 금액으로 봉투에 넣고 조문을 했다.
올해 74세이셨으며 약 3년 전부터 위중하신 상태로 계셨다고 한다. 올해 초부터는 인공호흡기를 달고 계셔서 요양원에도 잘 계시지 못했다고 한다. 요즘 요양원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호흡기를 달고 있으면 잘 받아주질 않는다고 한다. 결국 수소문해서 찾은 요양병원에서 약 6개월을 계시다 돌아가셨다고 했다. 그동안 고생이 많았는지 친구의 얼굴이 많이 헬슥해져 있었다.
죽음은 너무나 가슴 아프고 슬픈 일이다. 특히 그 가족들에게는 곁에 있던 사람을 다시 볼 수 없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슬픈 일이다. 남아 있는 사람들이 그 슬픔과 아픔을 나눠야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이 죽음을 통해 남은 사람들이 조금은 편해진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다. 모든 죽음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노화로 인한 죽음의 단계에서 마지막에 병으로 고통을 받는 모습은 죽음의 당사자와 가족들에게는 너무나 고통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결론 내릴 수 없는 이 상황에 우리 모두는 그냥 친구의 손을 잡아주며 힘내라는 말만 하고 조문을 마쳤다.
친구와 소주 한 병을 마시고, 지하철역으로 걸어오는 길의 바람은 더욱 차고 강하게 느껴졌다. 낯선 거리 때문인지, 해가 넘어가는 시간이라 그런 것인지, 죽음에 대한 슬픔과 평안의 혼란한 마음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올 때 보다 먼 거리를 가는 느낌도 그래서인 것 같다.
집에 돌아와 보니 와이프가 퇴근해 있었다. 오늘은 저녁에 딸과 양 꼬치를 먹기로 약속을 했다. 딸이 검색을 통해 인근의 양 꼬치 집을 찾아 택시로 이동을 했다. 도착을 해보니 장소가 와이프 직장 바로 코앞에 있는 식당이었다. 그렇게 자주 다니던 길목에 있는 집을 나도 와이프도 오늘 처음 본다고 당황해했다. 역시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나보다 하며 웃으며 식당으로 들어갔다.
와이프도 아들도 의외로 양 꼬치를 잘 먹었다. 늘 집 앞에 있는 식당 위주로 다니다 보니 양 꼬치를 먹을 일이 없었는데 맛있다며 잘 먹는 모습을 보니 자주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딸도 다들 잘 먹는 모습을 보니 잘 왔다며 만족해한다. 딸이 양 꼬치에는 연태 고량주를 마셔야 한다며 한 병 주문을 한다. 그리고 맥주를 시키더니 고량주와 맥주를 섞어서 일명 '연맥'이란 것을 나에게 권한다. 요즘 자신이 친구들과 자주 마시는 술이라며 준다.
맥주에서 풍겨오는 고량주의 향이 나쁘지 않았다. 음.... 역시 술꾼 부녀인 것은 확실하다. 그렇게 고량주 한 병에 맥주 두 병을 마시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오랜만에 가족이 함께 즐거운 외식을 했다. 딸이 주말에 혼자 집에 있기 싫다고 해서 집에 가서 2차를 하기로 했다.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다양한 안줏거리를 사서 집으로 돌아와 맥주를 마시며 딸과 오랜만에 대화를 나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