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caron 감성살롱
아픔에 무뎌진 만큼 내 삶을 채우던 색깔들이 하나 둘 사라지고
나는 음소거된 흑백 앵글로 세상을 바라본다.
반짝거림에 반응하던 감각이 죽어버린 이후로
난 애써 하늘과 가까워지기 위해 언덕을 오르지 않고 고통에 못 이겨 골짜기로 은둔하지 않는다.
하늘과 지하 딱 그 중간지점,
땅과 하늘이 맞닿았으나 섞이지는 않은 그 경계선인 평지를 거닌다.
슬픔도 기쁨도 없는 무채색의 공간에서 유랑하는 이방인으로
어디에도 섞이지도 소속되지도 못하는 나에겐
멍한 사색의 찰나마다 삶의 허무함이 숨결처럼 폐 속 깊이 잦아든다.
숨의 입자가 불친절하게 거칠어서 목을 까끌까끌하게 긁어낸다.
기대하고 싶으나 기대하고 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