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산다

Macaron 감성살롱

by Macaron

가끔말야.
죽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딱히 살고 싶은 생각이 안 들 때가 있어.
내가 직장에서 이리 저리 치이고 돌려 쳐 맞아서 한 달에 한 번 통장에 입금 된,
내 존엄성과 바꾼 몇 푼의 돈으로 먹을 걸 사서 내 입에 넣어 생명을 연장하는 일련의 행위들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없이 반복돼서 그냥 살아지는 느낌.

입버릇처럼 내 입에서 나오는 외롭다는 말도 이젠 너무 진부해서 입 밖으로 말을 뱉어내는 것조차 귀찮고
가끔 튀어 나오는 이벤트의 찰나를 제외하면
내 삶이란 것이 무성영화 속 배경처럼 고요하여 어쩜 이리 무미건조한지.

근데, 그래도 외롭고 지루한 게 아픈 것보단 나아.
적어도 그 외로움을 잠시 치우고자 사람의 마음을 이용하고 싶지는 않다.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도구로 취급받고 싶진 않고.
그래서 오늘도 그냥 산다.

매거진의 이전글다스림의 법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