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와 가짜에 경계가 있을까?
진짜와 가짜에 경계가 있을까?
작가 성해나는 201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혼모노』(창비, 2025)는 2024년 이효석문학상 우수작품상과 젊은작가상을 받은 「혼모노」와 2025년 젊은작가상을 받은 「길티 클럽:호랑이 만지기」 외에도 「스무드」 「구의 집:갈월동 98번지」 「우호적 감정」 「잉태기」 「메탈」까지 총 일곱 개의 작품이 실려 있는 소설집이다.
작가는 7편의 소설에서 다양한 시각으로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넘나든다. 「길티 클럽:호랑이 만지기」에서는 영화감독 김곤을 덕질하며 만난 팬덤과 감독을 통해 인간이 가진 이중성에 대하여 생각하게 한다. 「스무드」에서는 재미교포 3세라는 등장인물로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구의 집:갈월동 98번지」에서는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이라는 주제로 인간이 인간을 바라보는 각각의 시각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우호적 감정」에서는 현대 사회의 인간관계와 공동체의 모순된 모습을 정확하게 짚어낸다. 「잉태기」에서는 주인공과 시부의 공통점인 결핍이 만들어 낸 과잉과 사회적 문제로 등장하는 원정 출산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고 날카롭게 풀어냈다. 「메탈」에서는 어촌에서 태어난 세 친구들이 꿈과 현실의 틈에서 고민하는 과정을 묘사했다. 책 제목으로 정해진 「혼모노」에서는 박수무당 문수가 모시던 신이 다른 이에게 옮겨 가면서 주인공이 가짜를 인정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삼십 년 박수 인생에 이런 순간이 있었던가. 누구를 위해 살을 풀고 명을 비는 것은 이제 중요치 않다. 명예도, 젊음도, 시기도, 반목도, 진짜와 가짜까지도. 가벼워진다. 모든 것에서 놓여나듯. 이제야 진짜 가짜가 된 듯.” <153페이지>
책 제목이자 단편 제목인 ‘혼모노’는 일본어로 진짜란 의미가 있다. 반대말로 ‘니세모노’가 있다. 성해나 작가의 『혼모노』에 실린 모든 작품은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오가는 이야기들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참과 거짓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소설을 읽다 보면 작가의 광범위한 지식에 감탄하게 된다. 영화, 귀농, 공동체, 미술, 건축, 음악 등 다양한 소통 방식이 등장한다. 그것으로 인간이 살면서 언제든 느낄 수 있는 갈등이라는 감정까지 잘 이끌어낸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작가가 독자에게 던지는, 딱 꼬집어 낼 수 없는 질문이었다. 무슨 말인지 알겠는데 질문이 모호해지면서 답을 찾는 생각이 조금 귀찮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해나 소설집 『혼모노』는 끝까지 읽게 하는 밀고 나가는 힘이 있고 가독성 높은 소설이다.
이 책은 현대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진짜와 가짜, 진실과 거짓에 대한 의미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보게 한다.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 확신을 가지게 되는 부분이 있다. 사회생활은 이렇게 하면 되는 거야. 저 사람은 나쁜 사람이군. 자신이 바라보는 관점으로 판단하고 확신을 갖는다. 하지만 모든 이치에 당연한 것은 없듯이 사람이 하는 확신도 그렇다. 개인마다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확신은 사라지기도 하며, 믿음이 무너질 수도 있다.
이 책은 배우 박정민의 ‘넷플릭스 왜 보냐 성해나 책 보면 되는데’라는 소개로 더 유명해졌다. 영화를 만들고 싶은 작품들로 가득하다는 말처럼 『혼모노』는 읽는 것이 아니라 보게 되는 매력이 있다. 독자는 한 편의 소설을 읽을 때마다 글 안으로 들어가 관객이 되고, 옆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경청하게 되는 마법 같은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소설을 좋아하지 않았던 독자라면 푹 빠져 완전히 몰입할 수 있으며,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소설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혼모노』(창비, 2025)를 읽고 작가의 다른 책을 찾아 읽었다. 『우리가 열 번을 나고 죽을 때』에서 작가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