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데이걸_무라카미 하루키

아주 평범한 하루지만 특별한 날, 생일

by 마침내



겨울풍경이 보이는 햇살 좋은 창가에 놓인 책 한권, 창 색깔은 어둡지 않았으면 좋겠에. 실사같은 사진 만들어줘.jpg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독일의 일러스트레이터 카트 멘쉬크가 협업한 단편소설 『버스데이 걸』(비채, 2018)은 2018년에 출간된 작품이다. 이 책은 63페이지의 짧은 글이지만 작가의 환상과 상상력이 잘 드러나 있으며, 평범함을 특별하게 바라볼 수 있는 사유의 힘이 느껴진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1949년 교토에서 태어나 와세다 대학교 문학부 연극과에서 공부했다.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1987년 『노르웨이의 숲』 을 발표하며 하루키 신드롬을 일으켰다. 현재 『1Q84』 등 다수의 작품이 5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적인 작가로 명성을 얻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 카트 멘쉬크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이상한 도서관』 『빵가게를 습격하다』에서도 함께 협업을 했지만, 그 외 다른 작품에서는 이름을 찾기 어려웠다.



『버스데이 걸』 주인공 그녀가 스무 살 생일에 있었던 경험을 그에게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그녀의 직업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는 웨이트리스다. 스무 살 생일인 그날은 함께 근무하는 친구에게 휴무를 바꿔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 친구가 갑자기 감기가 도져 출근하지 못하게 되어 근무를 하게 되었다.

레스토랑의 또 다른 직원 중 플로어 매니저가 있다. 그의 여러 가지 업무 중 한 가지는 사장의 방에 저녁 식사를 가져다주는 것이었다. 그날은 매니저도 갑자기 복통을 일으켜 병원으로 실려가게 된다. 택시에 타기 전 매니저는 그녀에게 사장의 저녁 식사를 부탁한다.


사장의 방에 도착한 그녀와 사장과 대화가 이어진다. 그리고 신비한 분위기의 대화가 이어진다. 그날은 그녀의 스무 살 생일날이다.



“딱 한 가지야, 나중에 마음이 바뀌어도 도로 물릴 수는 없다네.” 41페이지



사장은 그녀에게 생일 선물로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한다. 책에서는 그 소원이 무엇인지 알려주지 않는다. 이야기를 들은 그는 그녀에게 묻는다. 소원이 이루어졌는지, 말했던 소원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지. 그녀는 대답한다.



“인간이란 어떤 것을 원하든, 어디까지 가든, 자신 이외의 존재는 될 수 없는 것이구나,라는 것. 단지 그것뿐이야.” 57페이지



“모든 사람이 일 년 중에 딱 하루, 시간으로 치면 딱 스물네 시간, 자신에게는 특별한 하루를 소유하게 된다. 부유한 자도 가난한 자도, 유명한 사람도 무명의 사람도, 키다리도 땅달보도, 어린이도 어른도, 선인도 악인도, 모두에게 그 ‘특별한 날’이 일 년에 딱 한 번씩 주어진다. 매우 공평하다.” 61페이지


작가 후기에서 작가는 누구나 배꼽을 하나씩 가지고 있는 것처럼 이 세계를 살아가는 누구나 생일을 하나씩 갖고 있다며 신기한 것이라고 말한다.






“생일이라는 것은 당신에게 일 년에 딱 한 번밖에 없는 정말로 특별한 날이니까 이건 좀 더 소중하게 여겨야지요. 그리고 유례를 찾기 힘든 그 공평함을 축복해야지요” 62페이지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나이를 먹으면서 소홀해지고 잊히는 자신의 생일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다. 생일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특별한 딱 하루다. 나에겐 없고 너에게는 있는 것이 아닌 누구에게나 있는 일 년에 딱 하루뿐인 ‘생일’


언제나 타인에게 건네는 축하의 메시지를 자신에게 건넬 수 있게 되는 하루가 생길 것이다. 자신을 돌보는 일에 서툴렀던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하고 바란다.


아무렇지 않게 지나쳐 버리는 평범한 하루지만 그 하루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그 힘이 우리 모두에게 있음을 느끼게 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버스데이 걸』을 읽고 자신에게 따뜻한 하루를 선물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