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는 더 이상 아저씨들의 취미가 아니다. TV프로는 물론 실내 낚시터까지 인기 아이템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젊은이들 사이에 이색 데이트코스로 자리 잡고 있는 실내 낚시터의 물고기들은 굶주림과 낚싯바늘에 걸리는 고통으로 스트레스밖에 없는 상태라고 한다. 물고기도 통증을 느끼며, 낚싯줄에 걸린 물고기는 ‘갈고리 기피증’을 회복하는 데 3년이 걸릴 정도로 기억력도 있다고 한다.
‘물고기는 살아있다’의 저자이자 동물행동학을 전공한 밸컴 박사는 생선회를 먹기 위해 기절시키고 살은 발라내는 행위가 동물이 죽을 때까지 고통과 통증을 주는 잔인한 행위라고 말한다. 나는 이 대목에서 아찔했다. 내 의식은 돼지와 소는 동물로 연결되지만, 물고기는 연결되지 않았다. 동물원의 동물은 보기 힘들면서 어항이나 연못의 물고기를 보는 일은 불편하지 않았다. 그 의식은 정육점 고기는 먹으면서도 불편했으나 횟집에서 먹는 물고기는 그렇지 않았던 것으로 무의식적인 표현이 되기도 했다.
선배는 열대어를 선물하겠다며 상점으로 데리고 갔다. 수조마다 작고 예쁜 열대어들이 가득했고 드디어 마음에 드는 녀석을 발견하고 외쳤다.
“사장님! 이 생선 주세요.” 선배와 사장은 깜짝 놀란 표정으로 크게 소리치며 웃었다. 20대 초였으니 아마도 내 안에서는 그 이전부터 물고기는 동물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행동이었다.
밸컴 박사는 “우리가 물고기에 대해 알고 있는 많은 것들은 실은 편견일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요즘은 많이 사라졌으나 여전히 접시에 올려져 눈을 깜빡거리고 있는 물고기를 올리는 가게들이 있다. 물고기도 동물이며 그들도 고통과 기억이 있다고 한다. 물고기 학대라는 인식을 처음 접한 나는 몹시 당황스럽고 부끄러워졌다.
모피 동물, 반려견, 반려묘. 돼지와 소, 닭 동물 학대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접하면서 물고기에 대한 인식은 왜 부족했던 것일까. 소나 돼지를 잡는 취미는 없는데 물고기를 잡는 취미에 대해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