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현 Mar 25. 2020

모베러웍스의 맨투맨을 산 이유


노란색 자수가 박힌 맨투맨을 샀다. 평소의 내 스타일은 아니다. 미팅이 많아 맨투맨을 입고 출근할 일이 거의 없고, 어려 보이는 게 싫어서 캐주얼한 옷은 피하려고 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맨투맨을 입을 일이라고는 주말에 남산을 산책할 때나 집 앞 카페에 갈 때? 산다고 해도 아무런 문구도 로고도 없는 옷을 선호하는데도 덥석 구매했다. 오히려 이 맨투맨을 입기 위해 어울리는 모자와 바지를 둘러보고 있을 정도이다. "스몰 워크 빅 머니”라는 문구를 보고 산 것도 있지만 사실 다른 요인이 더 컸다.

이 맨투맨은 모베러웍스의 제품이다. 생긴 지 반년도 채 되지 않은 정말 신생 브랜드이다. 영감탐험단을 함께 했던 승희님의 SNS를 보고 알게 되었다. 그 이후로도 여기저기서 자꾸 눈에 들어오길래 조금 뒤적였더니 모티비라는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었다. 영상을 끝까지 보는 집중력이 떨어져서 평소처럼 구독만 눌러 놨다가 승희님이 운영하는 두낫띵클럽과의 라이브만 한 편 봐야지~했다가 “어? 이거 재밌는데?” 싶어서 추천 영상을 하나 둘 보기 시작했다.

모티비는 모베러웍스라는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을 담은 채널이다. 브랜드를 만나는 일이 주된 일인 나는 그 브랜드가 어떻게 생기는지 모른다. 그냥 그렇게 만들어졌겠거니-할 뿐이다. 이름 어떻게 짓고 컨셉은 어떻게 잡고 제품은 어떻게 기획하고 어떻게 생산하는지. 감히 추측으로 상상을 채웠다. 추측으로 엉성하게 채우기보다 실제 경험으로 촘촘하게 쌓고 싶었기에 언젠가 브랜드에서 꼭 일해보고 싶은 생각이 마음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웬걸 이렇게 앉아서 영상으로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다니. 그것도 영감 가득한 분들의 인터뷰까지 공짜로 들을 수 있고 말이다.

모베러웍스의 주된 키워드는 일이다. ASAP(As Slow As Possible), 노아젠다, SMALL WORK BIG MONEY. 일로 돈을 버는 누구나 한 번이라도 꿈을 꿔본 이야기들. 이들은 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일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브랜드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했다. 서핑을 좋아했다면 서핑 브랜드를 했을 거고, 책을 좋아했다면 책방을 했을 거고. 그렇다. 나도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기에 모베러웍스의 유튜브를 봤다. 이들의 연대에 들어가고 싶었다. “저도 일 좋아해요! 모티비 구독자예요!” 동네방네 소문내려면 모베러웍스의 맨투맨을 사야 했다.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태그도 해야지

"이 브랜드를 좋아한다는 걸 티 내고 싶어”라는 마음이 들게 만드는 순간은 작은 브랜드의 작은 성공이다. 웅장하고 거대한 메세지는 사실 필요하지 않다. 이게 작은 브랜드가 성장하는 과정이고 이런 게 바로 작은 브랜드의 맛이다. 그렇다면 그 마음은 어떻게 만들 수 있을 건인가? 궁금하다면 모티비를 보세요!

https://www.youtube.com/channel/UCzH1reT-yZWs2Y4_vKmAJqQ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하나쯤은 모를걸요? 구독 중인 뉴스레터 모음zip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