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 읽은 책 TOP10
올해 대체 몇 권의 책을 읽었을까? 하나하나 세기에는 엄두가 나지 않는다. 뭐 세 자릿수가 넘어간다는 것처럼 들리는데 그 정돈 아니고, 다 정리하지 않아 세기 어렵다는 뜻이다. 읽은 책 보다 산 책을 세는 게 쉬우니 한 번 세봤다. YES24 주문 목록을 살펴보니 총 56권이다.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최소 10권은 산 것 같으니 약 66권 정도가 아닐까. 빌려 읽은 책도 한 4권 정도 있는 것 같으니 약 70권의 책이 올해 내 손에 들어왔다고 치자.
그중에 다 읽은 건 몇 권이나 될까? 반은 읽지 않았을까? 35권 정도라고 치면 한 달에 3권은 읽었을 테다. 한 달에 3권은 그렇게 많은 숫자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성인 평균 독서량이 연 7.5권이라고 하니 그것보다는 많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 책 많이 읽는 사람으로 포지셔닝이 되고 있다. 회사에서도 친구들 사이에서도 책 좋아하는 사람에 내가 꼽힌다니. 책 많이 읽는 사람이 부러웠고, 아직 멀었다고 생각했는데, 나를 그렇게 봐주다니! 너무 신기한 거 아닌가.
제목에서부터 밝혔지만 사실 책 읽는 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내 인스타그램과 블로그는 어느새 책으로 도배되어 버려 이렇게 말하기에는 머쓱한데 진짜다. 올해 마지막 출근을 끝내고 쉬는 일만 남은 내 눈에는 역시 책이 들어오지 않는다. 진짜 진심으로 쉬고 싶을 때는 아무런 생각을 하기 싫다. 유튜브 보고 드라마 보면서 멍 때리고 싶다. 단지 책 읽는 사람이 멋있어 보여서 그렇게 되고 싶은 그 욕망이 더 크기 때문에 책을 펼치게 된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되게 생각 깊은 것 같고 말도 잘하고. 나 왜 이렇게 똑똑한 사람이 되고 싶은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평생의 목표다.
그래서 노력했다. 책을 순수하게 좋아해서 읽는 게 아니라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 노력이다. 책이라도 읽으면 비슷해질까 봐. 매일 최소 한 장이라도 읽고 자겠다는 목표를 세워 이루고 있다. 그렇다고 억지로 억지로 읽는 건 아니다. 읽다 보니 책 자체가 조금 좋아졌다. 어설프게 굴러다니던 생각을 정리해주는 문장을 발견하는 순간, 무아지경으로 읽고 있는 순간, 생각지도 못했던 깨달음이 주는 쾌감이 좋다. 하지만 읽는 건 여전히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튼 이 글은 지난 한 해도 노력한 나 자신이 너무 기특해서 쓴다. 고생했다~~~
< 2020년에 읽은 책 TOP10 >
1. <모순> 양귀자
2. <말그릇> 김윤나
3.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4. <에고라는 적> 라이언 홀리데이
5. <관계를 읽는 시간> 문요한
6. <도쿄 R부동산 이렇게 일 합니다>
7. <지적자본론> 마스다 무네아키
8. <부지런한 사랑> 이슬아
9. <어색하지 않게 사랑을 말하는 방법> 소은성
10. <행복이 거기 있다 한 점 의심도 없이> 정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