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오늘도 살아남다 No.09
우리 집에는 가끔 해외에서 정체 모를 택배가 도착한다.
오늘의 주인공은 미국에서 날아 온 오래된 드럼.
남편은 오케스트라 타악기 연주자이자, 악기 수집가.
그리고 고쳐 쓰는 걸 즐기는 섬세한 수리공이다.
어느 날, 미국에서 드럼 하나를 구매했는데,
판매자였던 청년이 사연을 덧붙였다.
"이 드럼은 돌아가신 아버지가 정말 아끼시던 거에요.
좋은 연주자가, 좋은 무대에서 한 번쯤 연주해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가능하다면 그 모습을 사진으로 보내주요."
남편은 드럼을 정성껏 고쳐두었다.
그러나 3년 동안, 무대에 올릴 기회는 오지 않았다.
그리고 마침내 그날이 찾아왔다.
공연 직전, 그는 동료에게 부탁해 무대 위 사진을 남겼다.
그리고 청년에게 메세지를 보냈다.
"약속을 지키는 데 3년이나 걸렸네요.
오늘 드디어 이 드럼을 무대에서 연주했어요."
잠시 후, 답장이 도착했다.
"Oh My God! 오늘이 바로 아버지 기일이에요!
정말 감사합니다. 이 사진... 평생 간직할께요!"
그 순간, 무대 위에서 울린 드림 소리는
누군가에게는 기적이 되었다.
P.S. 약속을 끝까지 지킨 이 남자, 오늘은 조금 더 멋져 보인다.
이런 순간이 이어져, 결혼도 이어져...
‘결혼, 오늘도 살아남다’ - 매주 수요일,
부부 사이에 툭 건드려지는 감정의 순간들을 꺼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