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등짝을 때렸다.
아프고 나니 조금 달라진 뷰
열이 났다.
분명 전 날 체한 줄 알고, 소화제를 먹으며 하루를 내내 보냈는데, 하룻밤 자고 일어났더니 핑하고 돌았다.
이상하다.
아이 학교를 보내려고 서두르는 와중에 거울을 보니 얼굴이 새빨갛다.
뭐지.
열을 재어보니 39.3도.
열감기가 왔네.
어쩐지 밤새 온몸이 으슬으슬하더라.
급하게 그날 있던 약속을 취소하고, 해열제를 먹고 드러누웠다.
너무 오랜만에, 열 혹은 약에 취해 으슬으슬한 채로 온몸 구석구석 모든 근육이 아프다 생각하며 하루를 내내 누워 잤는데
열은 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3일,
여기도 근육이 있구나, 자각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근육이 다 아픈 느낌이었고, 특히나 허리가 정말 아파서 자다가도 쉼 없이 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에 20시간쯤을 침대에서 잤다 깼다를 반복하며 보냈는데 그렇게 3일을 보내고 나도 열이 안 떨어지자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해열제를 먹어도 떨어지지 않는 열이 아무래도 이상했다.
이쯤 되면, 열이 떨어질 때가 됐는데 분명.
머릿속에 온갖 병명이 떠올랐다.
그쯤 되니 아픈 것보다 두려운 불안함이 더 견디기 힘들었다.
그렇게 하루를 더 보내고, 또 하루를 보내고
그래도 열이 떨어지지 않자 이제는 병원을 가야 할 것 같았다.
인도에 오고 나서 다행히 근처에 큰 종합 병원이 있어 안심이었지만,
대기시간이 어마어마해 방문이 3시간 내로 끝난 적이 단 한 번도 없어 병원만큼은 피하고 싶었는데, 더 이상은 안될 것 같았다.
가는데 한 시간, 오는데 한 시간,
거기서 세 시간을 보낼 생각을 하니 숨이 턱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하루를 내내 망설이다가 근방에 있다는 그나마 크다는 로컬 병원이 떠올랐고, 그곳으로 가기로 했다.
피검사를 통해 알아낸 병명은
뎅기열.
그동안 주변인의 누군가가 걸렸다더라, 누구네 집 아이도 걸렸다더라, 이야기만 들었는데.
이상하게 의사가 뎅기열이야, 하는 순간
오히려 명쾌해졌다.
아, 다 맞는 말이었어.
엄청나게 아프다는 말도,
약을 아무리 먹어도 열이 안 내려간다는 말도.
두려움이 사라진 아픔은 그래도 왠지 견딜만해진 느낌이었다.
특히나 링거를 꽂고 있던 동안은.
그렇게 며칠을 더 앓고 나서야, 집밖으로 나올 의지도 생기고, 샤워를 하고 싶단 생각도 들고, 무엇보다 더 이상 토하지 않고 밥을 먹을 수도 있게 되었다.
정신이 좀 들자 인도에게 등짝을 맞은 느낌이었다.
그것도 꽤나 세게.
나에겐 평화였고, 쉼이었고, 매일이 기쁨이었던 내 사랑 인도가
너 이제 돌아가야지! 하고 나를 내동댕이 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