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사는 이야기

아이가 자란다

by 마담 바나나

지난 2년 반을 해외에서 살다 돌아왔더니

예전에 아이와 시간을 보냈던 그 장소에 가면

2년 반 전에 그 나이의 아이를 이 곳에 두고 갔다가 다시 만나러 돌아온 듯한 느낌이 든다.


아이를 다른 곳에서 키워서 돌아온 건데,

뭐랄까,

한참을 떠나 있다 이곳에 돌아왔으니, 2년 전의 그 아기같던 모습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그래서인지

마주치는 다른 아이들을 볼 때마다

자꾸 과거의 내 아이가 생각나 눈으로 쫓게 된다.


바로 옆에서 함께 손을 잡고 있는데

과거가 그리운 기분.


아직도 혼자가는 화장실이 무서워

화장실 앞에서 엄마를 외치면서 머뭇거리고 있으면,

대체 언제까지?라는 의문에 짜증이 나기도 하고

식탁앞에서 장난감을 갖고 노느라 밥도 혼자 먹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화가나기도 하다가

문득 아직도 작디 작은 손바닥에 화도 짜증도 녹아 없어지기도 한다.


오늘도 또 하루를 보내고,

그렇게 내일도 모레도 보내면

대체 언제까지 이럴거야?라는 질문이 떠오르지 않는 순간이 갑자기 올 것 같아서

무섭기도 하다.


문득, 인도에서의 지난 시간이 너무 짧게 느껴져서일까,

아이가 2년반의 시간을 점프해서 이 나이가 되어버린 것 같아

금방

9살의 이 작은 손바닥을 그리워하게 될까

무섭다는 생각을 한 아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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