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케일라KAYLA Mar 30. 2017

"아저씨, 안녕하세요?"

프랑스 생활 9개월 만에, 내가 아는 '누군가'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다 

지난주 토요일, 장을 보러 마트에 갔는데, 마트 입구에서 카페에서 마주치던  'Monsieur(발음:무슈, 뜻:아저씨)'를 보았다. 늘 농담과 미소를 건네던 무슈라 단번에 기억해낼 수 있었다. 


Bonsoir Monsieur!


봉수아 무슈! 이 한 문장을 타인에게 하기까지 얼마나 오래 걸렸나? 그냥 가게 점원과 손님으로의 대화가 아니라, 마트 입구에서 내가 아는 '누군가'를 발견하고, 인사를 건넬 수 있다는 게 참으로 반가웠다. 


뭐랄까, 이제야 내가 이 낯선 동네에서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그리고 어제 그 무슈가 다시 카페에 오셨다. 당신의 친구들에게 지난 토요일에 날 마주쳤던 이야기를 하며 웃으신다. 그러더니 내게 손짓하며 부른다. 프랑스에 언제 왔는지, 얼마 만에 프랑스어를 배운 건지 등을 이야기하다가 내가 서툰 프랑스어로 수줍은 고백을 했다. 



사실 제가 지난 토요일에 무슈를 만나고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요.
왜냐면 프랑스에 와서 처음으로 인사를 건넬 수 있던 '누군가'가 무슈였거든요!
 저한테는 감동적인 순간이었어요.



카페 일을 하고 누군가의 주문을 받아서 그 사람이 원하는 것들을 가져다주는 '서비스직'의 일이 하찮게 생각되던 적도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 일을 하게 돼서 기쁜 만큼 나를 비판하고는 했다. 내 불안감과 우울함은 이렇게 내 안에서 생겨나고 내가 만들어낸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런데 지금은 나 자신이 참 자랑스럽다고 생각한다. 내가 여기서 일을 할 수 있음에, 그리고 길에서 인사를 건네고 그럴 '상대'가 생겼다는 것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


"안녕하세요?" 

이 한마디를 하기까지, 무엇보다 내가 '아는 누군가'에게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렸는지. 학교의 친구들이 아니라 우리 동네에 살고 있던 누군가에게 하기까지, 나와 인간관계를 맺은 누군가에게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린 건가....


그래서.... 오늘의 결론은 즉, 

잘 해왔다. 

그간의 고생도 잘 했고 앞으로도 고생하겠지만 그래도 나를 놓지 말자. 

긍정적으로 살고 웃자! 


작가의 이전글 부르고뉴 지방 200년 전통의 카페테리아에서 일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