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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낯선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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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루 Jan 19. 2017

두 개의 강과 네 개의 호수

광시广西 – 구이린桂林, 兩江四湖(량강쓰후)와 상산공원(象山公园

    

구이린은 시에서 무료관광버스를 운행할 만큼 관광이 발달한 도시다. 일반 버스비(2원)도 저렴하지만 러시아워만 피해간다면 택시를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


오전 9시경 호텔이 있는 중산중로에서 택시로 정강왕성이 있는 독수봉까지 9원, 독수봉에서 첩채산까지 11원, 독수봉안에서 스낵으로 점심을 때우고, 오후에는 상산공원(입장료는 70원)까지 가는데 10원을 냈다. 바가지를 안 써야 하겠지만, 택시는 일행이 있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상산공원(象山公园)


해안 절벽으로 코끼리가 코로 물을 마시는 형상의 풍광은 세계 도처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강가에 나타나는 이런 모습은 구이린이 유일하지 않을까 한다. 이곳은 당나라와 송나라 때부터 유원지로 유명했던 곳으로 석회암 지형이 있는 곳에서만 볼 수 있는, 탑카르스트형태가 침식되어가는 모습이다. 리강璃江과 도화강桃花江이 회류하는 지역이어서 象山공원이 넓게 펼쳐져 있다. 이곳에서 걸어서 도심의 량장쓰후와 연결된다.


상비산의 상징적인 풍경
귀여운 코끼리 조형상이 강변에 놓여있다.
상비산에서 본 구이린 시가지

산이 있으니까 오른다는 말처럼, 상산으로 오르는 계단이 있으니 습관처럼 올라가게 된다. 해발 200m로 도심에 서 있는 다른 탑카르스트형 산보다는 높아 보인다. 꽤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정상 가까이에는 보현탑이 세워져 있다. 멀리서 보면 칼처럼 보인다고도 하는데, 벽돌탑은 관심도, 돌보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세월의 무게만 느껴진다.

상산 공원을 돌아보고 나서, 높지는 않지만 상비산에 올라갔다 내려오니 오후 3시가 넘었다. 兩江四湖(량장쓰후)까지 걷기에는 좀 피곤하다. 하긴 아침 9시부터 나왔으니, 이럴 때는 호텔로 들어가서 쉬다 나오는 것이 상책이다.     


兩江四湖양강사호(량장쓰후)


兩江四湖양강사호(량장쓰후)는  개의 강과  개의 호수 뜻한다. 중산중로에서 량장쓰후까지는 걸어서 근방이다. 기분 좋은 바람까지 불어주는 서늘한 11월의 늦은 오후, 군고구마 장수라도 있지 않을까 싶지만 시가지는 물론, 兩江四湖(량장쓰후)가 양쪽으로 위치하며 야시장으로 유명한 중심광장 가까이에도 행상을 찾아볼 수가 없다. 아직 시간이 이른가 보다.


당나라 때는 구이린의 해자였던 곳으로 전임 구이린의 시장이 지금의 모습처럼 두 개의 강(리강과 桃花江)과 4개의 호수(용호龍湖, 삼호杉湖, 계호桂湖, 목룡호木龍湖)를 연결하고, 2002년 세계의 아름다운 다리들을 벤치마킹하여 미니 다리로 강과 호수에 걸쳐 놓았다. 


수평으로 뻗어가는 물길에 수직으로 세워진 두 개의 아름다운 탑인 일월쌍탑日月双塔은 가까이 가서 볼수록 더 아름답다. 하나(금탑)는 구리 탑으로 물속에 세워져 있고 다른 하나(은탑)는 호숫가에 세워진 유리탑으로 두 탑은 18m의 유리통으로 연결되어 있다. 어디에서 봐도 자꾸 보고 싶은 쌍탑은 밤에 보면 더욱 아름답다.


량강쓰후 산책로
일월쌍탑


수로가 발달한 중국에서 뱃놀이는 필수인 듯, 3개의 선착장(해방교, 지음태, 문창교)에서 유람선(약 90분소요) 표를 구입할 수가 있다. 시간이 있다면 햇살 좋은 날, 兩江四湖(량강쓰후)에서의 뱃놀이도 좋지 않을까.

강쓰후에서 두 시간쯤 산책을 하고 나오니 오후 7시경, 중심광장 주변에는 야시장의 불이 켜지고 상인들은 분주하다. 군고구마 장수 아주머니도 나오셨다. 그냥 지나갈 수는 없지, 엄청 통통한 군고구마 2개 13원이다.

중산로 중심광장 부근에서 저녁을 먹고 중심광장으로 나오니, 쌀쌀한 밤 기온에도 사람들이 많이 모였다. 특별한 폭포를 보기 위해서다. 나는 기대 없이, 남들이 보려고 서있으니 덩달아 서 있는 모양새였지만, 8시 30분부터 시작하는 폭포 호텔의 폭포 퍼포먼스는 꼭 봐야만 느낄 수 있는, 아름답다기보다는 매우 특별하여 인상적이었다.


중심광장의 폭포호텔 퍼포먼스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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