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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로하다 Nov 06. 2020

맞춤법이 문제다

독립출판사와 예비편집자를 위한 교정 참고서

저는 2006년 서울출판예비학교 1기를 수료한 뒤 올해 15년 차가 된 편집자입니다. 그동안 120여 권의 책을 기획·편집했습니다.

7년 차 넘어가니 회사에서 신입 편집자 교육을 맡았는데, 당시 몸담은 출판사는 상하반기 공채를 진행해서 제대로 된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했습니다. 전임자들이 만든 건 생각보다 허술했고, 자료도 업데이트가 되지 않아 거의 새로 만들다시피 했지요. 담당 업무 외에 떠맡은 교육까지 해내느라 진땀을 뺐습니다. 이후에 인연이 닿은 편집자 지망생에게 신입 편집자 교육과 취업 멘토링을 진행해서 좋은 결과가 있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출판을 시작하는 예비창업자, 예비편집자에게 교정 작업에 대한 참고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선배님들은 그저 '다문다독다상량'을 말씀하시는데, 저도 공감하면서도 마음은 답답했습니다. 그러는 도중에도 교정보다는 맞춤법에 대한 책이 나오고 있는데, 완성도가 높지만 어휘 위주라는 구성이 아쉬웠습니다. 어휘와 어법, 그러니까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에 대해서 개념을 잡고 원고를 보면 교정 작업이 한층 쉬워지는데, 일반 교양 이상으로는 학술서나 수험서밖에 남지 않으니까요. 그래서 만들었습니다. 


https://tum.bg/6RsgsB


프로젝트 소개

편집자는 보통 2000명 이상에게 전하는 300쪽짜리 책을 만듭니다. 그래서 편집자는 맞춤법을 숙지하는 정도가 아니라, 맞춤법이 습관으로 몸에 밴 수준이 되어야 합니다. 지식 습득이 아니라 숙련의 문제입니다. 꼼꼼함은 성격보다 훈련으로 만들어집니다.

이제는 1인출판이나 독립출판으로 출판의 문턱이 크게 낮아져서 더 다양한 책이 독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다양성이 보장되면 완성도 면에서 상향 평준화가 필요하며, 출판물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는 올바른 교정도 필요합니다. 특히 자기 책을 내기 위해 출판사를 창업하는 작가 분도 많습니다. 자기 글을 교정보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퇴고할 때 단어별로 끊어 읽으면서 맞춤법만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하지요.

한글 맞춤법 자체는 이해하기 어려운 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잘 익히기 위한 도구만 있으면 됩니다. 《논어》에 등장하는 말 “배우고 때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에서 한글 맞춤법의 ‘배움’은 규정을 세심하게 읽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한글 맞춤법을 ‘때때로 익히기’ 위한 교재를 만들려고 합니다. 교과서를 보조하는 참고서, 본 교재의 내용을 제대로 익히기 위한 워크북의 용도입니다. 그래서 원고와 씨름하느라 ‘즐겁지 아니한’ 편집 작업에서 기쁨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수년간 맨땅에 헤딩하며 실무로 익혀야 교정 작업을 조금 더 쉽게 익힐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또한 일상생활이나 글쓰기에서 틀리기 쉬운 표현을 골라 실었습니다.

문제로 구성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문장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읽어야 하는 교정 작업은, 문제 보기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다 읽어야 하는 풀이 과정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국어시험 지문을 읽을 때 글맛에 사로잡혀 시험 중인 걸 잊었다면 공감하실 수 있겠지요.

편집자에게 독서는 습관이자 생활이어야 합니다. 회사에서의 교정 작업은 일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실력도 성장하지만, 더 중요한 건 담당한 작업에 집중해 충분한 완성도를 갖춘 결과물이지요. 이 책의 내용을 실전을 대비한 훈련으로 여긴다면 충분히 익힐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종이책이 아닌 PDF 전자책으로 출간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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