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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Jul 24. 2016

독서가들의 로망 거실 서재 만들기

빼곡한 거실 책장 설계하기

거실 서재는 독서가들의 로망이다.


거실 서재의 핵심은 책장. 하지만 막상 책장을 사서 들여놓으면 책은 몇 권 들어가지도 않고 뭔가 허전한 느낌을 받기 쉽다. 책 높이도 들쑥날쑥하고 책은 책장에 반쯤 파묻혀 보이지도 않는다. 가지런하기보다는 지저분하게 보인다. 기성품으로 만들어진 책장은 한 칸의 공간이 책에 비해 매우 크기 때문이다. 


TV와 오디오 시스템을 포기하고 거실의 한 면을 책장으로 만든다면 인테리어의 기능도 포기할 수 없다. 그렇다면 선택은 두 가지. 

(1) 넓고 깊은 기성품 책장에 책과 피규어 등을 적절히 배치하여 여백의 미를 살리거나, 

(2) 책을 위한 맞춤형 책장을 설계하여 제작하는 것이다. 



빼곡한 거실 책장 설계하기


기성품 책장은 대체로 5단이나 6단으로 구성된다. 7단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책장을 8단으로 설계하면 바닥부터 천장까지 책을 빼곡하게 꽂을 수 있다. 책은(정확히는 책등은) 그 자체로 훌륭한 인테리어다.


우리집 거실 책장은 총 10단이다. 아래 네 칸은 CD장이므로 책장으로 친다면 8단 짜리인 셈이다. 

전체 가로 길이는 300cm,

세로 길이는 223cm,

책장 깊이는 20cm,

칸막이는 모두 18T PB이다.




위에서부터 다섯 칸은 (1) 높이 24cm 신국판 책장

가운데 한 칸은 (2) 높이 21cm 문고판과 DVD를 위한 책장 
아래 네 칸은 (3) 높이 14cm CD장으로 구성했다.

이렇게 만들면 거실 한 면에 책 700여권 + DVD  180장 + CD 1,080 장을 수용할 수 있다.



1. 신국판 책장 (높이 24cm)


위에서부터 다섯 칸은 높이 24cm, 깊이 20cm이다.

신국판이라 불리는 보통 크기의 책이 손가락 하나 정도의 공간을 남기고 들어간다.

신국판을 기준으로 책장을 짜면 책장 깊이도 20cm이면 충분하다. 기성품 책장은 필요 이상으로 깊다.


책의 키높이가 생각보다 다양하지만 어찌됐건 고만고만하다.

높이 24cm이면 웬만한 신국판 책은 다 들어간다.


깊이는 20cm가 적당하다. 밑에서 올려다 보아도 책이 파묻힌 느낌은 들지 않는다.


칸막이 높이는 아래위 3cm 간격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키높이 24cm 이상인 책들을 포기하기 어렵다면 칸막이 위치를 조절하여 3cm 늘릴 수 있다.

27cm 높이라면 미술관 도록이 아니고서야 웬만한 책은 다 들어간다.

대학교재로 쓰이는 원서들도 문제 없다.


2. 문고판 책장 (높이 21cm)

문고판은 열린책들에서 나오는 예쁘장한 소설류를 생각하면 된다.

문고판 책과 DVD가 들어가는 칸의 높이는 21cm이다. 

문고판은 DVD와 키가 같고, 시공사 디스커버리총서는 DVD보다 키가 약간 작다.

DVD만 넣는다면 한 칸에 30장 들어간다.


3. CD장 (높이 14cm)

높이 14cm 칸에 CD를 꽂으면 손가락 하나 정도 남는다.

연두색 부르크너 박스셋처럼 웬만큼 두꺼운 케이스도 문제 없다.

한 칸에 45장의 CD를 꽂을 수 있다.


책이 파묻히면 안 되는 것처럼 CD도 파묻히면 안 된다. 나의 미적인 취향이 그렇다는 말이다. 개인 취향. 

20cm 깊이의 책장에 CD가 파묻이는 것이 싫어서 트릭을 썼다.

안에 5cm 짜리 버팀목을 넣어 CD장 깊이를 15cm로 만든 것.

옆에서 보아도 가지런하게 보인다.



거실 책장에 관심을 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글로 정리했습니다. 저는 2009년에 대전 용문동 '건우가구'라는 곳에서 맞춤 제작을 했는데 제가 설계한 대로 잘 만들어 주셨어요. 기성품 책장에 비해서 비싸지도 않고 7년째 잘 쓰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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