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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정원 Feb 15. 2022

『위스키 안내서』— 천사의 몫

『위스키 안내서』를 읽고. 


✼ 천사의 몫 ✼ 


1. 〔몰트〕위스키는 싹을 틔운 보리(맥아)를 발효시킨 다음, 증류 과정을 통해 얻은 원액을 (와인을 담았던)오크통에서 숙성시켜 향과 풍미를 더한 술이다. 오크통에서 숙성중인 '위스게 베하'는 자연히 2~3% 정도 증발해서 날아가는데, 예로부터 이것을 〈천사의 몫 — Angels' Share〉이라 불렀다. (이름도 참 예쁘게 붙였지 :D/)


2. 예전에 (무려!) 켄 로치 감독의 〈앤젤스 셰어: 천사를 위한 위스키〉라는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이번에 다시 보진 않았지만, 왓챠 기록을 찾아보니 내가 별 다섯 평점을 주었다는 흔적이 남아 있다. 좌충우돌 우당탕탕 하는 식의 가벼운 터치로 사회 시스템을 풍자하는 영화였는데, 개봉 당시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까지 수상했다.


3. 난 사실 '천사의 몫'에 관한 이야기 정도만 알고 정작 위스키의 맛에 대해서는 기준이나 취향을 갖지 못했는데, 작년 말에 옐로우택시에서 (감사하게도)좋은 위스키를 몇 번 마셔볼 기회가 생겨서 좋은 위스키 맛을 알게 되었고, 위스키의 계급이 단지 연공서열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4. 그러던 중에 며칠 전 달리님이 컬러링 카페에서 서평 이벤트로 『초보 드링커를 위한 위스키 안내서』 라는 책을 받아왔길래, 엄청 반가워서 몇 장 넘겨봤는데, 위스키에 진심인 일러스트레이터가 직접 그리고 쓴 책이 넘 예쁘기도 하고 위스키의 요모조모에 대한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재밌게 홀짝홀짝 읽어버렸다. 


5. 내가 이 책을 처음 넘겨본 날, 잠들기 전에 10분 정도 읽었는데, "와, 10분만 책을 읽어도 내가 모르는 걸 이렇게나 많이 알게 되는구나" 싶은 생각이 새삼 들어서, 올해는 책을 좀더 많이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새삼스럽고 생뚱맞은) 계기가 되기도 했던 책이다.


6. 이 책을 읽고 나면(+위스키 바를 몇 번 들락날락 하고 나면) 위스키 병의 라벨을 보고 스카치 위스키인지 아메리칸 위스키인지 구별할 줄 알게 되는 것뿐만 아니라, 싱글 몰트의 싱글과 싱글 캐스크의 싱글 의미가 어떻게 다른지도 알게 되고, 싱글 캐스크 스트렝스라든지 배럴 프루프라든지 하는 (위스키 취향을 찾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정보들을 해독할 줄 알게 된다.


7. 그리고 내가 무언가 중요한 것을 만들거나 갖게 되더라도 2% 정도는 천사들을 위한 몫으로 남겨두어도 괜찮지 않겠나, 하는 여유와 마음가짐도... :D/


#위스키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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