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패권경쟁시대 서막의 단상

by 갈매나무




요즘 꾸준히 신문을 읽고 있다. 당초 지면 신문을 읽기로 마음먹었던 이유는 특정 부문에만 편중되지 않고 세상의 다양한 면에 대한 식견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정치, 경제, 사회 및 세계 면을 골고루 보려고 노력하는데, 요새 이 모든 분야를 하나의 주제가 관통하고 있음을 매일 깨닫는다.



예상 가능하듯, 그것은 AI이다. 몇 주 전 GPU에 대한 기사를 몇 번이나 읽고 나서야 그 뜻을 어렴풋이 이해했는데, 어제는 TPU가 등장하더니 오늘 기사에는 빅테크들의 ASIC(맞춤형 칩)까지 등장했다. 하룻밤 자고 나면 새롭게 등장하는 용어들을 따라가는 데 숨이 찰 지경이다. 그래도 어떤 분야에서든 이제 AI를 제외하고는 미래를 논할 수 없다는 것만은 충분히 알 것 같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제네시스 미션의 시작을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한다. 우선, 제네시스 미션이 무엇인지 백악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내용을 나름대로 요약해 보았다.


- 수십 년 간의 연방 투자를 통해 개발된, 세계에서 가장 방대한 데이터셋인 연방 과학 데이터셋을 활용하기 위한 통합 AI 플랫폼을 구축하고,
- 새 가설을 실험하고 연구 워크플로우를 자동화하며 과학발전을 가속화하는 AI 에이전트를 생성하여
- 국가 안보 강화, 에너지 우위 확보, 인력 생산성 향상,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 수익 증대를 통해
- 궁극적으로 미국의 기술 우위와 글로벌 리더십을 강화하기 위한 미션


그러면서 홈페이지에서는 이 도전에는 세계 2차 대전 당시의 맨해튼 프로젝트와 비교될 만큼의 역사적•국가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맨해튼 프로젝트와 비교될 만큼'이라는 부분을 읽으며 생각해 보았다. 제네시스 미션은 2차 대전에서의 승리에 버금가는 영광을 다시 한번 미국에 안겨줄 수 있을까. 하지만 쉽게 결말을 예측하기 어려웠다.



미국을 전쟁의 승리로 이끈 맨해튼 프로젝트의 중심에는 핵이 있었다. 핵은 세상을 한 순간에 종말로 몰아넣을 수 있는 파괴적인 수단이지만, 그 자체는 가치중립적이다. 그것을 사용하는 인간의 판단에 따라 비로소 가치가 부여되는 것이다. 하지만 AI는 다르다. 현재 AI의 개발 패러다임은 학습형에서 추론형으로 바뀌고 있다고 한다. 수집된 정보를 토대로 직접 '판단'을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정보를 단순히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의미를 어떤 방향으로든 도출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인류가 핵을 무기로써 개발한 순간부터 그것이 가치의 영역과 완전히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수단 그 자체가 판단을 한다는 것은 그것과 분명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전제 하에 패권 경쟁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가게 될 것인지 궁금하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가 어떻게 해석되고, 어떤 전략이 수행되며, 종국에는 국제 사회를 어떤 방향으로 변화시킬 것인가. 그 변화의 주체를 우리는 명확히 규명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패권 경쟁에서 파생되는 각종 윤리적 문제의 책임은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 틀린 내용, 부족한 내용은 언제든 알려주시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