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호! 연봉아 올라라!
몇 년 전 쿠팡의 개발자 쓸어 담기는 대단했다. 높은 연봉을 받고 이적하는 선수들이 한 둘이 아니었다. 임원이 제주도에 가서 개발자를 면접하고, 네이버 앞 커피숍에 가서 개발자를 면접할 정도로 인재 영입을 위해 찾아가는 서비스도 마다하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에 SKP란 거대 회사가 생기면서 역시나 좋은 조건으로 많은 선수를 쓸어갔다. 정말 많은 개발자가 쿠팡, SKP로 이동했다. 카카오도 게임의 성장과 함께 개발자를 주섬 주섬 주어 담았다.
카카오가 다음을 품으면서 개발자가 안정적으로 수급되고, 쿠팡이 플랫폼 전환을 마무리하는 등 개발자 수요가 다소 줄면서 이적 시장이 안정화됐다.
그런데, 요즘 다시 개발자 이적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번에 인재 쟁탈에 불을 댕긴 곳은 배달의 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이다. 많은 인재들이 우아한형제들로 몰리고 있다. 이번에도 임원이 적극적으로 나서 선수를 영입하고 있다. 쟁탈하고 싶은 인재에 적극적으로 연락해서 찾아간다고 한다. 이 정도는 아니지만 티켓몬스터와 같은 기업도 임원이 개발자에 직접 연락해서 이적을 제안하고 있다고 한다.
성장하는 기업이 개발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투자받은 총알을 아낌없이 쏘면서, 개발자의 몸 값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 대규모 SI 사업에서 외국계 기업의 컨설턴트 레베루 정도나 돼야 받을 수 있었던 억대에 가까운 연봉을 우리 같은 일개 개발자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실력과 인맥과 노력과 운이 합쳐지면 이제 고연봉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성장 기업이 꾸준히 출현해서, 이런 인재 쟁탈전이 계속 일어났으면 좋겠다.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아는 기업이 늘어나고 실력 좋은 인재가 제 값을 받는 그런 날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아 인재 쟁탈전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게다가 주변 지인들이 몸 값을 잘 주는 곳에 이적해서 맛난 것도 얻어먹을 수 있게 되는 것 같아 이 또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