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눈높이」 정책에 「장애인의 눈높이」를 반영하라.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고전 음악 중 하나이다. 이 곡의 도입부, "바바바-밤(BABABA-BAM)"은 너무도 유명해서 많은 이들이 이 선율을 주로 기억한다.
하지만, 교향악단이 나머지를 빼고 이 부분만 연주한다면 이는 운명 교향곡을 제대로 연주한다고 할 수 없다. 비록 유명하지 않더라도 모든 선율이 하나도 빠짐없이 연주되어야만 비로소 완전한 음악이 되어 듣는 이들을 행복하게 한다.
이는 오늘날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바라보는 시선과 정책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이 세상은 다양한 기준을 가지고 사람을 여러 유형으로 갈라치기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사람을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나누는 것이다.
비장애인은 장애인에 비해 더 나은 대우를 받는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비장애인이 장애인보다 노동생산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인간은 그 자체로 존엄하며 모두가 평등하게 대접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생산성을 기준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갈라놓았다. 그래서 같은 돈을 투자했을 때 비장애인이 업무 숙련 속도가 빠르고 정확도가 높아 더 많은 물건을 빠르게 생산해 낼 수 있다는 이유로, 기업과 정부는 비장애인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수립하고 예산을 투입해 왔다. 그 결과 아주 빠르게 물질적 부를 축적할 수 있었고 세상살이도 그만큼 편리해졌다.
그러나 인간의 역사를 돌아보면, 이 세상의 전쟁, 전염병, 그리고 자연환경 파괴는 주로 비장애인들에 의해 행해졌음을 알 수 있다. 세상은 비장애인을 중심으로 운영되어 왔고, 이런 방식이 빠르게 물질적 풍요와 편리한 도구를 인간에게 안겨주었지만, 동시에 전쟁과 전염병, 그리고 자연환경 파괴 등을 통해 그만큼 빠르게 세상을 인간이 살기 어려운 곳으로 만들어버렸다.
이를 장애인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 문명의 편리함은 비장애인만큼 누리지 못하면서 위와 같은 여러 문제적 행위들로 인한 피해는 장애인이 고스란히 떠안아 왔다고 볼 수 있다. 적어도 대한민국 사회는 그렇다.
장애인은 지금까지, 인간이라면 누구나 누려야 할 이동할 권리, 교육받을 권리, 일할 권리 등과 같은, 인간으로서 행복하게 살기 위해 필요한 기본권을 박탈당한 채 살아왔다. 그 이유는 세상 운영의 칼자루를 쥔 비장애인이 가지고 있는 인식의 바탕에 장애인에게 돈을 쓰는 건 생산성이 낮다는 생각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 탓에 과거 정부에서는 세금 감면정책을 통해 대기업에게 수조 원의 금전적 이익을 안겨다 주면서, 장애인 복지예산은 쥐꼬리만큼 편성했다. 그리고 그동안, 장애인 단체와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삭발을 하고, 무릎 꿇고 빌기도 하고, 뜨거운 혹은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오체투지를 하며 예산을 달라고 요구해도, 권력을 쥔 비장애 정치인들은 “옛다 관심!” 수준으로만 선심 쓰듯이 예산을 배정해 왔다.
그 결과 오늘도, 지하철 안에서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포함하여 장애인 권리 예산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고, 이로 인해 수년간 애꿎은 시민들끼리,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갈등이 반복되고 있다.
그 결과 오늘도, 집에서 먼 거리에 있는 특수학교에 자녀를 보내기 위해 장애아를 둔 부모가 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 결과 오늘도, 수십 년 동안 장애아를 돌보던 부모가 결국 자녀와 함께 힘들었던 생을 마감하는 비참한 선택을 하고 있다.
2026년, 이재명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먼저, 국민의 눈높이에 「장애인의 눈높이」도 포함하여 이를 문서에 명시하라. 그리고 실천하라.
「장애인의 눈높이」 정책의 사례를 들면, 장애인 단체의 요구로 지하철 역사 모든 출구마다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더니 장애인뿐만 아니라 어르신도, 몸이 불편한 이도, 임산부도, 유모차를 끄는 엄마도, 무거운 짐 진 이도 이용하면서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졌다.
그리고, 빨리빨리 보다는 느리더라도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평등하고 안전한 세상을 만듦으로써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개발」이 진정 가능하도록 하라.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도 「장애인의 눈높이」에서
생명과 안전이 우선인 사회를 만드는 데도 「장애인의 눈높이」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유능한 정부도 「장애인의 눈높이」에서
해나감으로써, 마침내,
이재명 정부가 추구하는 「국민주권 정부」를 실현하기 바란다!
장애인의 권리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바바바-밤”만 연주하는 운명 교향곡이 완전하지 않듯이,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이들의 삶이 존중받을 때 비로소 대한민국은 완전해지고 온 국민이 더 행복해질 수 있다.
2026년이 「장애인의 눈높이」 정책이 시작되는 해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