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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미 Nov 19. 2017

2017 홍대 디미디 졸업전시 세미나 참석 후기

나의 디자인 카르마를 어떻게 이끌 것인가.



10월 28일. 홍익대학교 조형대학 디지털미디어디자인 전공 졸업전시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하였다.

토, 일 이틀간 세미나였는데 스피커분들이 업계에서 유명한 분들이셔서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고 싶었다.

(일요일 세미나는 신청을 했지만 마감이 되어서 듣지 못했고 토요일만 참석하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나는 현재 토스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계신 '안지용'님의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갓지용님 영접... 두둥...


넘나 키도 크시고...멋지시고...아우라 뿜뿜...다가가기 불가능...쭈볏쭈볏...



아무튼 안지용 님의 이야기를 정리해보자면,


1. 때를 기다리는 것도 좋지만 상황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아래 사진 속에 보이는 화면은 안지용 님이 디테일한 고민을 많이 했던 당시의 작업물들이라고 한다.

정말 별거 아닌 디자인인 것 같지만 하나를 만드는 데 있어 엄청나게 많은 가짓수를 쳐내야 했다. (공감.ㅠㅠ)

예를 들어, 라인의 Opacity는 몇을 줄 것이고, 픽셀 하나하나 꼼꼼하게 맞는지 확인하고. 그러면서 뭔가 되게 작은 부분들에 집착하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이 때문에 초년생 시절에 답답함을 많이 느끼셨다고 한다.



분명 신입 디자이너가 돼서 회사에 들어가면 그런 답답함 때문에 힘들 것이라고 하셨다. 방학도 없고.

물론 좋은 동기들과 함께 힘을 낼 수도 있지만, 스타트업 같은 곳을 가면 동기를 만나기도 쉽지 않으니.

그래서 그런 답답함을 때를 기다려서 이직을 하는 방법도 있지만 아예 상황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조언해주셨다. 예를 들어, 그런 답답함을 개인적인 작업물들을 통해서 다시 회사의 일로 연결시킨다던가 하는 것이다.


나도 이것에 관한 일화가 하나 있는 것 같다. 작년에 취업 준비할 때 일이었는데 페이스북에서 한 회사가 디자이너를 구한다는 글을 보게 되었는데 사업 아이템이 되게 재밌어 보이고 뭔가 미지의(?) 세계인 것 같아서 그냥 포트폴리오 들고 무작정 찾아가서 면접 보고 그 날 바로 합격해서 다음날 출근했다. 그게 지금 다니는 회사다.ㅋㅋ뭔가 포트폴리오 보내고 기다렸다가 면접 보고 하는 게 좀 답답스러워서 아예 그냥 면접 상황을 만들어 버린....지금 하라면 다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무모한 도전이었다. 그래서 더욱 안지용 님의 말씀이 와 닿았다.



2. 디자인을 다른 것과 엮어서 생각해보자.

디자인은 굉장히 variable 한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하셨다.

이게 무슨 뜻이냐 하면, 한 마디로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엮어서 디자인과 함께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안지용 님의 경우 코딩을 할 수 있는 강점이 있었고, 이를 디자인에 잘 녹여낸 케이스였다.


만약, 자신이 비주얼 쪽에 강하면 그것을 좀 더 키우면 되는 것이고,

디자인은 좀 약하지만 전략적 사고가 가능하다면, 그 사고를 좀 더 강화하면 되는 것이다.

(이걸 굉장히 잘하는 분이 바로 배달의 민족의 김봉진 대표님.)

Creative Thinking이 강하면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서 창업을 할 수도 있고 기획자가 될 수도 있고.

말빨이 쎄고 사람들 설득 잘하면 영업 잘하는 디자이너가 될 수 있는 것이고.


이것의 시작으로 나도 올해 초부터 선택과 집중을 위해 뭔가 이것저것 건드려보고 아닌 것은 바로 쳐내고 흥미를 느끼는 것을 찾아가는 중이다. (경험상 내가 흥미를 느끼는 것에 기준은 그걸 했을 때 시간이 빨리 가느냐 아니냐인 것 같다.)


최근에 Framer라고 직접 코드를 치는 Hi-fi 프로토타이핑 툴을 한번 시도해봤는데 이건 쳐내버렸다.

뭔가 요렇게 저렇게 인터랙션을 구현하고 싶은 욕구는 강했다. 근데 생각해보니 굳이 코드를 치지 않더라도 좀 더 쉽게 가볍게 구현할 수 있는 다른 프로토타이핑 툴들이 있음에도 남들이 다 프레이머 프레이머 하니깐 그냥 따라서 한 것 같다. 코딩을 위한 코딩이랄까...


시대의 흐름을 따르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남들이 다 한다고 그걸 굳이 따라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이 시간에 뭔가 내가 좀 더 재미를 느끼고 빨리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을 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였다.


요즘에 또 데이터를 볼 수 있는 디자이너가 각광받고 있는데, 데이터는 그냥 짬짬이 GA 들락날락 거리면서 동접자수만 보고 있는 정도이다. (그 이상은 바라지 않아...)


내가 요즘 재미를 느끼고 있는 건 영상이다. 촤라라락 움직이는 영상을 만드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또 그 영상에 맞는 음악과 폰트, 사진들을 하나하나 꼼꼼하게 선택하고 하는 암튼 그런 아주 종합적인(?) 과정들이 너무 재밌다. 그리고나서 완성된 결과물을 보면 정말 엄청난 쾌감과 뿌듯함이 밀려온다. 크으.

그래서 나는 영상을 좀 더 내 강점으로 발전시켜보고 싶다.



3. 디자이너들이여 계약서를 꼭 작성하자.

이거는 개인적으로 들어온 질문에 대한 답이자 어떤 팁 같은 것인데, 제발 프리로 일할 때 계약서를 꼭 작성해달라는 것이다.


디자이너가 기본적인 성격이 뭔가 작업하는 걸 좋아해서 그 작업을 열정으로 감내하는 그런 부분들이 있는데 그건 절대 안 된다고 한다. 비유를 하자면 토핑을 추가할 때마다 돈을 추가로 내는 음식점이 있는데 계약서 역시 그런 식으로 잘게 쪼개서 생각하고 작성해야 한다는 점이 포인트라고 하셨다. (예. 반응형 추가)


계약서를 안 쓰면 돈은 적게 받고 일은 많이 하게 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진다.


앞으로 나의 업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지 생각해볼 수 있는 데에 많은 힌트가 되는 유익한 시간이였다.

그리고 주최하신 분의 얘기로는, 취지는 이제 막 졸업을 한 병아리 같은 예비 디자이너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이 자리를 마련했었는데 의외로 나처럼 외부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이 많이 왔다고 한다. 하하.


다 듣고 졸업전시회도 구경하는 일석이조의 세미나였다.


끝으로 안지용 님이 보여주신 스티브 잡스의 연설을 소개하고자 한다.

나도 정말 좋아하는 영상 중 하나다. 바쁘신 분들은 3:10분부터 5:17초까지를 봐주세요.

정말 소오름. 감동. 뭉클. 말로 표현 안됨. 저 부분은 평생 안고 가야 하는 인생 명장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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