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을 질주하는 중국, 멈춰 선 미국...

그리고 이제야 액셀 밟은 한국

by 조성우


오늘 제가 전해드릴 이야기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중국이 중동의 사막을 무대로 자율주행 패권을 거머쥐고 있다는 소식이고, 다른 하나는 어제(1월 21일) 우리 국토교통부가 내놓은 '실증도시 확대' 승부수입니다.



"지하철은 필요 없다" 중동 도박과 중국 독주


기사는 두 진영의 상황을 '레이스(Race)'에 비유합니다. 먼저 시선을 밖으로 돌려보겠습니다. 지금 자율주행의 최전선은 실리콘밸리가 아닙니다.

바로 중동(Gulf)입니다.


가장 충격적인 사례는 UAE의 북단, 라스알카이마(Ras Al Khaimah)입니다.


이곳은 2027년 '윈(Wynn) 리조트' 카지노 개장을 앞두고 '걸프의 라스베이거스'를 꿈꾸는 곳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밀려들 수백만 관광객을 수송하기 위해 지하철을 뚫는 대신 도시 전체 교통망을 '중국산 자율주행차'로 깔아버리는 'Leapfrogging' 전략을 선택했다는 점입니다.

이미 지난 2025년 10월, 라스알카이마는 중국의 WeRide와 독점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WeRide에서 Uber와 손잡고 로보택시를 굴리고 있으며, 아부다비에서는 이미 레벨 4 완전 무인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현재 200대 수준인 차량을 올해 말 1,000대, 2030년에는 수만 대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비전 2030'은 5년 내에 화물 운송의 25%, 대중교통의 15%를 자율주행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아부다비와 두바이는 2040년까지 모든 이동의 36%를 무인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걸프 정부들은 또한 산유국이라는 평판에서 벗어나고 싶어 합니다. 그들은 로보택시를 수용하는 것을 그 방법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멈췄습니다.

미국 기업들이 겪는 '안전의 딜레마'는 필연적입니다. 사고 한 번에 기업의 존폐가 흔들리는 미국 사회의 특성이 기술 확장을 억제하고 있죠.


기술적 신뢰도가 높은 Waymo와 Cruise조차 본토의 안전사고 이슈, 소송 리스크, 촘촘한 규제 그물에 걸려 해외 확장은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GM 크루즈가 2023년 말 운영을 중단했던 여파로, 해외 확장보다는 안전 시스템 재건에 급급한 모습입니다. 미국이 '집 안 단속'에 매몰된 사이, 중국은 중동이라는 '완벽한 온실(맑은 날씨+파격적 지원)'을 만나 글로벌 표준을 선점해 버린 형국입니다.


늦었지만, 이제는 물러설 곳이 없다


중국이 치고 나가는 동안, 어제(1월 21일), 국토교통부의 발표는 우리가 더 이상 이 격차를 방관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신호탄 '자율주행 실증도시 추진방안'을 발표했습니다.


핵심은 분명합니다. 기존의 제한된 구역에서 깨작거리던 실증을 넘어, 생활권 중심의 광역 실증으로 판을 키우고, Level 4 상용화 서비스를 실제 도심 깊숙이 침투시키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정부가 "안전 제일주의"에서 "혁신을 위한 과감한 수용"으로 무게중심을 이동시켰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입니다.


속도, 그리고 '안 되는 것 빼고 다 되는' 규제


상황은 명확합니다. 선두는 멀어졌고, 추격은 시급합니다. 지금 이 시점, 우리에게 필요한 세 가지 승부수를 제안합니다.


1. '하드코어' 한국 도로가 우리의 경쟁력


중동은 1년 내내 비가 오지 않습니다. 자율주행 AI에게는 'Easy Mode'죠.


반면 우리나라는 사계절이고, 도심은 복잡하며, 돌발 상황이 넘쳐나는 'Hardcore Mode'입니다. 어제 발표된 실증지구에서 우리 기업들이 이 악조건을 뚫고 데이터를 쌓는다면? 이는 맑은 날만 달리는 중국 기술보다 훨씬 강력한 글로벌 경쟁력(Robustness)을 갖게 될 것입니다. 늦은 출발이 오히려 '고강도 훈련'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2. 'Positive'를 버리고 'Negative' 규제로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이거 이거만 해"라고 허용해 주는 포지티브 규제에 갇혀 있었습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이것만 빼고 다 해봐!"라는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이 절실합니다.


기업들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모빌리티 서비스, 아무리 엉뚱해 보이는 시도라도 금지된 항목이 아니라면 도로 위에서 굴러다니게 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중국이 상상하지 못한 다양성(Diversity)이 나옵니다.


3. 속도(Speed)가 곧 생존


시장 조사 업체 Sino Auto Insights의 설립자 Tu Le는 Rest of World와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경쟁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글로벌 차량에 로보택시를 빠르게 추가하지 못하면 선두 주자에서 후발 주자로 순식간에 밀려날 수 있습니다."


국토부의 이번 발표가 서류상의 계획으로 끝나선 안 됩니다. 임시운행 허가에 소요되는 기간을 줄인다는 내용이 있는데, 자율주행기술 개발업체를 지원하는 것은 이렇게 행정소요일수를 줄여주고, 당장 내일부터라도 실증 도시의 도로 위에는 더 많은 LiDAR와 카메라가 돌아가야 합니다. 산·학·연이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인 주행 데이터를 폭발적으로 늘려야 할 '골든타임'은 바로 지금입니다.


두려움 없이 액셀을 밟아라


라스알카이마가 지하철 대신 로보택시를 선택한 그 야수 같은 과감함,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입니다.


비록 출발은 늦었지만,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망(V2X)과 난이도 높은 도로 환경이라는 훌륭한 무기가 있습니다. 어제 국토부의 발표를 기점으로, 우리 모빌리티 업계가 두려움 없이 액셀을 밟았으면 합니다.


위기는 기회의 다른 이름입니다. 이제, 질주합시다.


https://restofworld.org/2026/robotaxis-gulf-china/ ​ (접속일 : 202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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