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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립일세 May 19. 2022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성경 속 과학

성경에서 알려주는 과학적인 한 구절

탄산 –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라.     






 인류역사상 가장 많이 읽힌 인쇄물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성경(바이블)’은 종교서적이지만 고대의 삶이 기록되어있는 역사책이기도하다. 그 안에는 다양한 시대의 삶이 기록되어 있고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종교를 넘어 하나의 기록유산으로 여겨진다. 그 안에는 술에 대한 여러 관점의 내용들이 담겨있다. 종교인이 술을 마시는 문제에 대한 찬반논쟁은 미루더라도 꾸준히 술은 만들어졌고 보편적이었다는 거다. 그리고 그 안에는 과학도 숨어 있다.






 성경에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라.’라고 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성경은 예루살렘을 중심으로 하는 레반트지역과 지중해 주변지역의 여러 모습이 기록하고 있다. 대부분 로마제국 영역에 포함된 곳으로 로마 군단이 배치되는 곳이라면 포도를 심었던 당시 흐름상 포도로 만든 포도주를 만들어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었을 거다. 포도주는 포도 단맛의 원인물질인 당을 먹은 효모가 대사 작용을 하며 만든 알코올과 수분, 색, 향미성분을 비롯한 다양한 성분이 모여 만들어지는 것이다. 일조량이 많은 덕분에 당도가 높아 술이 되기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술은 발효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은 우리가 마시는 알코올 외에 필수적으로 동반되는 것이 이산화탄소다. 우리가 밥상에서 마주하는 김치의 젖산발효도 동일하다. 발효에서는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그렇다보니 포도가 발효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많으면 포도를 넣어두었던 가죽부대가 부풀어 오르게 된다. 새 가죽부대라면 가죽의 섬유조직구조가 치밀해 높은 압력이 발생해도 잘 찢어지지 않겠지만 오랫동안 사용한 가죽부대는 가죽의 섬유조직구조가 약해져 내부압력을 이기지못하고 찍어지거나 구멍이 나서 술이 샐 수밖에 없다.






 오래된 술은 더 이상 발효될 당이 없기 때문에 발생할 이산화탄소가 없어 오래된 가죽부대에 담아도 상관없지만 새 술은 아직 발효가 끝나지 않아 당이 남아있을 확률이 높다. 담긴 이후 발효가 되면서 발생한 이산화탄소로 인해 오래된 가죽부대가 찢어지면서 담긴 술이 자칫 새기라도 한다면 오랜 여행 중에 안전한 음료역할을 하던 술을 마실 수가 없기 때문에 오래된 술을 가지고 가거나 새 가죽부대를 사용해야했다. 성경에 나오는 여러 내용 중에 ‘새 부대’를 언급하는 구절은 오랜 삶의 경험이 묻어나는 거 같다는 생각에 인간미가 느껴지기도 한다.    






 나중에 술을 담는 용기가 가죽부대에서 나무로 이어졌다. 이는 비어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탄산이 보존되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나무 틈 사이에 생긴 수막으로 인해 이산화탄소의 빠져나가는 양이 줄어들면서 이산화탄소(CO2)가 물에 녹은 상태인 탄산가스(CO2+H2O=CH2O3)를 입안에서 느끼게 되었다. 이런 반응은 우리가 잘 아는 샴페인에서도 찾아볼 수가 있다. 다른 지역의 와인보다도 유난히 폭발을 자주 일으켜 사탄의 장난으로까지 치부되어 수도사들에게 고난을 선사했던 샹파뉴(Champagne)지역의 와인은 버려질 수도 있었지만 지역의 특색을 부각시킨 마케팅의 승리로 지금은 샹파뉴(샴페인)로 알려져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탄산 때문에 폭발하는 술의 현상을 바꿀 수 없기에 술을 담는 용기에 변화를 주면서 폭발을 줄이려고 했던 베네딕토 수도회 돔 피에르 페리뇽 수도사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결과다.






 지금은 오히려 탄산을 즐긴다. 이에 파생되는 다양한 스크류 현상도 즐긴다. 이산화탄소외에 질소가스를 이용한 술이 생산되고 있다.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볼거리를 제공하는 서징현상도 볼 수 있다. 술에 다양한 기체를 활용하려는 노력은 제조사들에 의해 계속되고 있다.   






 성경을 시작으로 한때는 사탄이 술에 장난을 치는 것으로 치부돼 악명을 떨쳤던 탄산은 시대의 변화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얼마든지 조절이 가능한 친숙한 아이템이 되었다. 청량감을 주는 탄산은 비어와 샴페인 외에도 각종음료에 담겨 우리의 입맛을 자극한다. 특히 술에 술을 섞어서 만드는 칵테일에 탄산음료가 사용되면서 탄산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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