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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립일세 Jun 02. 2022

번외-선거, 돈, 신천지

선거, 돈, 신천지     






 대선에 당선된 후보가 취임을 했던 5월 그리고 연이어 치른 지방선거가 끝이 났다. 선거는 전쟁이다. 승리한 자만이 살아남기 때문이다. 선거에 참전(參戰)한 많은 후보들은 선거의 승리를 위해 표를 얻어야했고 이를 위해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곳이라면 가리지 않고 광고를 하였다. 이는 여야의 구분이 없었다. 물론 광고를 받은 언론도 많은 돈을 벌었다. 이들 중에는 기독교에서 이단이라고 부르고 있는 신천지와 연관된 언론기관도 있었다. 






 소련의 국영통신사였던 이타르타스, 중국의 관영통신 환구시보, 북한의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가 있듯이 신천지에는 천지일보와 천지tv를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산악tv도 인수했다고 알려졌다. 이단취급에서 벗어나기 위해 교세를 확장하며 홍보마케팅을 위해 공격적인 행보를 하고 있다. 신천지가 기독교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이후 신도들은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으면서 조용한 포교를 하며 교세를 확장하고 있다. 또 교세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힘을 갖기 위해 교인들에게서 받은 돈으로 언론계, 정치계, 학계까지 손을 뻗고 있다. 






 이런 이유라서 정확한 교인의 수가 알려지지 않았지만 2020년에 발생한 코로나 사태로 인해 베일에 쌓여있던 모습이 조금이나마 드러났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방역을 위해 신도명단을 제출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교세가 드러났다. 경기도의 압박은 결국 신천지의 교주인 이만희 회장이 대국민 사과회견을 하는 결과까지 낳았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서 신천지에 대한 관심은 사라졌지만 최근 대선과정에서 제기된 여당후보선출 경선개입과 특정후보를 비난하는 모습이 비쳤다. 대중과 언론은 특정 종교의 언론이 얼마나 영향을 줄까 생각을 하지만 생각보다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 천지tv를 통해 정당과 정책을 홍보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신천지와 관련된 언론을 통해 선거홍보를 하는 후보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는 신천지 신도의 영향력을 알 수 있게 하는 지표다. 자신을 알려서 당선되는 게 목적인 후보들은 돈을 함부로 쓰지 않는다. 선거홍보를 위해 사람들이 모이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서 유세를 하고 홍보인사를 한다. 그런 후보들이 천지일보에 자신의 홍보를 위해 광고를 하고 특정 정당의 관계자는 방송에 출연하여 정당의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그럴수록 돈이 몰리고 수익을 내게 된다. 대구시장에 출마한 홍준표 후보의 말이 맞는다면 대한민국의 신천지는 대한민국의 정치를 좌지우지할 정도의 세력으로 급성장하였다. 






 신천지라면 학을 떼던 개신교도들의 특성상 신천지의 지지를 받는 후보를 선출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도 현직 대통령을 선출한 것을 보면 뭔가 변화가 있기는 한 것 같다. 신천지에 대한 불편함이 어느 정도 잦아들은 것일까? 신천지에 대한 미움을 누를 정도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사랑이 강렬했던 것일까? 아니면 물과 기름처럼 섞이기 어려운 것을 섞이도록 만드는 유화제처럼 개신교와 신천지를 화합할 수 있는 촉매제역할을 현직 대통령이 한 것일까? 어떤 것이든 기적이 일어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유럽에서는 구교와 신교간의 갈등으로 전쟁을 벌여 수많은 사람이 죽어나가고 황폐화된 땅에서는 한동안 곡식을 심을 수 없었다. 그런 갈등을 치유해버린 기적을 첨예한 경쟁이 있는 선거에서 만들어낸 것이다.    






 현직 대통령과 현직 장관, 그리고 그보다 많은 수의 의원과 지역의 정치인들이 이런 기적을 만들어내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신천지는 이단이라는 취급을 받으면서 더더욱 보호 장치의 필요성을 느꼈다. 신도들에게서 받은 돈은 많았지만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은 없었다. 힘을 가진 세력을 영입해야했다. 그런 계획과 실행을 오랜 시간 묵묵히 해온 결과 신천지는 결국 자신들이 원하던 걸 하나씩, 둘씩 얻어내고 있다. 대통령을 당선시키고 장관이 임용되도록  힘을 발휘하는데 이제 누가 신천지에게 이단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누군가에게는 민주주의의 폐단일수도 누군가에게는 민주주의가 준 기회일 수도 있을 선거, 신천지는 신도들을 모집해서 돈을 모았고 그 돈은 권력을 가진 자들과의 결탁내지는 결의를 하도록 만들었다. 이들의 결의(?)는 신천지(新天地)라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신천지와 개신교의 공통점은 지은 죄를 회개하고 뉘우친다면 새로운 누리에서 모두가 정의롭게 잘 살 거라고 한다. 유일신을 믿는 교리답게 전 국민의 힘을 모아 미래의 한국을 다양한 의견이 넘치는 나라보다 한나라로 통합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민주보다는 자유를 위해서 말이다. 두 세력이 부르짖는 실현되기 어려운 정의사회구현은 과연 가능할까?-






 신천지와 정치권과의 인연을 알리는 기사를 본 게 2007년이다. 알려진 것만 15년 전이다. 이후 오랜 시간동안 꾸준히 다져온 정치계와의 인연은 결국 대통령을 탄생시키는 결실을 맺었다. 신천지는 자신들의 힘으로 후보를 선출하고 주변에 남아서 선거기획을 했다. 자신들과 친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장관이 되는 새로운 제정일치 세상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리고 신천지를 비난하던 개신교인들이 신천지에서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도록 지지와 성원을 보내는 환경을 조성해냈다. 신천지를 이단이라고 했던 기존 개신교의 목사와 성도는 이제 더 이상 그들을 이단이라고 말할 수 없을 거 같다. 최소한 예수에 대한 의리와 양심이 있다면 말이다. 






 한 입으로 두 말하는 게 사람이기에 가능한 일이겠지만 신앙에 기초한 양심과 행동을 가진 기독교인이라면 이제 더 이상 망설이지 말고 개신교에서 신천지로 개종을 해도 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타종교를 배척하며 오로지 자신들만이 구원을 받는다고 말하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세상을 사는 개신교인들. 정체성 있는 지식인인양 허세를 부리지만 정작 줏대 없이 언론과 정치꾼의 입놀림에 끌려 다니는 개신교보다 목표를 가지고 노력해서 성과를 만들어낸 신천지 지도부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세상은 어차피 돌고 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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