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필립일세 Jun 21. 2024

르네상스가 일어날 수 있었던 이유

경제적인 부유함이 가져다준 르네상스

경제적인 부유함이 가져다준 르네상스     


 14세기가 되면서 기존의 중세와는 다른 사회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시작된다. 우리가 문예부흥 시기라고 배웠던 ‘르네상스’다. 신이 아닌 인간을 중심으로 성장했던 고대그리스와 로마제국을 복원한다는 의미를 가진 르네상스 시기는 신에 대한 거부라기보다는 삶의 중심을 인간에 두려는 시도였다. 문예는 인간이 중심이 된 것이기때문이다. 문예는 인간의 생명과 삶을 다루거나 인간의 감성이 느끼는 예술을 가리킨다. 부흥이라는 의미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에 있던 것이 다시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 원래 유럽이라는 세계는 로마 때에도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였다.






 무리한 정복 활동으로 자영농이 줄어들고 부농이 늘어나면서 건전했던 로마의 경제는 점점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세금을 피해 자영농이 스스로 부농에게 땅을 바치고 노예로 살기를 원하는 상황은 로마라는 나라가 점점 병들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로마제국은 통치를 위한 자금이 필요했고 세금을 걷기 위해 결단을 해야 했다. 십일조라는 독특한 방식이 통용되던 기독교를 공인하는 것이었다. 이때만 하더라도 로마는 알지 못했다. 자신들의 예상과는 달리 신이라는 존재가 유럽을 지배하리라는 것을 말이다. 시간이 갈수록 사람보다는 신 중심의 사회로 이어졌다. 사람들은 신을 섬기는 가톨릭의 사제마저 고매한 존재로 여겼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흑사병이라는 존재는 모든 것을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신에게 기도를 했음에도 흑사병으로 많은 이가 죽어 나갔다. 악마의 소행이라고 여겼던 질병에 귀족과 왕은 물론 신이 지켜줄 거라고 믿었던 가톨릭의 사제들까지 죽어 나간 거다. 사람들은 신이 자신들을 지켜주지 못한 것을 알게 되었다. 많은 이들이 죽었다. 기술이 사라졌다. 노동력이 증발했다. 학문과 음악, 미술 같은 예술도 사라졌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의지했던 가톨릭의 권위와 믿음에 대한 회의적인 사고와 함께 합리적인 이성적 판단을 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귀해지고 나서야 사람들은 알게 된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술과 지식, 경험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다시(Re) 신이 아닌 사람에 대한 관심을 갖기 시작(naissance)한 거다.






 신 중심이던 중세 이전의 그리스와 로마 때 빛났던 문예에 대한 향수가 이어진 것이다. 죽은 이들 중에는 귀족과 왕도 있었다. 이들의 사망으로 부(富)의 재분배가 이뤄짐과 동시에 인구감소로 인한 노동자의 감소로 살아남은 노동자들의 수입이 늘었고 중산층은 점점 확대되었다. 부의 재분배와 중산층의 확대되면서 소비시장의 규모도 확장되었다. 이는 무역의 성장과 더불어 상공업이 발달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동시에 일자리가 늘어나 도시화를 불러왔다.






 당시 유럽의 산업은 극소수인 지배층과 일부의 상공인과 어업, 용병을 제외하면 농업이 전부였다고 봐야 했다.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90%를 넘었다. 이들은 주식인 빵을 만들기 위한 재료였던 밀과 호밀을 주로 재배했고 텃밭에서 약간의 채소를 기르는 정도였다. 또 가축의 사료로 사용하려고 재배하던 메밀과 보리도 있었다. 제한된 토지에서 생산성의 한계를 극복해보고자 삼포제 등의 농법을 활용했으나 생산성을 눈에 띌 정도로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때 나타난 게 신대륙에서 유입된 옥수수와 감자라는 새로운 작물이었다. 처음부터 옥수수와 감자를 식량으로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흘러가면서 신대륙에서 유입된 작물이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역할을 담당했다. 동시에 두 작물은 유럽의 사회가 변화하는 데도 영향을 주었다. 토지 면적당 생산성이 높다 보니 전과 같은 많은 수가 농업에 매달릴 필요가 없어진 거다. 이는 잉여 노동력을 불러왔다. 식량 생산이 늘었으나 이들은 일거리를 찾아야 했다. 이를 위해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모여들면서 주요 마을은 도시화가 진행되었다. 늘어난 도시인구는 노동자의 증가로 공급 상승으로 인한 경쟁을 불러왔고 이는 노동가격의 하락을 불러와 노동집약적인 산업을 중심으로 산업혁명이 일어나게 되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결과적으로 유럽의 경제와 사회에 변화를 불러온 인구이동이 발생한 원인은 옥수수와 감자 같은 먹거리였다는 거다.

매거진의 이전글 지리적인 발견은 곧 부의 창구였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