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되면 성인군자가 될 수 있는가??
"마흔이 되면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죠. 저는 이것을 마흔쯤 되면 인격을 연마해서 공자나 맹자같은 성인군자 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마흔이면 웬만하면 성인군자가 될 수 있는 줄 알았요. 그런데 마흔 언저리가 되어보니 성인군자는커녕 그 발톱도 따라가기 힘들더군요. 왜 옛 어른들은 이런 부담스러운 말을 했을까요? 그런데 최근에 마음 챙김을 하면서 다른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4절기는 계절이 바뀌는 타이밍을 정확히 알고 있다. 당신의 세포도 그러하다.
가끔 뉴스에서 오늘이 입춘이다, 하지다, 혹은 동지다 이런 말을 하죠. 날씨가 바뀌는 지점을 24번에 나누어 놓은 절기를 이야기한 것인데요, 정말 놀랍게도 입동(겨울이 시작되는 날)에는 공기가 싸늘하게 변하고 입춘에는 봄의 기운이 느껴져요. 그래서 선조들이 정말 정확하게 계절을 구분했구나 하며 매번 감탄하곤 합니다.
그런데 절기에 느껴지는 날씨의 변화 만큼이나 생물학적 나이가 가져다주는 신체의 변화 또한 굉장히!! 정확하게 찾아옵니다. 저는 올해 만으로 마흔이 되었는데요, 똑같이 먹어도 살이 더 찌고, 피부에는 주름이 생기고, 머리카락이 더 빠지고, 얼굴의 형태가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느낍니다. 원래부터 몸의 감각에 예민한 편이어서 운동을 할 때도 신체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변화를 잘 느꼈는데요, 노화의 과정에 있어서 나타나는 변화들도 하나하나 다 정확히 느끼고 있어요. 신체가 이렇게 정확하게 생체 나이를 알고 달라지기 시작한다는 것은 너무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그 변화가 우리가 바라는 방향으로 가는 것은 아니지만요.
나이가 들면 매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가?
그런데 이렇게 몸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나이가 들면 배가 나오고 얼굴이 쳐지고 머리가 빠지는 것은 당연한 것인가??? 노화가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노화가 된다고 해서 반드시 아름다움이 감소할 수 밖에 없는 것은 아닌 것 같았거든요.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아름다운 분들이 제 주변에는 많았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이목구비의 아름다움이 아닌 맑은 기운에서 나오는 아름다움입니다. 물론 원래부터 미모가 뛰어나신 분들도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부터는 그 사람에게서 나오는 아우라로 인한 아름다움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제가 만난 분들은 수녀원에 있었고, 절에 있었고, 그리고 제 주변에 있었습니다. 몇 년 전 우연히 방문한 수녀원에서는 수십여 분의 수녀님들을 만났는데, 베일로 곱게 머리를 가리고 싱그러운 미소를 띠는 수녀님들은 한 분 한 분 자세히 보아도 나이가 가늠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절에서 수양하는 비구니스님은 백옥같은 피부에 윤기가 흘렀는데, 본인 말로는 로션도 잘 챙겨서 바르지 않는다고 하시더군요. 또, 올해로 50살인 제 지인은 지나가다 얼핏 보면 ‘잘생긴 청년’으로 오해할 정도로 젊고 건강한 에너지를 뿜어냅니다. 자세도 바르고 큰 키에 머리를 숏컷을 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그분은 일반적인 50대 여성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아우라 갖고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40이 넘어도 맑은 얼굴을 한 사람들의 공통점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으면 몸이 잘 뭉쳐서 붓고, 울퉁불퉁해지고, 피부색이 칙칙해집니다. 그리고 이렇게 순환이 충분히 되지 않는 상태는 얼굴에 노화로 나타납니. 반대로 충분히 혈액이 순환할 수 있도록 규칙적으로 땀을 내서 운동하면 대사가 원활해지면서 생기가 돕니다. 그래서 운동을 꾸준히 하는 분들 중에는 실제 나이보다 젊어 보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신체의 순환 외에도 얼굴의 노화를 촉진 시키는 것이 또 있으니 그것은 바로 마음의 순환이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지점이었어요)
몸과 마음은 밀접하게 서로 영향을 주고 받기에 떼어낼 수 없는 관계라고 하죠. 몸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해 지듯 마음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도 몸의 여기저기에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몸에서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난다던가, 이유를 알 수 없이 지속되는 두통 같은 것들이 그런 예죠. 그것을 신체화라고 불러요. 그런데 꼭 어딘가에 아픈 방식으로만 신체화가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마음의 상태는 자세나 얼굴로도 나타납니다. 어깨를 움츠리는 자세, 굳은 얼굴 표정 등이 그런 현상이죠. 오래 굳은 자세는 마음의 지배적인 상태를 드러낸다고 해요.
젊은 시절에는 신체의 순환이 잘 되어서 좀 스트레스를 받고 걱정이 많더라도 빵긋 웃으면 해맑아 보였다면, 나이가 들면서는 순환이 잘되지 않기 때문에 마음의 상태가 얼굴에 오래 남게 되는 것입니다. 제가 본 ‘나이가 들어도 아름다운 얼굴을 하신 분들’의 공통점은 매일매일 마음의 노폐물을 빼내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명상을 하고 기도를 하면서 오늘의 불쾌함, 오늘의 스트레스를 빼내는 작업을 끊임없이 하셨습니다. 운동을 하면 혈액 순환이 서 피부가 맑아지듯이 마음을 정화하면서 에너지가 정화되서 얼굴이 맑아진 것이었죠.
명상을 하면 얼굴이 달라지는 이유
실제로 매일 1시간씩 명상을 하시는 50대 지인은 얼굴에서 그야말로 광채가 나는데요, 명상을 하면 피부가 좋아진다는 것은 명상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합니다. 명상을 지도하시는 스님도 사람들이 명상하면서 가장 먼저 달라지는 것은 얼굴이라고 했습니다. 얼굴에는 80여 개의 근육이 있는데, 우리가 어느 부분에 신경을 쓰느냐에 따라 특정 근육이 더욱 발달하게 됩니다. 이것은 저작근이나 입술 근육과 같은 근육을 써서 달라지는 것도 있지만 단지 생각을 많이 하거나 긴장하는 것만으로도 달라진다고 해요. 제가 아는 마사지 선생님은 얼굴과 두피 근육을 보면 이 사람이 머리 쓰는 일을 많이 하는지 알아보십니다. 결국 명상을 하면 에너지의 순환이 원활하여 피부가 좋아지고 긴장이 완화되어서 얼굴 근육들이 이완되기 때문에 얼굴이 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여자 연애인 중 탑스타들은 이런 원리를 진작에 알고 계셨던 듯 합니다. 인터뷰 내용을 잘 들어보면 얼굴의 아름다움을 위해서 마음을 깨끗하게 유지하도록 노력한다는 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름다움은 내면에서 온다’는 말은 결코 입에 발린 소리가 아닌 것이죠! 40대지만 20대의 미모를 뽐내는 배우 조여정은 자기 관리를 잘하는 연예인으로 유명한데요, 내면의 평온과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외모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녀가 낸 책 ‘나를 사랑하는 건강한 아름다움’에서는 요가 수련으로 어떻게 부정적인 감정들을 흘려보낼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찡그러져 있던 얼굴 속에 숨겨져 있던 아름다운 얼굴을 어떻게 찾아낼 수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남자 연예인이 가장 아름다운 여자연예인으로 꼽는 한지민도 이너뷰티를 강조하기로 유명합니다. 오래전 인터뷰에서 그녀는 다른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해서 항상 마음을 기쁘고 행복한 상태로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이목구비가 예쁜 사람들은 많지만 보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해 줄 수 있는 사람만이 탑 배우가 될 수 있겠죠. 연예인들은 얼굴로 느낌을 전달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얼굴에서 전달되는 미묘한 에너지까지도 관리가 필요한데, 이런 세심한 차이까지 고려하는 프로다운 생각을 가진 것이 매우 놀라웠습니다.
몸의 상태를 살피면서 마음 상태를 관리해 보아요.
40살에는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은, 공자나 맹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의식적으로 몸과 마음을 관리해서 맑은 컨디션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말이었습니다. 지금 이 뉴스레터를 읽고 있는 여러분, 혹시 얼굴을 찡그리고 있지 않았나요? 몸을 웅크리고 있지 않나요? 나의 얼굴 상태나 자세를 의식하면 내 마음 상태를 알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은 일하는 중간중간에 제가 어깨가 굽어 있는지, 화난 표정을 하고 있는지 살펴요. 그리고 만약 그렇다면 앉은 자리에서 심호흡을 깊게 하면서 마음의 노폐물을 빼어 내보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면 다시 기분이 좋아지고 몸도 얼굴도 평온한 상태로 돌아오게 되더군요. 여러분도 몸의 상태를 수시로 점검하면서 마음을 정화하고 맑은 얼굴을 만드는 습관을 가져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