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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왜 스스로 끊어서는 안되는가.

by 마음정원사 안나

내가 가장 피하고 싶어하던 주제인 자살 그리고 우울에 대한 책을 읽고 있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얇은 책인데도 불구하고 한장 한장 넘기는 손가락이 떨리고 조심스러운 것을 느낀다.





오래 전 내게 왜 자살을 해서는 안되냐고 누가 물어 보았다면 나는 아마 '모르겠다' 고 대답했을 것이다.


나는 사실 죽음이라는 것을 별로 무서워 해 본적이 없고, 삶이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이라고도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런 내게 지난 몇 년간의 '파고듦' 끝에 나만의 철학이 생겼다면 생겼을지 모르겠다.


누가 내게 왜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면 안되냐고 한다면,


나는 우리가 나비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박탈 당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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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벌레는 누에고치에서 오랜 세월을 지나 나비가 될 준비를 한다.


병아리는 달걀 속에서 오랜 변환 시간을 거쳐 껍질을 스스로 깨고 나온다.


이 중간에 누군가가 누에고치를 찢어주거나 달걀을 밖에서 깨트리면 애벌레와 달걀은 그 상태로 끝이 나고 결국 죽고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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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삶에서 겪는 모든 고통은 나비가 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고통 없이 누에고치를 찢고 나온 벌레는 없을 것이다.


우리의 고통에도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 때 스스로 이 노력을 멈추는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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