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이 정말 감정기복을 완화시켜줄까?
심리학이 나를 불렀다
저는 지금 사이버 대학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좋은 일반 대학원들 다 놔두고 왜 사이버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고 있느냐고 물으신다면 대학원 입학의 치열한 과정을 겪고 싶지 않았던 것도 크지만 (이곳도 경쟁률이 7:1이긴 했습니다만) 사실 이 학문에 너무 깊게 발을 들여놓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심리학은 깊이가 바다같은 학문이라서 아무리 공부해도 끝이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저는 그렇게 평생 공부만 해도 될만큼 여유로운 처지는 아니어서 말이죠.
그런데 그런 제가 지금 논문 과정을 신청했네요. 공부를 하면 할수록 제가 치유되는 것을 느껴서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공부하게 만드는 것이 이 학문인 것 같습니다. 심리학은 저에게 손짓을 했고, 저는 저항을 했지만 결국에는 빨려들어가고 있습니다. 너무 행복해 하면서요. ^^
제가 이번에 선택한 논문의 주제는 바로 마음챙김이 기분장애 (우울증, 조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것입니다. 제가 이 주제를 선택한 것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어요.
저는 고등학교 시절 심한 우울증을 겪었습니다.
무한하게 행복했던 중학교 시절을 지나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부터 저는 지독한 우울증을 겪게 되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었냐고 하냐면 글쎄요. 너무 행복하고 따뜻했던 보금자리를 잃어서 였을까요? 제게 중학교 시절은 꿈만 같을 정도로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는데요, 정서적으로 굉장히 안정적이었던 그곳을 떠나서 버스를 타고 차가운 도시 한가운데로 통학하는 고등학교를 가는 것 자체가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정서적으로 차갑게 느껴졌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 자체만으로 우울증이 발생하지는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제 안에 이미 우울증에 취약한 유전자가 있었고,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우울증을 촉발하는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했겠죠. 그렇게 두 가지가 화학작용으로 나타나서 저는 우울증이라는 아주 무시무시한 녀석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우울증은 불가항력적으로 저를 짓눌렀습니다. 시도때도 없이 눈물이 쏟아졌고, 삶에 아무런 의욕도 없어졌습니다. 제 안에 있는 어두움을 누군가 보기라도 한다면 아마 그 사람이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늪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 늪에 빠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을 쳤지요. 심지어 제가 그 어둠을 자세히 들여다 보기라도 한다면 정말 더 벗어날 수 없을 거라는 두려움이 가득해서 그때는 이런 마음을 글로 남길 수도 없었습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큰 슬픔이 저를 짓누르고 있었기에 저는 슬픔 외에는 어떤 감정도 느낄 수가 없었어요. 그렇기에 친구들과 기본적인 소통도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우울증을 경험하는 청소년들은 대인관계에서 위축을 경험한다고 하는데 저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제가 경험한 우울증은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세포의 문제였습니다. 우울증을 방치하면 뇌세포가 파괴된다는 연구가 있다고 들었는데 실제로 저의 기억력과 대응력은 현저하게 떨어져갔고, 저는 이것이 제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세포차원의 문제(생물학적 문제)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당시 저의 이런 마음을 누군가에게 털어놓을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고, 도움을 요청할 생각도 하지 못했지요.
그래서 지금도 생각하는 것은 우울증은 뇌를 조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명상은 뇌를 바꾸어서 부정적 정서에 빠져 있는 우리 자신을 구조해 내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명상을 제대로 알고 싶습니다.
저는 운좋게도 아주 우연히 중학교때 명상의 효과를 또렷하게 경험했습니다. 그것은 특별한 일이 없이도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이 소박한 현실을 꽉차게 행복하게 만들어 주었고, 제가 생각지 못했던 제 안의 창의력과 우수한 기억력 등 상상할 수 없는 내안의 잠재력을 끌어내 주는 경험이었습니다. 그 뒤로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 지금 본격적으로 명상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명상은 제게 알수 없는 미지의 세계와 같습니다. 공신력 있는 방법을 통해 수행을 하고 싶어서 절에 찾아 갔지만 불교에서 말하는 그 방대한 불교이론을 다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그나마 더 빠른 지름길로 명상에 관한 내용만 뽑아 놓은 학계의 이론을 파헤쳐 보기로 하였습니다. 명상을 논문으로 쓰면 관련 논문도 찾아보고, 관련 학회에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참여할 수밖에 없겠죠? ^^
그렇게 논문이라는 커다란 이유를 걸어 놓으면 관련된 영역을 모조리 공부할 수 밖에 없을테니 저는 이 영역을 보다 확실하게 이해하기 위해서 스스로 이런 방책을 만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되는 신비한 명상의 세계를 여러분들께도 안내해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좀 재미 없었을지 모르겠네요. 논문을 연구하면서 발견하게 될 이야기들은 여러분들이 지루하지 않도록 재미나게 써드릴게요 ^^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