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의 심리학
다들 '중년의 위기'라는 말을 많이 들어 보았을 것이다. 외관상 남부러울 것 없이 잘 사는 사람이 40 즈음에 이르러 인생의 방황을 하는 경우를 일컫는 단어인데, 그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앞만 보고 달려온 현대인이 비로소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점이 중년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 시점에 이르러서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열심히 달려왔는가? 내 인생의 의미는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기 때문이다.
'여러분은 삶의 목적이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선뜻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된다. 나도 그랬고, 11년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나오게 된 데에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기 위한 이유도 컸다. 오늘날 사람들은 그 어느 때 보다도 더 치열하게 경쟁하고 바쁘게 살아 가지만 삶이 보람되거나 자신이 이 세상에 뜻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극히 드물 것 같다. 설령 내가 속한 조직에서 만들어 내는 제품이 세상을 바꾸고, 나라를 이끌어 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왜 그런 걸까? 아마도 그건 내 인생을 관통하는 목적이 아닌 단편적으로 주어지는 목적을 향해 에너지를 쓰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좋은 대학, 좋은 회사, 좋은 집, 좋은 차와 같이 어떠한 특정 단어들로 규정지어질 수 있는 목표를 향해가지만 그것들이 나를 대변해 주지는 못한다. 저자는 그 사람의 정체성은 그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통해서만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나의 성공과 실패, 멋진 모습과 찌질한 모습, 이것이 좋건 싫건 간에 거기서 의미를 찾아내고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이다. 인생이 하나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어두운 시간조차도 이야기를 구성하는 데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저자는 철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의지를 포기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길을 모색했다. 장교, 교직원, 국회의원 보좌진이라는 다양한 직업을 20대에 모두 다 거치며 유학비용을 마련했고, 유학에 가서는 멕시코 가정에 세 들어 살 정도로 재정적으로 어려웠지만 본인이 하고 싶은 바가 있었기에 개의치 않았다. 그리고 결국 한국에 돌아와서 고려대학교 교수가 되었다. 그 뒤로는 다른 사람들이 정체성을 찾는 것을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삶을 관통하는 일관된 메시지가 있는 삶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을 읽고 더 많은 사람들의 자신의 정체성을 삶의 목적이라는 중요한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나도 지금부터 '내 인생의 이야기'는 무엇인지 적어 보기로 했다.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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