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의 심리학
저는 중고등학교때 반사회적 성향이 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그때 극도로 혐오하던 것이 있었으니 바로 마케팅과 마케팅에 '놀아나는(?)' 사람들 이었습니다. 저는 마케팅이라는 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쥐어 흔들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데로 조종한다고 생각 했어요. 그리고 그것에 휘둘리며 군중 심리를 따라가는 사람들을 사람들을 줏대 없는 인간들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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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제가 생각한 미디어의 악은 이런 것이었어요. 샤넬은 샤넬을 살 사람에게만 광고를 하면 되는데 샤넬을 살 여력이 안되는 나머지 99%에게까지 광고가 나가잖아요. 그러면서 전국민이 샤넬백을 들고 있어야 행복하다는 사상을 갖게 되고 샤넬백을 가지지 못하면 스스로를 비참하게 여기거나 아니면 빚을 내서라도 샤넬백을 가지려고 하는 현상이 일어나게 하는 것이죠. 1%에게는 자연스러운 일이 99%에게는 현실을 왜곡하게 만들고, 저는 이것이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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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린말은 아니죠. 근데 아이러니 하게도 저는 15년 뒤 제가 그토록 혐오했던 마케팅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기획이 싫어서 어디라도 도망가야 겠으니까 마케팅을 선택 했다고 팽계를 댔어요. 주변 사람들이 저보고 문과니까 거기가 맞을 거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고요. 저런 혐오스러운 일은 근절 되어야 한다고 굳게 믿고 있던 사람이 마케팅에서 일하면서 점점 이 일이 얼마나 재미 있고 매력적인지를 깨닳게 됩니다. 미디어에 의해 고통 받게 되는 사람들의 마음 따위는 잊어 버린채, 어떻게 하면 더 사람들에게 어필 하게 될까, 어떻게 해야 어떤 감각으로 어떤 감성을 전달하게 될까를 고민하면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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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것이 저의 그림자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색감, 화려한 이미지, 앞서가는 트렌드 이런 것들을 저는 사실 동경 하고 있었는데 저희집 분위기는 '검소하고, 소박하고, 꾸미지 않은 사람들' 이미지였고, 저는 내가 가질 수 없는 그 부분을 부정하며 저의 그림자로 내재화 시켜놨던 것 같습니다. '그림자'는 내가 의식하지 못하는, 무의식 영역에 감추어진 나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보통 다른 사람을 통해서 투영되어서 나에게 다가 옵니다. 내가 누군가를 극도로 혐오하거나 누군가를 과도히 찬양한다면 그것들은 모두 나의 내면에 무의식의 영역으로 있는 나의 모습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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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가 잘 살아가는 방법은 이 그림자를 인정하고 끌어 안는 것이죠. 긍정적 그림자는 나의 잠재된 가능성이므로 이것이 발현될 수 있도록 키워주고, 부정적 그림자는 '그것은 내가 아니야'라고 밀쳐내지 말고 '그것도 나의 부분이기는 해. 하지만 나는 그것을 조절할 수 있어' 라고 받아 들여야 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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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의 그림자를 아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저의 긍정적, 부정적 그림자를 모두 다 찾고 싶었어요. 근데 도~~~저히 너무 어려워서 절반도 제대로 이해를 못한 것 같습니다. 나의 깊은 내면으로 들어가서 무의식의 심연을 헤엄치며 나의 숨겨진 모습을 발견해 나가는 것은 결코 혼자 앉아서 책을 읽으면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어른이 되는 법'에서 나온 내용들을 좀 더 잘 이해하고 싶어서 골라든 책인데 뭔가 벽을 제대로 더 느꼈다고 해야 할까요. 그림자 이론에 대해서 잘 아는 분들이 있으면 좀 알려 주세요~~~ 제 자신과 저를 둘러싼 가족들 그리고 부모님의 그림자만 잘 이해해도 삶이 훨씬 더 명료하고 클리어 해 질텐데 말이에요.
심리학 책을 리뷰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