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사물에게 배우는 글쓰기
글을 처음 쓰기 시작했을 때 나는 나를 처음 만났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한 곳은 블로그였다.
책을 읽고 난 뒤 내 안에 남은 생각과 마음을 붙잡고 담아두고 싶어서였다.
책 속의 어떤 문장엔 오래도록 머물고 싶었고
어떤 장면은 알 수 없는 감정이 일었다.
그러한 감정을 말이 되게 끄집어내고 싶었다.
그래서 블로그라는 세상 속에 하나 둘 글로 옮기게 되었다.
누구에게 보이기 위함이 아닌
내가 나를 제대로 바라보기 위한 시간이었는지는 모른다.
처음 글을 썼을 땐 이 느낌마저도 몰랐다.
그렇게 자꾸 그 세상과 소통하다 보니
글이 나의 생각을 다듬어주기도 하고 정리해 주었다.
나를 들여다보게도 해 주었다.
나의 일상과 삶을 들춰내어 주기도.
그러다 보니 주변에 눈을 돌리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조용한 것들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고
매일을 함께 살아가는 사소한 것들과 순간들에게도
나의 문장의 조각을 붙이고 싶었다.
지금은,
커피처럼 따뜻하고 깊은 향을 가진 글을 쓰고 싶다.
한 모금의 여운처럼
오래도록 진한 향을 머금어 남는 문장.
조용하지만
솔직하고 다정한 나의 감정을 두드리고 건넬 수 있는 글.
그런 글을 쓰며
조금 더 나은, 나답게, 그리고 사람답게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