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 뒤끝
비 온 뒤끝의 노래
구름은 높이 쌓여
세상을 뒤덮었네.
무겁고 장엄했으나
그 끝은 이미 정해져 있었지.
나는 번개가 되어
그 구름을 흔들었네.
촉매로서, 신호로서,
비가 내리도록.
비는 마침내 쏟아져
먼지를 씻고, 길을 적시고,
새싹이 얼굴을 내밀었네.
그러나 내가 사랑한 것은
비 그 자체가 아니었지.
나는 언제나
비 온 뒤끝을 사랑했다.
맑은 공기, 새로 난 길,
빛이 더 선명해지는 순간.
그곳에서 나는 알았다.
이제 시작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