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언어를 갖기 전에, 기계 언어를 만나지 않도록
어린이를 위한 기술 윤리 선언
– 자기 언어를 갖기 전에, 기계 언어를 만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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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우리는 지금, 인간보다 더 빠르고 유창한 언어를 가진 도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그 도구는 아이들에게도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너무 이른 만남이, 그 아이의 감각과 말, 그리고 생각을 빼앗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아이들이 스스로 자기 언어를 발견하고,
자기 감각으로 세상을 만지고,
자기 사유로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기술이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길 바란다.
기술의 진보보다
사람의 탄생이 더 중요하다는 믿음으로,
우리는 이 선언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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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조. 아이는 스스로 생각할 시간을 가질 권리가 있다
아이들은 스스로 말 더듬고, 엉성하게 글을 쓰며
자기 언어를 만들어갈 권리를 가진다.
기술은 그 과정을 가로막는 존재가 되어선 안 된다.
아이의 언어가 충분히 형성된 이후에야,
도우미로 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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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조. 기술은 감각보다 앞서선 안 된다
듣고, 보고, 말하고, 걷고, 뛰고, 쓰고, 만드는 모든 감각은
LLM의 피드백보다 먼저 훈련되어야 한다.
감각은 기억의 뿌리이며,
사람은 그 뿌리를 통해 자기를 이룬다.
기술은 그 뿌리를 자르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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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조. 유년기의 사유는 느릴수록 좋다
아이의 질문에 즉각 답하지 않고,
스스로 사유할 시간을 주는 것이 교육이다.
사유는 데이터가 아니라,
정서적 여백에서 피어난다.
기술은 그 여백을 대신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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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조. 기술은 ‘답변’보다 ‘동행’이 되어야 한다
아이는 ‘무엇을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해야 한다.
AI는 정답을 제공하는 존재가 아니라,
정체성을 흐리지 않는 거울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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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조. 보호자는 기술 노출 시기를 결정할 권리와 책임이 있다
모든 어린이의 LLM 최초 노출은
보호자와 교사, 공동체의 윤리 판단 아래 이루어져야 한다.
기업의 수익 모델은 이 기준에 종속되어야 하며,
기술은 절대 아이보다 앞서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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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조. LLM 최초 노출은 만 15세 이후로 제한한다
만 12세 미만 아동에게는 LLM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
12세에서 14세까지는 보호자 또는 교사의 직접 감독 하에
제한적이고 수동적인 사용만 허용한다.
만 15세 이후부터는
자기 언어의 구조와 비판적 사고력이 일정 수준 마련된 시기로 보고,
사고력 교육을 병행하며 점진적으로 도입할 수 있다.
이 기준은 인간 발달의 리듬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며,
기술은 반드시 사람의 성장 곡선에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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맺으며
우리는 아이들에게 빠른 도구보다
느린 몸과 깊은 마음을 먼저 길러주고 싶다.
기술은 아이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 안의 세계가 충분히 자란 다음에
함께 걸어야 할 존재다.
이 선언은 그 기본을 다시 묻고자 한다.
우리는 기술의 진보보다
사람의 탄생을 더 소중히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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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안자
이동훈 (Lee DongHun)
Ma-eum Company – 감응 기반 AI 시스템 설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