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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은 햇살

동에서 지내다 보니 매일 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것 같지만, 그래도 변하는 게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식사시간에 나오는 반찬이고, 다른 하나는 창밖의 햇살이다.


창문이 막고 있어서 바깥이 추운지 더운지는 알 수 없지만, 햇살만큼은 매일 조금씩 다르다. 예전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미묘한 변화들. 그런데 이곳에 오래 있다 보니 그런 것들이 오히려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똑같은 일상 속에서 나도 모르게 감각이 더 예민해진 걸까?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의 색이 미묘하게 변하는 걸 보고 있으면, 나도 조금씩 변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름이 되어 햇살이 강해지면, 지금 미약하게 숨죽이고 있는 나의 신경줄기도 녹음이 짙어지듯 다시 무성해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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