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57
병원에 입원한 이후,
“가장 기뻤던 순간이 언제였냐”라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2월 중순 아침에 스스로 소변을 눌 수 있었던 그 순간이라고 말할 것이다.
당시 나는 소변줄로 인한 전립선 염증 때문에 수술 이후 재활조차 받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소변줄을 유지할 수 없어 배에 구멍을 뚫는 방광루를 고려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비뇨기과 담당 의사는 다시 소변줄을 달지, 방광루를 달지 고민하고 있었고,
나는 말 그대로 속이 타들어가는 심정이었다.
허리 수술 후 기력도 없는 상태에서,
이번엔 배까지 뚫는다고 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그 순간, 나는 신께 매달리듯 간절한 마음으로 배에 힘을 줬다.
어떻게든,
정말 어떻게든 내 힘으로 소변을 보겠다는 일념뿐이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소변이 나오기 시작했다.
방광이 스스로 작동한 건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배에 힘을 주어 짜내듯 겨우겨우 소변을 누는 상태였다.
침대는 내 소변으로 흥건히 젖어갔지만,
그때의 나는 기뻐서 어쩔 줄 몰랐다.
소변을 누고 이렇게 기뻐할 수도 있구나 싶었다.
마치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주인공 앤디가 감옥을 빠져나와 빗속에서 두 팔을 벌리고
“프리덤!!”을 외치던 장면처럼,
나도 내 몸으로부터의 자유를 느꼈다.
그 덕분에,
본격적인 재활 치료가 시작될 수 있었고,
그 이후로 나는 힘들 때마다 신께 간절히 기도하는 습관이 생겼다.
재활은 결코 쉬운 여정이 아니었고,
때론 몸도 마음도 지쳤지만,
그 첫 기쁨을 기억하며 버텨낼 수 있었다.
아직 기뻐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다.
드디어 서게 되었다
그리고 걷게 되었다
마침내 힘찬 걸음으로 퇴원하게 되었다.
이런 생각만 해도 즐거운 일들이 많이 남아있다
그래서 오늘도 열심히, 묵묵히, 그리고 감사히 재활에 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