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생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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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어머니의 생신이다.

어제 누나와 동생네 가족이 어머니를 모시고 본가 인근 식당에서 조촐하게 식사를 하기로 했다고 한다.


우리 가족은 웬만하면 어머니 생신 때면 부산 파라다이스 호텔 뷔페를 갔었다.

선뜻 내기엔 부담스러운 가격이지만,

그래도 1년에 단 한 번, 어머니의 생신만큼은 가족 다 함께 모여서 근사하게 식사를 하고 싶어 그렇게 해왔다.


그런데 2023년, 어머니 생신은 챙기지도 못했다.

그해 5월 말, 어머니께서 뇌출혈로 쓰러지셨기 때문이다.

증세는 위중했고, 한 달이 넘도록 스스로의 기억도 온전히 돌아오지 않았었다.


그때 누나와 동생, 그리고 나는 서로에게 이렇게 말했다.

“내년 생신에는 꼭 다시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식사하자.”

그러면서도 마음속으로는 그 일이 기적과도 같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정말 그 말처럼,

다음 해 어머니의 생신에는 우리가 다시 파라다이스 호텔에 모일 수 있었다.

어머니께서는 재활에 성공하셨고,

비록 불편하시긴 했지만 퇴원하셨다.


그래서 올해도 당연히

어머니의 생신을 파라다이스에서 함께 축하할 줄 알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직 걷지 못하는 나 때문에 그러지 못했다.

그 사실이 죄송하고, 미안하고, 속상하다.


그래도 다시 마음을 다잡는다.

내년에는 반드시, 다시 모두 함께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식사를 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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