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하기 위하여

by hechi

#당신의기쁨과위안 #마음의필사 #236


사랑은 온몸의 세포가 멍청해지는 일.


소풍하기 좋은 날, 볕이 따스하고

잔잔한 바람도 불어 주시는. 좋은 날,

보다 백배 더 좋은 날이어도

눈 앞에 없는 당신이 늘 불안해.


볕이 너무 따깝지 않을까

바람은 너무 서느롭지 않을까

신이 발에 너무 큰 건 아닐까. 쳐진 걸음,

급한 걸음이 되어 넘어지진 않을까.


식당의 음식은 입에 맞을까

김치는 너무 짜지는 않을까

국은 너무 뜨겁지 않을까. 함께 앉은

이들이 어색해 밥이 얹히진 않을까.


멋진 풍광이 외려

나와 함께하지 못함에

당신의 마음 쓸쓸케

하지는 않을까. 사랑은


이렇게 쓰잘데기 없는 일들에

온몸의 세포가 멍청해지는, 사랑은


나보다 너를 더 위하는 마음, 그렇게

나를 위하는 일.


#지용 #풍랑몽2

매거진의 이전글풍랑주의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