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기쁨과위안 #마음의필사 #237
‘휘영청 갠 날’을 따라서 걸어본다
소설이 지나가는 11월의 끝 자락에
첫눈은 폭설로 내려 세상이 깊어진다
내린 눈 위로 또 그렇게 쌓이는. 저 위에
하늘에서 여기 아래 밑으로 떨어진,
작은 얼음들이.
세상의 소란스러운 유난의 예보들을
피해 그들의 첫인사, 그 눈짓을 위해.
지난 매화가 필 무렵 헤어진 장갑이
건네는 ‘잘 지냈지?’ 하는 악수, 에서
전해지는 감촉, 따뜻한.
발목이 높은 운동화의 끈도 다시 매고
험악한 구름이 사라진 하늘, ‘휘영청 갠’
그 밑으로 나서본다.
아직 떨어지지 않은 울긋불긋들이 어제 내린 솜털을 덮고 어색해 한다 땅에선 습설에 낙엽이 싱그러워진다며 역시, 어색하게 웃는다
그것들의 사이로 겨울이 불어오는 시린 입김
내 속에선 더운 그것이 얼굴 앞에서 달큰하다
가벼운 걸음 첫눈 산책 뽀드뜩뽀드뜩 아직
아무도 밟지 않는 눈볕, 반짝반짝 그곳으로
한 없이 걸어나볼까나.
바람이 불어오는 그곳을 찾아 한 없이 걸어나볼까나
여기 이곳 까만 속, 내던져버리고 걸어나볼까나.
아무렴. 너의 첫인사를 고이 가슴에 품는다.
#지용 #말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