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아 힘든 이들을 위해, "나는 왜 생각이 많을까?"라는 물음에 답해주고 도움을 주는 책. 쉽고 따뜻하고 간결한다. 30분 ~ 1시간만에 휘리릭 읽을 정도로 술술 읽히는 책이다. 이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어쩌면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내용들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뇌과학적 근거들을 가지고 들려주는 이야기이기에 조금 더 흥미롭고, 조금 더 설득력 있다.
우리의 이야기는 책의 앞에서부터 뒤로, 내용과 각자의 경험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이어졌다. 누군가는 책의 솔루션에 대한 공감을, 누군가는 생각이 많아 힘들었던 경험을, 누군가는 힘들어하는 친구를 위한 작은 조언을 건네며 이야기를 나눴다. 아래는 우리가 나눈 대화의 몇몇 조각들이다.
SW
: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 중 하나는 의사결정에 관한 부분이었다. 의사결정을 빠르게 해야 불안이 없어진다는 이야기였다. 전에 함께 읽었던 알랭 드 보통의 "불안" 생각이 났다. 그 책에서도, 여기서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나도 빨리빨리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인데, 의사결정을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니 삶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는 걸 경험하고 있다
JH
: 나의 인생 신조 중 하나가 "선택하면 옳게 만들자"는거다. 양갈래 방향을 만들고 하나를 선택하고 나면 되게 만드려고 노력한다. 물론 잘 안 될 때도 있다. 어렵다. 하지만 고민하는 데 소모하는 에너지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SW
: 우리는 비교하는 사람들이라고 책에서 말한다. 요즘 나를 보면서 많이 느낀다. 주변에서 이직을 잘 하니 나도 해야할 것 같은 식이다. 회사에서 맡은 일을 되게 만들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잘 안 되고 있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상황과 비교하게 되고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생각도 많아진다.
JH
: 아까 말한 방법에서 하나 덧붙이고 싶은 건, 내가 선택한 것의 장점을 더 많이 보는 거다. 나도 SW와 비슷한 사례를 경험하고 있는데, 시장 환경이 변하면서 우리 회사 사람들의 가치가 높아졌다. 시장에 뛰어드는 다른 회사들로 잘 이직하더라. 훨씬 더 큰 보상을 받으면서 이직하곤 한다. 나는 여기 남아있기로 했는데, 여기 남기로 결정해서 취할 수 있는 장점을 잘 보려고 하고 있다. 그게 내가 내 선택을 옳게 만드는 방법인 것 같다.
SW
: 감정을 가라앉히는 나만의 방법을 "조작적 조건화"를 하라는 조언을 책에서 한다. 각자의 "조작적 조건화"된 감정을 가라앉히는 방법이 있는지 궁금하다.
HN
: 싱잉볼을 사용한다. 싱잉볼을 쳐서 소리를 내면 30초 정도 지속되는데, 싱잉볼 소리와 그 소리가 지속되는 시간이 감정을 가라앉히기에 도움이 된다. (싱잉볼 사용에 공감하는 친구들이 많았다)
SW
: 그 자리에서 떠나서 환경을 바꾸고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효과를 많이 경험했다. 특히 감정이 격앙되어 갈등이 있는 상황에서 효과를 보았는데, 내 감정을 가라앉히는 것 말고도 상대에게 어떤 메세지를 던지는 효과도 있는 것 같더라.
SH
: 나는 시간을 갖는 부분에서 명상이 떠올랐다. 성공한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명상을 해야 한다'였다. 개인적으로는 명상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차분해지더라. 그런데 명상이 어렵다.
DY
: 명상은 지켜보는 것, 객관화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하더라. 여러 가지 명상의 형태를 봤는데, 결국에 모든 건 나의 감정과 생각을 객관화하는 훈련이었다. 춤 명상은 춤을 추고 있는 나의 몸을 한 발짝 떨어져서 느끼고 경험하는 연습을, 호흡 명상은 나의 호흡을 한 발짝 떨어져서 느끼고 경험하는 연습을 하는 식이다.
HN
: 자기객관화는 현재 감정에 심취되지 않게 해주는 방어 도구가 되어 준다. 나를 바라볼 수 있게 되면 관계에도 도움이 된다. 나의 감정을 바라보고, 인식해서 그대로 전달하면 상대방이 수용하기에도 훨씬 쉬워져서 싸움으로 번지지 않게 된다.
SW
: 우선순위를 정하고 자잘한 것에 신경쓰지 않는 것은 최선의 선택을 하도록 하고, 생각이 많지 않도록 해준다고 책에서 이야기 한다.
DY
: 하지만 우선순위를 정하고 나서 정말 자잘한 것에 신경쓰지 않는 게 힘들지 않나. 어떻게 해야 할까.
JH
: 글로 써보는 방식이 있을 것 같다. 여러 가지 일이 있을 때, 글로 써서 눈으로 보면 정리가 실제로 되고, 생각이 정리가 되더라. 이게 불안을 글로 써는 것과도 연결되어 있는 것 같다. 눈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이니까.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는 어쩌면 생각을 하며 우리의 존재감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많아질 때는 어쩌면 내가 속한 곳에서의 나의 존재감이 작아지고 있을 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 세상에서 나의 존재감을 느끼는 방법으로 성취를 정했는데, 성취감을 느끼고 있지 못하면 생각이 많아진다. 이 세상에서 나의 존재감을 느끼는 방법으로 아이와의 관계를 정했는데, 아이와의 관계가 느슨해지거나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으면 생각이 많아진다. 만약 내가 정한 방법이 돈이었는데 돈을 벌지 못한다면 생각이 많아진다.
나는 나의 존재 가치를 어떻게 정의 내리고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어쩌면 내가 생각이 많아지는 지점에 있지는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