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랩스틱에서 스턴트까지<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톰 크루즈

by cozyoff

필름을 필사하다,《매거진 필사




맨몸의 연대기: 톰 크루즈가 쓰는 아날로그 시네마 찬가

-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2025, 크리스토퍼 맥쿼리)

by. ossion



영화 서사에서 '빌런(Villain)'은 주인공과 대척점에 서서 신념의 충돌을 야기하거나 적대적 의도를 드러내는 인물 군을 지칭합니다.


어느덧 여덟 편에 이르는 대장정의 클라이맥스를 향해가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역시, 그 역사만큼이나 다채로운 빌런들을 등장시켜 에단 헌트(톰 크루즈 분)의 운명을 끊임없이 위협해왔습니다.


그러나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의 빌런은 이러한 다양성의 범주를 넘어, 인공지능(AI)이라는 형태로 에단 헌트와 대면합니다. '엔티티(Entity)'라 명명된 이 AI는 전 지구적 시스템 보안망을 무력화하고 핵무기 통제권마저 장악할 수 있는 가공할 능력을 지닌, 초월적 위협으로 그려집니다.


이에 맞서는 에단 헌트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자신의 '육체'뿐입니다.
디지털화된 빌런과 달리, 그는 여전히 '인간'이라는 아날로그적 존재성을 고수하며 험준한 지형을 질주하고, 창공을 가르는 항공기에 매달리며, 심연을 알 수 없는 바다로 뛰어듭니다. 그의 육체는 마치 불멸에 가까운 듯, 물리적 한계를 시험하는 도구이자 신념의 표현 수단으로 작용합니다.


궁극의 기술력을 흡수하며 최종 진화 단계에 이른 빌런과 대조적으로, 에단 헌트는 여전히 아날로그적 방식의 투쟁을 선택합니다. 관객들은 이러한 에단 헌트의 모습, 더 나아가 스크린 바깥에서 그를 연기하는 배우 톰 크루즈라는 피사체의 움직임에 깊이 매혹됩니다.

'NO 대역, NO CG'라는 원칙을 온몸으로 증명하는 톰 크루즈의 아날로그적 퍼포먼스는 그를 '할리우드의 얼굴'로 명명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의 연기는 단순한 '연기(acting)'를 넘어선, 작품에 대한 '헌신(dedication)'의 영역으로 확장됩니다.


이는 마치 고전 할리우드 슬랩스틱 코미디의 세 거장,

찰리 채플린, 버스터 키튼, 그리고 해럴드 로이드를 떠올리게 합니다.


63754567878.JPG 파라마운트 픽처스


물론 '슬랩스틱''스턴트'는 그 목적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슬랩스틱의 주된 목적이 관객에게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라면, 스턴트는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데 중점을 둡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년이라는 시간의 간극을 뛰어넘어 톰 크루즈와, 이들 거장들이 공유하는 정신에는, '육체의 미학(aesthetics of the body)'이라는 분명한 계보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영화는 순수한 피사체의 운동(movement of the pure subject)을 통해 비로소 완성되는 예술'이라는 명제로 응축되며, <파이널 레코닝>은 이를 단순히 이론에 그치지 않고, 시청각적 체험의 차원에서 강렬하게 실현해 냅니다. 특히 카메라가 배우의 움직임을 고정된 피사체가 아닌 살아있는 동력으로 포착하면서, 관객은 인물의 '몸'이 스크린 너머로 확장되는 듯한 몰입감을 경험하게 하죠. 디지털 특수효과를 최소화하고 물리적 리스크를 감내하는 배우의 실제 움직임은, 결과적으로 시네마가 지닌 본질적 리얼리티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이러한 육체 중심의 미학은 작품 전반에 걸쳐 일관된 연출 전략으로 구현되며, 각 스턴트 시퀀스는 단순한 액션을 넘어선 서사적 장치로 작용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심해 속 난파된 잠수함을 탐색하기 위해 에단 헌트가 수중으로 몸을 던지는 시퀀스였습니다.,


이 장면을 위해 총 2년 반의 준비 기간과 수심 10미터에 달하는 900만 리터 규모의 초대형 수조가 동원되었고, 톰 크루즈는 그 안에서 총 75분간 유영하고 낙하하며, 심지어 잠수복을 벗는 고난도의 수중 액션을 직접 수행했습니다. 그의 스턴트는 '목숨을 건 연기'라는 표현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실감케 합니다.


이번 작품에서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은 유독 톰 크루즈의 육체와 아날로그 시네마의 본질을 융합하는 작업에 집중한 모습입니다. 이는 팀플레이의 유기적인 쾌감보다는, 톰 크루즈 개인의 한계를 시험하는 듯한 스펙터클을 전면에 내세우려는 명확한 연출 의도로 보입니다.


반면, 이러한 선택은 상대적으로 각본의 밀도와 서사적 개연성에 대한 집중도를 상대적으로 저해하기도 했습니다. 2시간 49분이라는, 액션 장르로서 이례적으로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스턴트의 극한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스토리텔링의 정교함이 다소 거칠게 전개되는 아쉬움을 남깁니다.


124346_2813003_1748339913714961778.jpg 파라마운트 픽처스


그럼에도, <파이널 레코닝>은 그 자체로 이미 현대 할리우드 액션 영화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수중 시퀀스뿐 아니라, 경비행기에 매달린 톰 크루즈의 '육체' 역시 그 상징성을 더욱 강화합니다. 마치 지상에서 연기하듯 자연스러운 동작의 연결, 그의 안면을 끊임없이 강타하는 거센 바람, 서서히 추락하는 기체 위에서 펼쳐지는 일련의 액션 시퀀스들은 관객을 숨 막히는 긴장감 속으로 몰아넣습니다.


톰 크루즈는 이 시대의 진정한 액션 스타이자, 위대한 배우이며, 누구보다 빛나는 스턴트 퍼포머입니다. 그의 존재감은 더 이상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라는 특정 프랜차이즈의의 범주를 넘어서,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아날로그 시네마의 정신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톰 크루즈의 실존은 곧 '할리우드의 얼굴'을 상징하며 디지털 시대에도 여전히 건재한 아날로그 시네마의 정신을 고스란히 품고 있습니다.
그의 육체적 언어는 이제 단순한 장르 표현을 넘어, 하나의 영화적 가치로 평가받아 마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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