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이돌레 매거진 May 27. 2020

Time For Confession : KAI

WRITER 바수라     

필자의 아이돌 취향은 속된 말로 메인댄서 처돌이형이다. 어떤 아이돌 음원이든 마음에 드는 노래가 생기면 일단 해당 그룹의 메인댄서를 찾아 그 혹은 그녀의 직캠을 집중적으로 검색한다. 수많은 메인댄서 포지션의 아이돌 가운데, 필자의 마음을 가장 깊게 울린 메인댄서는 두말할 것도 없이 엑소 카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안무 소화 능력만으로 설명하기엔 부족한, 남자 아이돌 최고의 옴므파탈인 카이는 특유의 나른하고 치명적인 분위기와 무대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스크린 밖 시청자까지 단숨에 사로잡는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필자가 카이의 무대를 접하게 된 경위, 추천할만한 직캠 및 영상, 영상별 포인트를 꼽아보도록 하겠다.      




무대를 접한 계기 

2013년은 정규 1집 리패키지 타이틀곡 '으르렁'으로 엑소가 가요계의 판도를 뒤흔든 역사적인 해였다. 그러나 당시 필자는 SM 최고의 수작으로 손꼽히는 명반 중 하나인 샤이니의 정규 3집에 빠져있었다. 무려 12명이라는 다인원 그룹의 멤버 중 한 명인 카이는 샤이니 태민의 절친 정도로만 알고 있었을 뿐이다. 엑소의 노래는 자주 들었지만, 직캠을 찾아볼 정도의 관심을 두진 않았기에 카이라는 이름은 필자에게 꽤 오랫동안 공란으로 남겨져 있었다. 

카이를 주목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엑소의 두 번째 정규앨범인 <EXODUS>에 실린 샤이니 종현의 자작곡 [Playboy]였다. 해당 곡의 도입부에는 'Hey, Playboy'라고 읊조리며 나직하게 웃는 카이의 목소리가 삽입되어 있다. 한 소절이라고 보기에도 어려운 그 짧은 4초의 순간은, 일시적인 뇌 정지로 착각할 만큼 달팽이관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비단 도입부뿐만 아니라, 필자 견해로는 엑소의 음반 수록곡 중 단연 최고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모든 요소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곡이라고 본다. 이렇듯 애정하게 된 [Playboy]의 무대를 보지 않고 넘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선택한 무대 영상은 앨범 발매 직후 열린 엑소의 단독 콘서트 마지막 날, 카이의 직캠이었다. 수많은 멤버 중 굳이 카이를 고른 까닭은 오로지 샤이니와의 연결고리 하나 때문이었고 당시까지만 해도 필자는 메인댄서 처돌이라는, 본인의 아이돌 취향을 깨닫지 못한 상태였다.      



Playboy 

https://www.youtube.com/watch?v=koQI2n6hA90

©Hey Kai 20150315

무려 5일이나 계속된 콘서트의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해당 영상에선 상대적으로 힘이 많이 빠진 카이를 확인할 수 있다. 가만히 서 있는 것조차 버거워 보일 정도로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그러나 카이는 피곤함조차 표정을 갈무리해 나른함으로 승화시키는 기적을 보여준다. 피곤함에 절어 반쯤 감긴 눈이 오히려 유혹하는 듯 내리깐 것처럼 보여 더욱 치명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또한, 비틀거리며 걷다가도 안무를 춰야 하는 파트가 나오면 곧바로 각 잡힌 자세로 원상복귀 한다. 속도가 허락하는 한 동작 하나하나 크게 그리며 박자에 칼같이 맞추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Lotto

https://www.youtube.com/watch?v=_76ZHuNr17w

©Mr. Destiny 20170101

해당 영상은 2016년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MBC 가요대제전 생방송 무대의 직캠 영상이다. 2016년 정규 3집 <EX'ACT> 활동 당시 입은 부상으로 인해 장기간 무대에 서지 못했고, 약 4개월간의 휴식기를 거쳐 그해 연말 시상식 시즌이 돼서야 무대 위로 복귀할 수 있었다. 따라서 카이로서는 3집 리패키지 타이틀곡 [Lotto] 무대를 최초로 선보이는 셈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s8bnKjuaZAw

필자가 추천하는 직캠 영상은 대부분 17년도 이후의 것인데, 이 시기 전후로 카이의 체격상에 현저한 변화가 보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180cm 이상의 장신은 팔다리 관절 끝까지 강약을 조절하기 어려우므로 춤을 출 때 자칫하다간 허우적댄다는 인상을 주기 쉽다. 또한, 체격이 커지면 전반적으로 몸이 둔해 보이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일부 팬은 그들의 최애가 근육을 펌핑해 체격을 키우는, 소위 말해 벌크업 되는 것을 기피한다. 물론 카이는 벌크업보단 슬랜더에 가까운 편이다. 그러나 17년도 이전인 [Call Me Baby]나 [Love Me Right] 활동기 시절의 모습과 비교하면 확연한 체격 차이가 느껴지며, 전반적으로 훨씬 다부진 형상으로 변한 것이 보인다. 그가 득근함에 따라 의상 노출 수위도 동시에 높아졌는데, 상단의 가요대제전 무대를 기점으로 추후 활동에서는 크롭티 등 파격적인 의상 착용의 빈도수가 증가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독무 연습

https://www.youtube.com/watch?v=QgW1kv82Ku4

©안무가 심재원 20180227

평창 올림픽 폐막식에서 엑소의 오프닝 무대는 카이의 독무였다. 본무대의 경우 조명이 어둡고, 당시 카이가 착용한 긴 도포의 한복 의상이 디테일한 안무 요소를 보는 데 방해가 되므로 연습 영상을 추천했다. 꽹과리 리듬과 혼연일체로 박자를 맞춰 춤을 추는 카이의 형상은 우아하고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한 마리의 학처럼 보인다. 

해당 영상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카이의 장단 조절이다. 꽹과리의 잔음이 길게 남으면 이에 맞춰 잔음이 사라질 때까지 동작을 지연시킨다. 그러나 꽹과리가 잔음 없이 곧바로 다음 박자로 넘어갈 경우, 카이 또한 그 속도에 따라 바로 다음 동작으로 넘어간다. 영상 후반부에는 2배속 댄스가 가소롭게 보일 정도로 쉴 새 없이 몰아치는 꽹과리 장단에 맞춰 프레임마다 동작이 전부 다른 극악의 난이도가 등장한다. 이때 동작 별로 끊어 매 순간 빠르고 정확하게 안무를 소화해내는 카이는 보는 이에게 짜릿한 희열감을 선사한다.      



Title Sequence of Sequence

https://www.youtube.com/watch?v=qETsSIIf8mU

©Mr. Destiny 20161224

미스터 데스티니(Mr. Destiny, 일명 미데)라는 네임드 홈의 영상회 티저로, 단일 영상이 아닌 여러 직캠의 합본 영상이다. 해당 영상에선 메인댄서로의 면모가 잘 드러나지 않지만 카이 특유의 뇌쇄적인 분위기를 가장 잘 살린 영상이라고 판단하여 추천했다. 영상에 삽입된 배경음악은 The Weeknd의 [Earned It]으로 엑소의 [Playboy]와 유사한 컨템퍼러리 알앤비 장르에 속한다. 비슷한 장르라는 공통점 때문인지 상단의 [Playboy] 직캠에서 느껴진 나른한 섹시미가 그대로 전이된 듯하다. 영상 전반에서 베이스드럼의 느린 박자에 맞춰 무대 위에서 돌변하는 카이와 일상 속 카이의 모습이 교차로 배열하여 무대와 일상의 간극을 극대화시키는 효과를 주었다. 해당 영상의 하이라이트는 배경음악에서 음이 꺾이는 파트와 영상 속 인물이 고개를 꺾는 타이밍을 일치시킨 부분, 그리고 연이어 나오는 드럼라인에 맞춰 조명의 밝기를 변경한 점이다. 마무리 부분은 카이가 직접 지휘를 하고 끝낸 듯 노래와 영상의 합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진다. 뮤직비디오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 2편에서 계속됩니다 - 




* 본 글은 아이돌레 웹진에 실린 기사 입니다. 

  웹진 아이돌레에서 보다 다양한 글들을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 웹진 아이돌레: https://www.magazineidole.com

- Facebook '아이돌레'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pg/magazineidole

- Instagram '아이돌레': https://www.instagram.com/magazine_idole

- Twitter '아이돌레' https://twitter.com/magazineidole


매거진의 이전글 AboutU <내 사탕 누가 먹었어>, 원곡은 다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