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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돌레 매거진 Dec 09. 2020

K-POP 세계관의 확장과 활용

SM엔터테인먼트의 세계관 확장/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세계관 콘텐츠 IP

Writer. 쪼꼬

각 장르의 독특성을 좇던 모더니즘에서 모든 장르는 음악을 부러워했다. 음악이 가지는 추상성이 예술의 자족성에 부합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모더니즘이 발화한 지 70년이 지난 지금, 음악은 다른 장르의 영역까지 끌어와 청각을 넘어 시각으로도 우리를 만족시키려 한다. 음악에 딱딱 맞춰 움직이는 군무, 쉴 새 없이 화려한 이미지가 이어지는 뮤직비디오 등. 특히 세계관의 도입은 가사의 은유로는 완전히 가질 수 없던 소설의 서사성을 빼앗아오면서 K-POP이 완벽한 종합 예술로서 군림하게 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세계관 확장
SM엔터테인먼트 이성수 대표 ‘컴업 2020’ 연설

세계관 개념을 가장 먼저 도입한 것은 SM엔터테인먼트였다. EXO는 데뷔부터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콘셉트를 설정하고 계속해서 스토리텔링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 혁신에 대중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고, 이후 K-POP에서 세계관은 필수 불가결한 것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컴업 2020’ 연설에서 SM 이성수 대표는 “세계관은 문화기술의 정점에 서 있다. 산업이 말이 되게 하는 것이고, 팬들에게 공감을 주게 하는 장치이며, IP다”라고 하였다. 이제 K-POP은 음악이 세계관에 지배당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M엔터테인먼트는 이제 각 아티스트 세계관 간의 유기적인 연결을 꿈꾸고 있다. 자사의 모든 아티스트들의 세계관을 연결하는 작업인 SMCU를(SM Culture Universe) 통해서. NCT의 뮤직비디오에는 aespa의 로고가, aespa의 뮤직비디오에는 보아가 등장한다. 아티스트의 뮤직비디오를 MCU(Marvel Cinematic Universe)의 쿠키 영상처럼 활용한 것이다.


더 나아가서, 지난 11월 ‘Black Mamba'로 데뷔한 'aespa(에스파)'는 아바타 아이돌 개념을 제시한다. 에스파는 4인조의 기본 틀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방식을 통해 아바타 멤버가 활동할 수 있다. EXO-K, EXO-M의 이원체제, NCT의 무한확장 체제, SuperM의 유닛 체제에서 기술적으로 한 차원 더 발전한 모습이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세계관 콘텐츠 IP 활용
네이버 웹툰 화양연화 PT.0  <SAVE ME>

방탄소년단(BTS) 역시 촘촘한 세계관으로 유명하다. 이들의 세계관은 BTS의 뮤직비디오의 상세설명 중 BU(BTS Universe)라는 표식을 통해 쉽게 인지가능하다. 화양연화-WINGS-Love Yourself-MAPE OF THE SOUL 시리즈로 이어지는 세계관은 문학, 철학,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레퍼런스를 차용하고 있다. 이러한 인문학과의 결합은 K-POP 세계관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는다.


빅히트는 특히 방탄소년단만큼이나 많은 사랑을 받는 시리즈(세계관) ‘화양연화’의 IP를 활용하여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2019년 네이버 웹툰 '화양연화 PT.0 <SAVE ME>'을 시작으로, 세계관을 책으로 집필하여 ‘화양연화 the note’를 출판하였고,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게임 ‘BTS Universe Story’도 제작하였다. 최근 드라마 ‘유스(YOUTH)’ 제작 및 캐스팅 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멤버들의 본명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팬덤 안에서 큰 논란이 일고 있다. 실명을 사용하는 것이 멤버들을 보호하지 못하여 반인권성을 가진다는 것이 주된 이유이다. 여전히 진행 중인 문제이기 때문에 소속사와 팬덤이 어떤 방향으로 합의해 나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앞으로 K-POP 세계관은 기술 발전에 따라 또 다른 분야로 뻗어 나갈 가능성이 크다. 이런 모습을 보면 세계관이 SM 이성수 대표의 말처럼 ‘아티스트와 음악을 표현하기 위한 새로운 비전’으로 남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앞서 소개한 SMCU와 IP 콘텐츠 활용은 모두 음악보다 세계관 자체에 집중했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세계관이 이미 보조 역할이 아닌 완연한 하나의 스펙터클이 되어 음악이라는 본질을 앞선 것이다.


설령 우리가 음악을 넘어서는 세계관을 부정적으로 바라본다고 하더라도 K-POP은 그것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 콘텐츠 IP 사업은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던 공연사업의 타격을 메울 수 있는 가장 유효한 수단이다. 아티스트 없이도 각종 이미지와 광고로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관과 콘텐츠 IP 사업이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 나갈지 계속 지켜봐야하겠지만, 그 길이 K-POP의 본질인 음악과 아티스트에 해가 되지 않는 방향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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