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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돌레 매거진 Nov 15. 2021

원어스만의 창을 내고쟈, ‘적월도 (赤月圖)’ 콘서트

* Writer. 담다디


 코로나 19 사태가 일어난 지도 벌써 2년째, 케이팝 시장은 ‘위드 코로나’ 시행과 함께 지금까지 온택트로 이루어졌던 케이팝 행사들을 오프라인으로 전환하는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국면 가운데 가장 크게 차지하고 있는 부분은 단연, 콘서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때까지 수용 인원 문제로 인해 온택트로 만 개최되었던 콘서트들이 점점 오프라인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트로트 시장의 경우 이미 전국 투어 콘서트를 오프라인 형식으로 진행한 바가 있고, 신인 그룹 트레저의 경우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준수하며 오프라인 팬미팅을 개최하였다.

ⓒ RBW Entertainment.

 여기 오프라인 전환의 시작을 알리는 콘서트가 있다. 바로 11월 6일부터 7일까지 이어진 원어스의 콘서트, ‘적월도’. 원어스만의 한국풍 콘셉트를 내세워 진행된 이번 콘서트는 지난 수개월간 이어져 왔던 'ONEUS THEATRE' 프로젝트의 마지막을 알리는 콘서트이자, 2년 만의 오프라인 콘서트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원어스만이 표현할 수 있는 한국의 미를 돋보이게 한 이번 콘서트, 마냥 멀리서 보고 있을 수만은 없어 직접 그 현장에 다녀왔다.

 콘서트는 11월 6일, 11월 7일 총 이틀 동안 진행되었고, 필자는 그 이틀을 모두 다녀왔다. (첫콘과 막콘이라는 데 큰 의의를 둔 터였다.)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진행된 이번 콘서트는 먼저 팬클럽 선예매를 받은 후, 일반 예매가 풀려 쉽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11월 6일 콘서트는 1층에, 11월 7일 콘서트는 2층에 자리를 잡았다. 콘서트가 열린 장소 자체가 뮤지컬, 연극을 위한 공연장이기에 1층 D 구역, E 구역보단 차라리 2층 시야가 더 좋을 것 같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층은 물론, 2층에서도 얼굴이 잘 보일 정도였다.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 공연을 보러 가시는 분들이라면 1층 D, E구역을 잡을 바엔 2층에 자리를 잡으시길.

 필자를 포함한 모든 분들이 오프라인 콘서트라는 것에 대해 실감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정말 오프라인으로 만나는 거야?'라며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COME BACK HOME>을 부르며 나타난 아티스트를 본 순간, 우리는 그들이 사이버 가수가 아님을 생생하게 알 수 있었다.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콘서트, 공연 내에서 소리를 지르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 모든 응원을 박수로 대체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팬과 아티스트 모두 아쉬워하는 것 같았다. 함성으로 가득 찼어야 할 콘서트장이 박수 소리로 채워지니 그 정적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었다. 오죽하면 콘서트 중간 시간에 멤버 시온이 실수로라도 소리를 들어보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



 콘서트는 콘셉트가 비슷한 2, 3개 정도의 곡을 모아 순서를 진행했는데, 각 곡마다 원어스 특유의 색깔이 묻어났다. 귀여운 노래들을 모은 무대, 발라드곡을 모은 무대, 소위 ‘마라 맛’ 댄스곡들을 모은 무대 등 원어스의 다채로운 면을 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이번 콘서트의 가장 특별했던 점은, 단연 11월 9일 발매된 원어스의 신곡 <월하미인>을 선공개했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최근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풍을 살리려는 노력이 돋보이는데, 이번 신곡 무대를 보고 나서 '케이팝에 한국풍이 있다면 단연 원어스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한복, 가야금, 그리고 부채를 적절히 활용한 이번 신곡이 '동양풍'이 아닌 '한국풍'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체감할 수 있었다. <월하미인>을 공연하기 전 먼저 보여 줬던 <Intro: 창> 또한 우리나라의 고전 시가를 가사에 적용하고, 판소리를 넣으며 진정한 '국악 힙합'을 보여주었다. 또한, 이전부터 한국의 '멋'을 잘 살렸다고 알려진 <가자>는 역시 대단한 무대를 보여줄 거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런 무대를 컴퓨터 화면이 아닌 현장에서 보는 생동감이란 되레 짐작할 수 없을 정도의 감동을 필자에게 안겨 주었다.



 원어스의 콘서트는 마지막 순간까지 빛났다. 마지막 앙코르곡을 부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이 콘서트가 원어스만의 무대가 아닌 그 뒤에서 수고해 주신 댄서분들의 무대였다는 점도 부각해준 것. 백업 댄서분들을 주인공으로 모셨던 <LAST SONG>은 그 어떤 무대보다 훨씬 빛을 발했다. 댄서분들과 수고했다고 인사를 나누며 신나게 무대를 즐기던 원어스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가장 행복해 보였음을 나뿐만 아니라 공연장에 있던 모두가 느꼈을 것이다. 


 원어스 콘서트의 찬란한 순간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콘서트 소감을 한 명씩 말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첫째 날과 둘째 날 모두 눈물을 보였던 멤버가 있었다. 원어스의 공식 울보 이건희였다. 팬들 사이에서 오죽하면 '이번 콘서트 때 건희가 언제 울까'를 두고 내기를 했을 정도로 눈물이 많은데, 눈물을 보인 이유를 들은 팬들도 현장에서 같이 눈물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첫째 날에는 '콘서트 준비를 하면서 멤버들의 얼굴을 보았는데, 너무 행복해 보였다'라고 이유를 밝혔고, 둘째 날에는 시온이 콘서트 준비를 하면서 다쳤다는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꺼내자 '분명 힘들었을 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아 주어서, 같은 멤버로 무대에 설 수 있어서 너무 고마웠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서로를 끌어안고 멤버들 그리고 투문들 덕분이라고 말하는 원어스의 모습은 현장의 모두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처음 아이돌 콘서트를 간 나에게 있어 이틀 동안의 시간은 정말 꿈만 같았다. 비록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철저하게 지켜야 하고,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고 있어야 하는 등 불편한 점은 많았지만 오랜만에 열린 오프라인 콘서트는 원어스에게도, 팬덤 투문들에게도 오랜만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 하루 빨리 현 사태가 나아져 언젠가는 함성을 지르며 아티스트를 응원할 수 있는, 우리들의 추억을 더 많이 쌓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길 간절히 바란다. 또한,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들만의 색이 담긴 무대를 보여준, 이들만의 '창'을 내어준 나의 아이돌, 원어스에게 깊은 감사를 표하는 바이다.



*본 글은 아이돌레 웹진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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