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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돌레 매거진 Nov 07. 2022

TOMBOY부터 Nxde까지, 하나의 장르가 된 아이들

*기존 기사에서 글자수 제한으로 제목을 수정했습니다.

*Writer. 영원



사진 출처 - 큐브엔터테인먼트



‘싸가지 없는 이 story에 무지 황당한 야유하는 관객들, "You tricked me, you're a liar”’

지난 10월, 6개월만에 컴백한 (여자)아이들(이하 아이들)의 신곡 ‘Nxde’의 가사다. 여자 아이돌로서는 상당히 이례적으로, 직설적으로 돌직구를 던지는 듯한 메시지를 가사에 담아냈다.


아이들의 이러한 행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들은 지난 3월, 톰보이를 통해서도 대중에게 굵직한 메시지를 던진 바 있다.


그들이 전달하고자 하는 일관적이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를, 타이틀곡인 ‘TOMBOY’부터 ‘Nxde’를 통해 톺아보기로 한다.



사진 출처 - 큐브엔터테인먼트


‘TOMBOY’는 지난 3월, [I NEVER DIE] 앨범을 통해 세상에 나온 타이틀곡이다. 사실 당시의 그룹 상황을 고려할때, 이러한 앨범명은 의미하는 바가 깊다. 올해 초 갑작스럽게 6인에서 5인으로의 멤버 변동이 있었던 그들은 연초부터 여러 구설수에 오르내리며 대중의 시선들을 감내해야만 했다. 예상치 못한 변화에 대해 누군가는 걱정어린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았지만, 또다른 누군가는 비아냥과 함께 그들을 헐뜯고는 했다. 아이들은 그러한 걱정어린 시선을 이겨내고, 대중의 비아냥을 보란듯이 꺾어내며 ‘나는 죽지 않는다’는 앨범을 들고 나온 것이다. 그룹명인 I-DLE의 아이(I)가 아이들 개개인을 대변하는 주체라는 점을 생각하면, 어떠한 부정적인 눈초리에도 절대지지 않는다는 듯한 굳센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TOMBOY’ 활동 당시 출연한 한 예능에서 전소연은 ‘멤버가 한 명이라도 빠지면 그 팀은 망한 거라고 생각했다’며 지난 날의 소회를 밝힌 바 있다. 남의 시선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기만 해 보였던 그의 이면에도 - 어쩌면 당연하지만 - 걱정과 아픔이 도사려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걱정이 무색하게도, TOMBOY는 발매 48일만에 유튜브 뮤직비디오 재생 수 1억을 돌파하고, 주요 음원 사이트 차트 1위를 석권하는 등 엄청난 기록을 거두었다.


앨범명부터 강렬한 [I NEVER DIE]는 타이틀을 포함한 수록곡을 전부 재생해 들어보면 엄청난 파워를 느낄 수 있는 앨범이다. 그 중 타이틀인‘TOMBOY’는 그러한 파워의 정점에 있는 곡이다. 무엇보다도 날것의 메시지를 가장 과감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톰보이’는 남자 아이처럼 하고 다니는 여자 아이를 일컫는 단어이다. 주류와는 다른 노선을 걷는 비주류, 고정적으로 형성된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하는 비정형의 모습을 담아내기에 ‘톰보이’는 완벽한 비유라고 볼 수 있다. ‘TOMBOY’의 가사 속에는 여자 아이돌에게는 절대적으로 금기시되는 담배와 위스키가 아무렇지 않게 언급된다. 그 뿐만 아니다. 한 술 더 떠 여러 번 반복되는 후렴에는 대놓고 ‘FuxxinTomboy’라며 욕설을 외치고는 한다. 또 'your mom raised you as a prince, But this is queendom’라는 가사를 통해서는 빼도박도 못하게 여성들의 어떠한 메시지를 드러낸다.


아이들은 [I NEVER DIE]를 계기로, 팀명 앞에 늘 붙던 (G)를 완전히 떼내게 된다. 즉, (여자)아이들의 (여자)를 떠나보낸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 컴백한 곡의 제목은 무려 ‘누드’다.



사진 출처 - 큐브엔터테인먼트


(G), (여자)를 떠나보낸 후 고유한 ‘아이들’의 색을 개척한 그들은 곧이어 ‘Nxde’를 통해 완전히 아이들만의 장르로서 자리매김에 성공한다. ‘TOMBOY’가 메가히트 친 이후, 아이들은 6개월여간의 공백을 가졌다. 그리고 10월19일, 미니 앨범 [I LOVE]를 공개하며 다시금 뜨거운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누드’라는, 여성 아이돌그룹으로서는 매우 파격적인 제목을 단 타이틀은 곡이 완전히 공개되기 전부터 엄청난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누드’라는 단어를 보고 아이들이 파격적인 노출을 포함한 엄청난 섹시 컨셉을 들고 나올 것이라는, 본인들의 예측에 의한 기대감을 가지기도 했다. 사실 이제까지 여자 아이돌의 섹시 컨셉은 흔하디 흔하게 이루어져 왔던 수단이기에, 이런 상상을 하는 것은 어쩌면 그들 기준에서는 ‘자연스러운’ 것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러한 상상을 발로 뻥 차버리듯 완전히 반대되는 메시지를 대중에게 던진다.


[I LOVE] 쇼케이스에서 리더 전소연은, “꾸며지지 않는 그대로의 당당한 나의 모습을 누드로 빗대었다”며, “누드라는 단어는 외설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데, 누드를 생각했을 때 벗겨진 게 아니라 그대로의 나라고 생각했다”는 말을 전했다. 예능 <나 혼자 산다>에 출연했을 때도, 소속사 직원들에게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누드’로 키워드를 잡기까지의 과정과 그 속의 고민, 우려 등을 내비춘 바 있다. 그리고 그러한 결과로, “야한 작품을 기대하셨다면 oh, I’m sorry 그딴 건 없어요, 환불은 저쪽”, “I’m born nude 변태는 너야”라는 가사로 엄한(?) 상상을 했을 사람들에게 매서운 일갈을 날린다.


이런 일갈은 ‘섹스 심볼’로 대표되는 마릴린 먼로의 이미지를 차용하면서 더욱 강조된다. 마릴린 먼로는 당시 백치미의 이미지로 대중성을 지니며 유명세를 날렸지만, 사실 인간으로서의 그녀는 다양한 분야에 지식을 지녔던 매우 똑똑한 인물이었다. 당대 여배우로서는 최초로 독립적인 프로덕션을 설립한 것도 먼로였을 정도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먼로와 실제 먼로의 차이를 빗대, 대중이 바라보는 미디어 속의 여자 아이돌과 실제 여자 아이돌의 차이를 생각해보게끔 던져주는 것이다.


 



‘TOMBOY’에서 ‘Nxde’에 이르기까지 아이들의 행보에는 뜨거운 갑론을박이 현재진행형으로 이뤄지고 있다. 너무나 ‘페미니즘’스럽다는 의견과 여전히 ‘페미니즘’과는 너무 거리가 멀다는 극과 극의 의견들이 동시에 병존할 정도다. 받아들이는 이들마다 가치관이 다르기에 여러 담론이 형성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언뜻 보면 다소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정반대의 평을 이끌어낸다는 점은 꽤나 놀랍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런 면에서 전소연, 그리고 아이들은 말 그대로 앞으로의 행보가 너무도 기대되는 아티스트이다. 그저 틀에 갇혀 있던 여자 아이돌의 편견을 깨부수고 양극단의 담론을 만들어낸 그들이, 앞으로는 어떤 메시지를 전하며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줄지 들뜬 마음으로 기다린다.



* 본 글은 아이돌레 웹진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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