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문제로 브런치 내 글 제목이 수정되었습니다.
*Writer. 담다디
제아무리 성공한 아이돌이라고 한들, 해당 아이돌과 소속사 사이에선 보이지 않는 갑을 관계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물론 아이돌을 하나의 ‘아티스트’로 바라보고 존중하는 소속사들이 많은 한편, 이들을 단순히 ‘돈벌이’ 도구로만 생각하고 악용하는 소속사들도 있음을 볼 수 있다. 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이런 점을 정확하게 짚고, 다른 아이돌들이 피해 보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에 해당 기사를 기획하게 되었다. 아이돌에 대한 인권이 향상된 2022년 지금까지도 아이돌 산업 내 비극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2022년에 일어난 가슴 아픈 사건을 다시 한번 되짚어보고, 이 가운데 우리 아이돌 팬들은 어떠한 목소리를 내어야 할지 다시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음을 느끼게 되었다. 이번 사건들을 통해 우리가 아이돌 시장을 향해 어떤 목소리를 내야 할 것인가.
지난 11월 16일 보이 그룹 OMEGA X(이하 오메가엑스)는 전속계약 해지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오메가엑스가 전속계약 해지를 요청하게 된 것은 이들 소속사 대표의 갑질 때문이었다.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소속사 대표에 의한 성추행, 폭언 및 폭력을 당했다고 진술했다. 이미 트위터 등의 SNS를 통해 소속사 대표의 만행이 드러난 지 오래였기에 이들의 주장은 신빙성을 가질 수 있었다. 기자회견이 열리기 전에도 소속사 측에서는 이러한 의혹에 대해 ‘멤버들과 오해를 풀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곧 거짓임이 밝혀졌다. 오메가엑스 멤버들이 자체 SNS 계정을 개설해 팬들을 위해 갑질과 맞서 싸우겠다는 뜻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가세해 오메가엑스 멤버들이 이전에 소속해 있던 그룹인 스펙트럼의 전 멤버 동규는 ‘안티는 당신’이라며 인스타그램에 대표를 저격하고, 오메가엑스를 지지하는 내용의 스토리를 업로드했다. 또한 이전에 남아 있던 팬들 및 기자들의 증거 영상은 논란을 더 뜨겁게 달구었다. 영상 안에는 대표가 멤버들을 향해 폭언 및 폭행을 내뱉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더불어 소속사 측에서 사실무근이라며 내놓은 증거인 카톡에도 폭언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증거들로 보았을 때 오메가엑스 멤버들이 입었던 육체적, 정신적 피해가 얼마나 클지 감히 예상도 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이 사건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두어야 한다. 또다시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고, 그 무엇보다 나의 아이돌을 지키기 위함이다. 현대판 노예제도라고도 볼 수 있는 이 사건이 멤버들의 뜻대로 부디 잘 해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달의 소녀 전 소속 멤버 츄는 지난 25일 소속사로부터 일방적인 퇴출 공지를 전달받았다. 츄가 스태프들을 향해 갑질 및 욕설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소속사의 공지 이후 여론은 츄를 향해 기울었다. 타 프로그램의 스태프들로부터 츄의 갑질이 말도 안 된다는 주장이 빗발쳐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츄의 단독 유튜브 예능 <지구를 지켜츄>의 작가는 오죽하면 자신을 먼저 챙기라는 말을 했을 정도로 츄가 스태프들을 챙겨주기 바빴고, 방송 보조 스태프들도 츄가 모든 사람과 눈 맞춰 인사하기 바빴다, 추운 상황에서도 먼저 스태프들을 생각해주기 바빴다는 등의 증언을 쏟아냈다.
이는 다른 멤버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달의 소녀 멤버 현진은 소통 플랫폼을 통해 ‘머리가 아프다, 마음도 아프고’, ‘누구보다 지금 가슴 아픈 건 츄언니일 거야’, ‘츄언니 많이 응원해주고 사랑해주세요...’라는 말을 남겼다. 이런 말을 남겨도 되냐며 걱정하는 팬들의 말에도 내가 왜 혼나냐와 같은 반응을 내보였다. 이후 한 기사에서는 현진과 비비를 제외한 9명의 멤버가 블록베리크리에이티브를 상대로 전속계약 무효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소속사 측에서는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입장을 냈으나 어떻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멤버 츄의 퇴출에 대해 사람들이 이토록 분노하는 이유는 츄의 평소 행실 뿐만이 아니다. 지금까지 츄가 단독으로 출연한 광고의 수는 10개가 훨씬 넘는다. 이달의 소녀 안에서 가장 인지도가 많았던 츄가 광고를 많이 촬영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츄에게 돌아간 수익은 0원이었다. 결국 재주는 츄가 부리고 돈은 소속사에서 다 가져간 셈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사태를 본다면, 츄는 결국 소속사에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쫓겨난 것으로 보인다. 열심히 활동한 대가를 보상받지 못한 츄를 보며 사람들은 더욱 분노할 수밖에 없다.
츄는 소속사의 일방적인 퇴출 공지에 대해 인스타그램으로 ‘팬들에게 부끄러울 짓은 하지 않았고, 추후 입장을 정리한 후 말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츄가 무고하다는 사실이 많은 사람들을 통해 밝혀지고 있지만, 츄 당사자의 의견이 세상 밖으로 나오기 위해서는 많은 팬들의 응원이 필요하다. 다시 한번 츄가 시련을 딛고 힘차게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이 쏟아져 나오기를 바란다.
전 JBJ 소속 멤버들로 구성된 듀엣 JBJ95는 자신들의 소속사인 스타로드를 상대로 전속계약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스타로드는 JBJ95에 대해 손해 배상 소송을 따라 제기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제대로 활동을 이어가지 못한 것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재판부에서는 이 두 소송에 대해 전속계약 무효 소송 건은 JBJ95의 승소로 선고 내린 한편, 손해 배상 소송에 대해서는 그룹 멤버들에 대하여 소속사에 배상금을 지급할 것을 선고했다. 이들에게 돌아간 금액은 각각 2억 2000만 원, 그리고 6억 6500만 원이었다.
JBJ95 측은 해당 소송을 제기한 이유로 소속사의 매니지먼트 업무 부재를 지적했다. 이들은 활동하는 기간 동안 정산 내역이 불투명했으며, 매니저 없이 자신들이 직접 스케줄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속사 측은 소속사 사정이 여의치가 않아 지원해 줄 수 없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이 자신들에게 소속된 아이돌에 대한 최선이었을까? 분명 자신들의 소속사에 소속된 연예인에 대해 이들은 책임을 지고 아이돌들을 지원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이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재정 악화를 이유로 대는 것은 부적절한 판단이라는 생각이 든다.
JBJ95가 선고받은 금액은 아이돌들의 사정을 생각한다면 한없이 높은 금액일 수밖에 없다. 특히나 이들이 아이돌로 데뷔한 과정을 생각해 본다면 이와 같은 상황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프로듀스 101 시즌 2>를 통해 세상에 얼굴을 비춰 JBJ라는 파생 그룹으로 데뷔했으나, 활동 기간의 연장 없이 팀은 해체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런 과정 속에서도 두 사람은 아이돌의 꿈을 놓지 않고 JBJ로 돌아오겠다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JBJ95로 다시 데뷔하게 되었다. 특히 멤버 중 한 명은 타카타 켄타는 아이돌의 꿈을 이루기 위해 낯선 한국 땅으로 건너와 여러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아이돌을 준비했다고 전해진다. 이들의 노력이 한순간에 돈 때문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자 하니 가슴이 아프지 않을 수가 없다.
아이돌을 덕질하다 보면 우리는 많은 난관에 부딪치게 된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마음 아픈 난관을 손가락에 꼽아 보라고 한다면 위에서 언급했던 아이돌을 향한 소속사의 갑질이 해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의 아이돌이 갑에 위치한 소속사로 인해 갑질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화가 치밀어 오를 것이다. 이러한 사건이 2022년에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더욱 분노하게끔 만든다. 우리의 아이돌을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해결 방안은 이러한 사건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팬으로서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진정한 갑의 위치에 있는 우리가 나의 아이돌을 위한 목소리를 갑의 위치에 있는 소속사들에 낼 수 있기를 바란다.
*참고 문헌
https://newsis.com/view/?id=NISX20221116_0002088392&cID=10601&pID=10600
https://www.hankyung.com/entertainment/article/202211163331H
https://www.donga.com/news/Entertainment/article/all/20221126/116699990/1
https://www.sportsq.co.kr/news/articleView.html?idxno=446460
https://www.starnewskorea.com/stview.php?no=2022102711134586878
*본 글은 아이돌레 웹진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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