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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돌레 매거진 Feb 06. 2023

참신한 마케팅을 선보이는 아이돌 모음집 Part I

너도 나도 하는 건 가라!

* WRITER. 어니언씨

10∙20대의 열렬한 환호를 받는 아이돌인 만큼 아이돌 시장은 누구보다 유행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며 변화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면 도태되기 가장 쉬운 산업이라 할 수 있다. 언제 어떠한 팝업 스토어를 여는지, 어떠한 스토리텔링을 펼치는지, 앨범이 얼마나 시각적으로 훌륭한지 등 다양한 마케팅 방식은 아이돌 시장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이번 글에서는 수많은 아이돌 마케팅 사례 중에서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마케팅 전략을 뽑아보았다.


스토리텔링 마케팅

세계관은 아이돌과 떨어질 수 없는 사이이다. 수많은 아이돌로 넘쳐나는 대한민국에서 입맛 도는 세계관을 펼쳐 나간다는 것은 성공에 플러스가 될 요인을 가졌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기에 아이돌 시장에서 스토리텔링은 더욱 중요해졌고 스토리텔링 마케팅 또한 중요시된다.


에이티즈 '홍대 할라지아 포스터'

출처 : 트위터

먼저 에이티즈의 할라지아 포스터이다. 덕질 좀 해봤다 하는 사람들은 에이티즈의 세계관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2022년 7월 1일, 에이티즈는 컴백을 알리는 티저 영상을 공개한다. 사실 이 영상은 4월 말 홍대 거리에 부착된 의문의 포스터들에 있는 QR 코드를 통해서 이미 공개가 되었던 영상이다. 아무런 예고도 없이 홍대에 게시되어 QR 코드로만 영상을 확인할 수 있었고, 다음 날에는 누군가 일부러 찢고 뜯어낸 듯이 포스터가 파손돼 있어 세계관 속 악당이 에이티즈의 행동을 제지하는 듯한 느낌이 연출되기도 한다. 출연했던 <로드 투 킹덤>에서도 무대를 활용해 독자적인 스토리텔링을 펼치면서 ‘프로그램은 이용당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였던 에이티즈였기에 홍대 거리의 포스터 또한 한동안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순위권에 오를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는다.


뉴진스 '유튜브 반희수 채널'

출처 : 유튜브 채널 'Ban Heesoo'

다음은 뉴진스이다. 뉴진스가 무슨 세계관이냐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뉴진스는 K-POP에서 말해온 세계관이라는 개념은 없는 팀이다’라고 말한 민희진 대표의 인터뷰처럼 뉴진스는 세계관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 그룹이다. 하지만, 민희진 대표가 말한 다음 문장인 ‘우리가 전하는 메시지를 꾸준히 본 어떤 이들은 우리의 메시지를 일종의 세계관으로 명명할 수 있다’처럼 뉴진스는 ‘Ditto’부터 본격적으로 스토리텔링을 펼친다. 유튜브 채널 반희수가 그 예이다. ‘Ditto’의 뮤직비디오에는 캠코더로 뉴진스를 촬영하는 소녀가 나오는데 이 소녀가 바로 반희수이다. 유튜브 채널에는 반희수가 찍은 뉴진스 영상이 올라와 있다. ‘민지가 미술 시간에 쓰다 남은 실타래로 실뜨기를 만들어줬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우리집에서 촬영도 하고 연습 끝나고 파티도 하기로 했다. 근데 영상 오류가 나서 소리가 없어졌다. 왜지?’ 등 소개 글과 함께 올라온 영상들은 반희수 입장에서 적힌 멘트들과 함께 영상을 보고 있으면 반희수라는 인물이 실제 인물인 것만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이다. 2023년 2월 5일 기준 반희수 채널에는 ‘20230204’라는 제목과 ‘늦어서 미안해’라는 소개 글을 통해 이번 앨범이 끝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영상이 하나 올라온 상태이다. 아이돌 그룹의 세계관이 주는 거대한 느낌을 비트는 뉴진스만의 특별한 스토리텔링 마케팅 방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체험 마케팅

직접 보고 만지고 듣는 것만큼 확실하게 구매욕을 자극하는 것은 없다. 일방적으로 설명을 쏟아내는 것이 아닌,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게 하는 체험 마케팅은 즐기고 체험함으로써 얻어지는 긍정적 이미지는 판매 증가 또는 이미지 개선으로 이어져 선순환된다.


SF9 'ESCAPE ROOM OF9’

출처 : SF9 공식 트위터

아이돌 시장의 체험 마케팅 대표주자는 팝업 스토어이다. 근 몇 년간 아이돌 시장에서 팝업 스토어는 크게 성장하며 하나의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는다. 특히 현재 많은 소속사에서 팝업 스토어를 위한 상품을 내면서 팝업 스토어 현장에서도 앨범깡처럼 최애 뽑기를 위한 현장 교환이 이루어지는 진귀한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팝업 스토어 예로 SF9의 ‘ESCAPE ROOM OF9’을 들 수 있다. ‘ESCAPE ROOM OF9’은 지난 1월 발매된 앨범 ‘THE PIECE OF9’을 기념해 열린 방탈출 기반 팝업 스토어이다. ‘ESCAPE ROOM OF9’이 주는 매력은 단순히 체험할 수 있다는 점만이 아니다. SF9 팝업 스토어에서는 요원 컨셉을 들고 온 SF9처럼 팬들 또한 직접 요원이 되어 임무를 수행하고 수수께끼를 풀 수 있다. 스토리텔링이 접목된 ‘ESCAPE ROOM OF9’과 같은 팝업 스토어는 팬들이 직접 참여하면서 세계관 콘텐츠에 과몰입할 수 있기에 효과적인 체험 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다.


SM 엔터테인먼트 'EVER SMTOWN’

출처 : SMTOWN 공식 트위터

SM 엔터테인먼트와 에버랜드의 콜라보인 ‘EVER SMTOWN’ 또한 체험 마케팅의 한 예이다. ‘EVER SMTOWN’은 SM 엔터테인먼트가 제시하는 SMCU(SM Culture Universe)를 결합한 세계 최초의 체험 콘텐츠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특히 NCT 127과 콜라보한 에버랜드의 범퍼카는 당시 ‘질주’로 컴백한 NCT 127과 컨셉이 잘 맞아떨어져 더욱 흥미롭게 느껴진다.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이나 NCT 127 팬이 아니더라도 에버랜드 방문객들은 보면서 NCT 127의 ‘질주’라는 노래를 알 수 있기에 앞에서 말한 체험 마케팅의 장점인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또한, ‘EVER SMTOWN’는 체험 마케팅임과 동시에 타 산업군과의 콜라보라는 점에서 협업 마케팅(수요층이 겹치는 복수의 브랜드나 제품이 상호의 이익을 위하여 함께 진행하는 마케팅)이라는 점에서 마케팅이 단순히 하나의 방식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하기도 한다.


비주얼 마케팅

아이돌 시장에서 비주얼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다. 굿즈, 음반, 사진 등이 쏟아져 나오는데 시각적으로 끌리지 않는다면 아무리 멤버가 좋고, 노래가 좋다고 해도 마음이 식는 것이 바로 덕질이다. 그렇기에 소비자 즉 팬덤의 니즈에 맞춰 시각적인 요소로 소비 경험을 만족시킬 수 있을 만한 비주얼 마케팅은 중요하다.


오마이걸 인스타그램 분할 티저

출처 : 오마이걸 공식 인스타그램

공식 인스타그램에 갑자기 관련 없어 보이는 셀카나 사진이 올라오면 오마이걸 팬들은 기대하기 시작한다. 이유는 바로 WM 엔터테인먼트의 특별한 마케팅 방식인 분할 피드 때문이다. 6장이나 9장으로 컴백 티저를 분할해 올리는 것을 처음으로 시도하고 확산시킨 오마이걸인 만큼 오마이걸의 인스타그램은 비주얼적으로 훌륭하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순서를 다르게 올리는 것과 같이 가끔 나오는 관리자의 실수 또한 귀엽게 느껴지기도 한다. 꾸준하게 관리를 하기에 꼭 컴백 기간이 아니더라도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서는 눈이 편안해지는 분할 사진을 볼 수 있다.


레드벨벳 'Feel My Rhythm 오르골 버전'

출처 : 레드벨벳 공식 트위터

비주얼 마케팅하면 빠질 수 없는 소속사가 하나 있다. 예상했던 대로 SM 엔터테인먼트이다. 아트 디렉터라는 직업이 알려지게 된 이유가 SM 엔터테인먼트 민희진 이사의 덕이 크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째서 비주얼 마케팅하면 SM 엔터테인먼트인지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그룹 중 비주얼 하면 빠질 수 없는 그룹이 바로 레드벨벳이다. 레드 컨셉과 벨벳 컨셉을 섞어 레드벨벳이 탄생한 것처럼 레드벨벳은 언제나 다양하고 비주얼적으로 훌륭한 앨범을 발매한다. 그중 타 팬덤에게도 엄청난 호응을 얻었던 앨범이 바로 지난 2022년 3월 21일에 발매된 ‘The ReVe Festival 2022 – Feel My Rhythm’이다. 로맨스 판타지 장르물 속 영애가 떠오르는 드레스와 발레복을 입고 우아하게 춤추는 오르골 인형은 ‘Feel My Rhythm’ 앨범이 얼마나 비주얼적인 면을 신경 썼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Feel My Rhythm’ 컨셉은 앨범에도 녹아들어 있다. 오르골 버전이 그 예인데 8cm 미니 CD와 미니 등신대를 이용해 오르골 같은 느낌을 확실하게 제공한다. 팬도 아니지만 인테리어 용도로 구매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니 ‘Feel My Rhythm’ 오르골 버전 앨범은 성공적인 비주얼 마케팅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캐릭터 마케팅

‘잘 키운 캐릭터 하나 열 모델 안 부럽다는 말’이 있다. 캐릭터를 통해 기업의 이미지와 인지도를 높이기 훨씬 쉬워진 시대가 되었기에, 캐릭터 마케팅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요소가 되었다. 롯데 홈쇼핑의 벨리곰, 하이트 진로의 두꺼비 모두 캐릭터 마케팅의 예이다.


JYP 엔터테인먼트 '스키주' & '데니멀즈'

출처 : 스트레이키즈 공식 카페(왼) & 데이식스 공식 트위터(오)

캐릭터 마케팅하면 떠오르는 소속사가 바로 JYP 엔터테인먼트이다. 스키주, 데니멀즈는 JYP 엔터테인먼트의 소속 그룹인 스트레이키즈와 데이식스를 동물 형태로 만든 인형이다. 모에화하는 동물로 인형을 만드는데 데이식스 원필은 ‘필끼(원필 + 토끼)’, 스트레이키즈 승민은 ‘퍼핌(승민 + 강아지)’ 등이 예이다. 특히 스트레이키즈 창빈의 ‘돼끼’는 캐릭터 이름에 멤버 이름이 들어가 있지도 않지만, 너무나 창빈과 잘 어울려 ‘돼끼송’이 따로 만들어지는 등 어떠한 캐릭터보다도 이미지가 강한 모습을 보여준다. 창빈을 돼끼로 기억하는 타팬이 있을 정도니 캐릭터 마케팅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알 수 있다. 데니멀즈에도 ‘돼끼’처럼 팬들을 웃겨주는 캐릭터가 하나 있는데 바로 멤버 도운의 인형인 ‘돈’이다. 데니멀즈 중 유독 못생기게 태어나는 인형이기에 트위터에서는 #못생긴돈이를소개합니다, #못돈소와 같은 해시태그를 통해 조금 못생긴 자신의 ‘돈’을 소개하는 웃픈 일도 벌어진다.

출처 : JYP 엔터테인먼트(왼) & 트위터(오)


뉴진스 '토끼'

출처 : 지니

뉴진스 또한 캐릭터 마케팅을 잘 활용하는 그룹이다. 앨범 커버에서 볼 수 있는 토끼는 뉴진스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이다. 토끼는 뉴진스의 대표적인 캐릭터가 되었고 어도어 엔터테인먼트는 이를 활용해 토끼 모자가 트레이드마크인 ‘OMG’ 무대나 토끼 캐릭터가 박힌 ‘LG 그램’, 토기 모양의 케이크를 판매하는 ‘누데이크’와의 콜라보 등 다양한 마케팅을 펼친다. 특히 LG나 누데이크와의 콜라보는 앞에서 말한 SM 엔터테인먼트와 에버랜드의 콜라보인 ‘EVER SMTOWN’처럼 캐릭터 마케팅이 협업 마케팅과 동시에 이루어지는 모습이다.

출처 : LG 전자(왼) & 하우스도산(오)


콘텐츠 마케팅

아이돌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자컨’ 즉 ‘자체 콘텐츠’이다. 소속사에서 아이돌의 일상을 소재로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제작하는 리얼리티 등을 뜻한다. 소재나 주제가 자유롭고 소소한 일상을 바탕으로 아이돌 하면 빠질 수 없는 관계성이나 능력을 자연스럽게 노출할 수 있다. 또한, 자체 콘텐츠 공개 이후 트위터와 같은 SNS에 즉각적인 반응과 함께 입소문이 나는 데에 유용하기에 아이돌 시장에서 자체 콘텐츠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는 중이다.


세븐틴 '고잉 세븐틴'

출처 : 유튜브 채널 '세븐틴'

세븐틴의 ‘고잉 세븐틴’은 ‘아이돌 자컨계의 무한도전’이라고 불리며 아이돌 팬덤 사이에서 자컨의 모범 사례, 밥 친구로 꼽히고 있다. 한편 당 30분 내외의 분량인 고잉 세븐틴은 방탈출, 밸런스 게임, 술래잡기 등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로 하는 버라이어티 예능이다. 매회 평균 3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유튜브 인기 동영상 상위권에도 꾸준하게 드는 모습이다. 특히 어렸을 적부터 함께한 세븐틴 특성상 멤버들 앞에서만 나오는 색다른 모습이나 멤버들 간의 찐친 바이브가 느껴지는 장면들은 앞에서 말한 자체 콘텐츠의 매력인 관계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한편, 다음 카페와 같은 커뮤니티에는 ‘같이 MT 가고 싶지 않은 아이돌’이나 ‘공포 콘텐츠 찍다가 자꾸 여자 사람을 봤다는 아이돌 멤버들’ 등과 같은 제목으로 고잉 세븐틴에서 화제가 된 장면들이 자주 올라오곤 한다. 그만큼 팬이 아닌 일반 대중에게도 재미와 공감을 주는 대중형 자체 콘텐츠임을 시사한다.


데이식스 '데이식스는 합주 연습 중' & '데작여작'

데이식스는 밴드형 아이돌이라는 특징을 잘 살려 ‘데이식스는 합주 연습 중’이라는 브이앱 라이브를 진행한다. ‘Every DAY6’ 즉 매달 곡을 내는 프로젝트를 내걸었던 데이식스이기에 새 앨범이 나올 때마다 합주 연습 라이브를 진행한다. 노래 안에 녹음된 발 구르는 소리를 합주 중에 직접 들을 수 있는 것이나 inst(목소리 없이 녹음된 음악)를 직접 연주해주는 것과 같은 부분은 밴드형 아이돌 팬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기에 ‘데이식스는 합주 연주 중’은 더욱 매력적인 콘텐츠이다. 합주 중간중간 들려주는 녹음 일화 등은 듣는 재미를 더하기도 한다. 더욱이 현재는 따로 진행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재탕할 때마다 아쉬워지는 자체 콘텐츠이다.

출처 : 유튜브 채널 '데잔치'
출처 : 데이식스 공식 페이스북

‘데이식스는 합주 연습 중’과 비슷한 계열로 ‘데작여작’이라는 콘텐츠가 있다. 데작여작은 ‘데이식스 작곡, 여러분 작사’의 줄임말로 노래로 만들 주제를 정한 후, 팬들은 댓글로 가사를 만들고 데이식스는 댓글 모니터링을 하면서 마음에 드는 가사에 멜로디를 붙여 짧은 곡을 만드는 브이앱 콘텐츠이다. 내 가수가 만드는 노래에 내가 참여할 수 있는 것과 동시에 멤버별로 작곡 스타일이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어 ‘데이식스는 합주 연습 중’처럼 밴드형 아이돌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콘텐츠이다. 특히 축제를 주제로 한 원필의 ‘불꽃처럼 터져버리는 우리의 사랑’은 그저 브이앱 콘텐츠 노래로만 남기에는 아쉬울 정도로 좋으니 한번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출처 : 유튜브 채널 '대대식BigDAY6'

지금까지 다양한 아이돌 그룹의 참신한 마케팅 방식을 알아보았다. 앞으로 어떠한 그룹이, 어떠한 방식으로 또 우리를 놀라게 할지 기대하면서 글을 마무리한다.


* 본 글은 아이돌레 웹진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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