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RITER 난나
케이팝을 좋아하는 덕후들은 유독 벅차오르는, 사운드가 웅장한, 가사가 아름다운 음악을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케이팝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애니메이션 OST 재질 음악 알려주세요", "오타쿠 심장을 뛰게 하는 애니 OST 재질 케이팝 playlist"와 같은 글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덕후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웅장한 애니메이션 OST 느낌의 케이팝들은 어떤 음악들이 있을까? 지금부터 함께 꿈과 희망의 나라로 모험을 떠나보자.
너의 시간과 나의 시간이 마주하는 날 안아 줄 거야 내가 도착하기 전까지 잘 지내고 있어야 해 정말 정말 보고 싶어
'애니메이션 OST 느낌 나는 노래'를 한 번이라도 검색해봤다면 절대로 모를 수가 없는 노래이다. 세븐틴의 '지금 널 찾아가고 있어'는 스페셜 앨범 <Director's Cut>에 수록된 곡이다. 어릴 때 애니메이션 채널 투니버스를 달고 살았다는 자칭타칭 투니버스 교수이자 세븐틴의 프로듀서인 우지가 직접 작사하고 작곡한 곡이다. 역시 투니버스 교수 답게, 애니메이션 OST에서 덕후들의 심장을 뛰게 하는 포인트가 녹아들어 있다. 특히 일본의 청춘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하는 웅장한 밴드 사운드와 청량한 세븐틴의 보컬이 인상적이다.
'지금 널 찾아가고 있어'는 무엇보다도 그 가사가 팬들의 심금을 울린다. 해당 곡은 세븐틴의 3번째 일본 싱글 '히토리쟈나이'에 일본어로 번안되어 수록되기도 하였는데, 일본어로 인해 애니메이션의 극적인 느낌이 더해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팬들이 '가사가 안들리니 맛이 덜하다'는 반응을 보일 정도로 아름다운 가사다. 특히 곡의 마지막 부분에 우지가 '보고 싶어'라고 속삭이듯 부르는 부분은 감성을 촉촉하게 자극한다. 특히 보고 싶었다는 말이 팬들에게는 더욱 와닿기 때문에 캐럿들에게는 콘서트나 팬미팅에서 꼭 보고 싶은 무대 1순위를 다툰다.
쓰러진대도 (다시 피어나) 지쳐가도 네 목소리 닿으면 다시 새로운 날이 내게로 와
덕후의 심금을 울리는 애니 재질 음악이라면 드림캐쳐를 빼고 이야기 할 수 없다. 드림캐쳐는 탄탄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활동을 이어나가는 '덕후 저격' 컨셉형 아이돌이다. 수많은 곡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6번째 미니앨범 <Dystopia: Road to Utopia>에 수록된 곡이다. 역시 애니 재질의 벅차오름을 담당하는 노래답게 '시간의 틈' 역시 빵빵한 밴드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뿐만 아니라 뛰어난 실력으로 유명한 그룹인 만큼 쭉쭉 뻗어나가는 목소리와 래퍼인 다미의 굵직하면서도 귀에 꽂히는 랩이 노래의 조미료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 곡은 라이브 영상에서 그 진면모를 느낄 수 있다. '시간의 틈'을 공연할 때는 어떤 멋진 퍼포먼스를 함께하기 보다 콘서트의 막바지에 멤버들이 무대를 뛰어 다니고 자유롭게 추임새를 넣으며 활달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다. 라이브 실력은 말하기도 입 아플 정도이며, 곡 중간에 들어오는 신난 듯한 멤버들의 추임새가 곡의 벅차오름을 더하며 드림캐쳐의 청춘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음원에서는 느낄 수 없던 현장 풀 밴드의 사운드도 즐길 수 있으며, 음원과 달리 톤을 높여 지르는 다미의 새로운 랩도 들어볼 수 있으니 라이브 영상을 강력히 추천한다. 드림캐쳐의 노래는 뭘 들어도 벅차오름과 같은 애니 재질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다양하게 들어보는 것을 권하고 싶다.
너와 나의 미래 두근대는 너의 맘을 믿어 (믿어) 슬픈 이야기는 없을 거야 (Never) 함께면 돼 신세계로 Fly High
상큼한 청량부터 웅장한 카리스마까지, 팔색조를 연상케하는 보이그룹 온앤오프의 '신세계'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이전까지 벅차오르고, 눈물샘을 자극하는 곡들을 소개했다면 이번 곡은 마치 행진가를 연상시키는, 어떤 포부를 담은 곡으로 준비해보았다. 온앤오프의 '신세계'는 Mnet의 보이그룹 서바이벌 '로드 투 킹덤'의 FINAL 경연에서 발표된 곡이다. 뒤틀린 세상 속에서 물들어가던 도중, '너'라는 존재를 발견하고 함께 신세계로 향한다는 내용을 담아 함께라면 괜찮다는 포부를 담아 가사를 듣는 팬이라면 누구나 가슴이 웅장해질 수 밖에 없는 곡이다. 특히 모든 사운드가 멈추고 '우린 간다 신세계로'라는 가사 이후 다시 풀 사운드가 들어오면서 곧게 뻗어나가는 'Higher'이라는 한 마디는 그저 방에서 노래를 듣고 있었을 뿐인 나까지도 여행에 동참시키게 만든다.
로드 투 킹덤에서 발표된 곡인 만큼 퍼포먼스가 매력적이다. 온앤오프의 전매특허 칼군무 뿐만 아니라 온앤오프의 세계관을 녹여낸 열쇠 퍼포먼스가 인상적이다. 파이널 무대인 만큼 많은 댄서들과 함께한 웅장한 무대이기 때문에, 정말로 출정 전에 함께 노래를 부르고 노래가 끝난 후에는 정말 신세계로 함께 떠날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내 가장 아름다운 시절 그 이름은 너야 나의 찬란했던 계절 그 중심엔 너잖아 내가 널 기억할게 미안해 안 해도 돼 괜찮아 난 정말
마지막 곡은 그 이름도 이미 동화같은 걸그룹, 우주소녀의 '르네상스'이다. '르네상스'는 우주소녀의 네 번째 미니앨범 <Dream Your Dream>에 수록된 곡이다. <Dream your Dream>은 우주소녀의 신비함과 아련함의 총 집합체와도 같은 앨범으로 우리를 마법 동화의 세계 속으로 이끌어 낸다. 그 중에서도 르네상스는 신비로운 인트로와 아웃트로의 사운드, 한편의 동화를 연상시키는 가사, 그리고 시원하고 파워풀하면서도 절제된 보컬이 매력적인 곡이다. 여담으로 한 겨울 눈이 내린 풍경을 보면서 들으면 덕후의 가슴을 뛰게 한다.
우주소녀는 데뷔 때부터 해당 앨범까지 계속해서 사랑의 성장을 노래해왔다고 한다. 이를테면 데뷔곡인 '모모모'는 첫사랑을, '비밀이야'는 짝사랑을 모티브로 했듯이 말이다. <Dream your Dream>과 그 타이틀곡 '꿈꾸는 마음으로'는 이러한 소녀의 사랑이 성장한 끝에 보다 주체적으로 사랑하기 시작한 모습을 그려내었다. 이러한 스토리에 비추어 볼 때 '르네상스'는 마치 성장한 자신이 과거의 아름다웠던 사랑들을 돌아보며 기억하겠다고 다짐하는, 굳은 의지가 돋보이는 파워풀함과 때로는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아련함을 모두 담아내고 있다. 이러한 배경 스토리를 들으며 노래를 감사하면 보다 더 즐겁게 감상할 수 있다.
케이팝에는 다양한 장르가 있다. 하지만 그 많은 장르와 곡들 중에서도, '찐 덕후'의 심장을 뛰게 만들고 기억이 조작되게 만드는 이러한 애니메이션 재질의 케이팝을 싫어하는 덕후는 없을 것이라 자부해본다. 오늘 밤은 우리를 꿈과 희망의 나라로 떠나게 만들어줄 '애니 OST 재질 케이팝'과 함께 잠들어 보는 건 어떨까. 꿈 속에서 나도 모르게 동화나라를 탐험할지도 모른다.
* 본 글은 아이돌레 웹진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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